싱글벙글 공화국과 민국
먼저 공화국은 공화주의에서 따온 것임.
Res Publica는 ‘공공의 것’이라는 뜻을 담고 있는데, 이 단어가 네덜란드어에는 republik으로 음차되었고
네덜란드와 교역하던 일본인들은 이 단어를 어떻게 번역할지 고민했음
천자가 다스리는 동아시아에 왕이 없는 정치체제 같은게 어딨노?
태평천국 같은 것도 사실상 지도자=왕 노릇 했으니 용어 자체가 없었다
그래서 일본 학자들은 옛 책을 뒤지기 시작하고
결국 기원전 800년 즈음에 주나라 왕이 탄핵당하고 왕 없이 귀족들이 통치하던 시기가 있었다는 걸 알아냄
이를 공화 시기라고 불렀음. ‘사기’에 따르면 공작 둘이서 조화롭게 정무를 맡아서 공화라고 했다고 함.
이렇게 고대 중국에서 영감을 받아 번역한 단어로는 대학(University, 유교경전 ‘대학’에서 따옴)과 경제(Economy, 고사성어 경세제민에서 따옴) 등이 있음.
반면 ‘민국’은 청나라에서 들여온 단어로,
같은 Republic이라는 단어를 청나라 학자들이 ‘민국’이라고 번역해 불렀음.
전통적 동아시아 유교/도교 사상에서 나라와 백성, 왕은 하나의 가족과 같아서 국가(國家)라고 불렀는데,
이에 대비되는 개념이 바로 민국이었음.
그러니까 대한’민국’은 중국에서 번역된 Republic을 따온 것이고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은 일본에서 번역된 Republic을 따온 것임.
물론 실상은 각각 중화민국과 중화인민공화국의 선례를 본딴 것이겠지만…
아무튼 ‘민국’과 ‘공화국’을 같은 Republic이라고 번역하는 데에는 여기에 원인이 있음.
출처: 싱글벙글 지구촌 갤러리 [원본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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