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만에 12억 떨어졌습니다”…신고가 속 폭락한 서울 아파트 3곳
용산구 이촌동 ‘래미안첼리투스’
서울 반포동 ‘래미안원베일리’
반포 ‘아크로리버파크’ 폭락
최근 정부의 대출 규제가 강화되면서 부동산 매매시장의 냉기가 서울 주요 지역까지 번지고 있는 가운데, 강남, 용산, 성수 등의 지역에서 전고가 대비 10억 원 이상 낮은 가격에 거래가 체결돼 이목이 쏠린다. 이에 시장에서는 금리인하를 체감할 수 있는 시기까지는 매매시장의 침체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지난 25일 빅데이터 플랫폼 아실에 따르면 이날 기준 최근 한 달간 거래된 서울 아파트 중 가장 하락 폭이 컸던 곳은 용산구 이촌동 ‘래미안첼리투스’가 꼽혔다. 실제로 래미안첼리투스는 전용 124㎡가 지난달 24일 40억 5,000만 원에 거래된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 6월 거래가인 53억 5,000만 원에 비해 13억 원(24%) 떨어진 수준이다. 특히 층수 차이를 고려하더라도 하락 폭이 상당히 큰 수준을 기록해 부동산 업계의 이목이 쏠렸다. 이어 서초구 반포동 래미안 원베일리 역시 지난 8월 2일 전용 84㎡가 60억 원(9층)에 신고가를 기록하며 ‘국평(국민평형) 60억’이라는 전무후무한 기록을 남긴 것과 달리, 10일 뒤 동일 평형이 다시 48억 원(14층)에 거래되며 열흘 만에 12억 원 폭락하기도 했다.
또한, 래미안원베일리 바로 옆 단지인 아크로리버파크도 지난 8월 전용 84㎡가 51억(11층)에 거래됐던 것과 달리 지난 9월 40억 원(18층)에 거래되며 약 11억 원이 폭락했다. 이는 불과 한 달 사이에 일어난 일이다. 인근에 있는 래미안 퍼스티지 역시 상황은 별반 다르지 않다.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래미안퍼스티지도 전용 84㎡가 지난 7월 43억 원(17층)에 거래됐으나, 한 달 뒤인 8월 40억 원(11층)으로 거래되며 약 3억 원이 하락했다. 이는 서울 외곽지역 매매시장에서 시작된 침체가 핵심지 고가 아파트까지 번진 영향으로 보인다.
특히 서울 ‘대장 아파트’의 가격 흐름을 볼 수 있는 KB부동산의 ‘선도아파트 50지수’의 상승률도 반토막이 난 것으로 확인됐다. 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선도아파트 50지수는 전월 대비 1.09% 오른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지난달 상승폭인 2.16%에 비하면 절반에 가까운 수치다.
또한,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 아파트 평균 거래가는 11억 6,532만 원으로, 전월(12억 4,331만 원) 대비 1억 원 낮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여기에 아파트 거래량도 7월 9,191건을 고점으로 8월 6,483건 9월 3,105건으로 추락했다.
여름까지만 해도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치솟았던 서울 집값이 폭락에 가까운 수준으로 떨어지는 이유는 지난 9월부터 시작된 정부의 대출 규제 때문으로 판단된다. 실제로 정부는 스트레스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2단계와 더불어 유주택자에 대한 주택담보·전세자금 대출 제한 등 대출의 문턱을 대폭 높였다. 이에 지난 9월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기존 3.50%에서 3.25%로 인하했지만, 아직 시장에서는 체감하지 못하고 있다.
부동산 업계에서는 내년 상반기까지는 서울 부동산도 침체한 분위기를 벗어나기 어렵다는 시각이 제기되고 있다. 이는 서울 강남권과 한강 변 일대를 제외하고는 하반기는 돼야 개선된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본 것이다.
이에 대해 함영진 우리은행 부동산 빅데이터랩장은 “내년은 금리인하를 체감할 수 있고, 입주량이 줄어드는 하반기에 거래량, 가격 등에서 활기를 띨 것으로 보인다”라면서 “내년 스트레스 DSR 3단계 도입이나 금융권의 가계대출 규제가 변수가 될 수도 있다”라고 밝혔다.
한편, 금융당국의 강력한 대출 규제와 더불어 올 한 해 누적된 가격 상승 피로감이 서울 주택시장 집값 하락에 영향을 미쳤을 것이란 시각도 제기된다. 부동산 업계의 한 전문가는 수요가 감소하면서 거래량 감소와 시세 하락이 동시다발적으로 생겨난 것으로 풀이했다.
특히 서울 아파트 거래량이 하반기로 갈수록 매달 급감하고 있다는 점에서 평균 거래금액 역시 하락세를 보인다는 것이다. 다만, 기존에 금리 인하가 일어나면 유동성이 증가하면서 집값이 상승하는 만큼, 아직 집값이 하락세를 탔다고 속단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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