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수 텃밭도 돌아선 국민의힘 혼란…내부 분위기 심상치않다
국민의힘 일평균 탈당자 수 증가
계엄 이후 12일간 7,745명 탈당
‘1차 탄핵 표결 불참’ 이후 증가해
지난 3일 비상계엄 사태 이후 국민의힘 하루 평균 탈당자 수가 6배 이상 증가한 것으로 나타나 국민의힘 내부에서 혼란이 가중되고 있다. 실제로 국민의힘은 최근 주요 당직자와 국민의힘 소속 선출직 공직자의 탈당도 이어지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지난 16일 공개된 국민의힘의 ‘비상계엄 파장 이후 당원 탈당 현황’ 자료에 따르면 지난 3일 비상계엄 사태 직후인 4일부터 지난 15일까지 12일간 탈당자 수는 총 7,745명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이 중 일정 기간 당비를 내야 하는 책임 당원도 6,074명 이탈했고, 일반 당원은 1,671명이 탈당한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국민의힘의 집단 불참으로 윤석열 대통령 1차 탄핵소추안이 무산된 이후 첫 평일을 맞은 지난 9일 탈당 규모가 가장 큰 것으로 파악됐다. 세부적으로 수도권과 책임 당원 탈당 움직임이 두드러졌고, 선출직 공직자 중에서도 탄핵 불참 등에 반발해 탈당하는 사례가 나온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일평균 탈당자 수는 계엄 선포 전(11월4일~12월3일) 약 103명 수준에서 계엄 선포 후 645명으로 6.3 배가량 증가했다. 일별로는 계엄 직후인 4일 449명, 5일 525명, 6일 833명 등 탈당 인원수가 증가하다가 주말인 7일(86명)과 8일(34명)을 지난 9일 1,677명이 탈당하며 폭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어 10일에도 1,546명, 11일 789명, 12일 846명, 13일 865명 등 탈당 행렬이 이어진 것으로 파악된다. 다만, 주말인 14일(94명), 15일(1명)은 탈당이 적어 탈당 경향이 다소 감소했다.
탈당 당원이 가장 많은 것으로 파악된 9일과 10일은 국민의힘이 탄핵안 부결 당론을 정해 투표에 불참하고 위헌적 국정 수습안을 공개해 비판이 고조됐을 시기로 알려졌다. 앞서 국민의힘 불참으로 지난 7일 1차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안은 정족수 미달에 따라 개표 없이 자동 폐기된 바 있다.
이에 시도당별로는 경기가 1,796명, 서울 1,069명으로 가장 많아 수도권에서 타격이 컸던 것으로 알려졌다. 뒤이어 충북 668명, 경북 598명, 경남 591명, 충남 403명, 인천 379명, 대구 342명 순을 기록했다. 여기서 주목해야 할 점은 TK(대구·경북)’ 중 한 곳인 경북이 수도권을 제외한 지역에서 상위권에 올랐다는 점이다.
TK는 당초 보수의 심장으로 분류되는 지역 중 하나로 PK(부산·울산·경남)와 합하면 약 2,000명이 탈당한 것으로 집계됐다. PK는 국민의힘 텃밭으로 분류되는 지역이다. 또한, 국민의힘 주요 인사 중 탈당 인원도 발생했다. 정계에 따르면 선출직 공직자 중에서는 권영식 경남 합천군의원이 지난 10일 비상계엄과 탄핵 불참에 반발하며 탈당했고, 이형섭 경기 의정부을 당협위원장은 지난 4일 정계를 은퇴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16일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당대표직에서 물러나면서 국민의힘은 비상대책위원회 체제로 전환되는 수순에 돌입했다. 이는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다섯 번째, 2020년 9월 국민의힘으로 당명을 바꾼 뒤로는 여섯 번째 비대위다.
이날 국민의힘은 국회에서 의원 총회를 열고 비대위원장 인선 문제 등을 논의했으나 결론을 도출하지 못했다. 그러나 의원들 사이에서는 당 외부 인사보다 내부 사정에 밝은 중진 의원이 비대위원장을 맡아야 한다는 여론이 형성된 것으로 파악됐다.
이에 여성 최다선인 나경원 의원과 윤석열 정부 초대 통일부 장관이었던 권영세 의원이 유력한 비대위원장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또한, 비대위 전환 절차는 한 대표 사퇴로 당대표 권한대행을 맡게 된 권성동 원내대표가 이끈다.
여기서 비대위원장 후보가 정해지면 전국위원회 의결을 거쳐 권 권한대행이 임명한다. 국민의힘이 여섯 번째로 출범할 비대위 앞에는 숱한 난제가 기다리고 있다는 평가가 이어진다. 이는 당장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안 가결로 인해 촉발된 내부 분열을 봉합하는 동시에 집권당으로서 비상계엄 사태 이후 민생경제나 대외 관계의 불확실성 해소 등에서 존재감을 보여야 하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한 정계 관계자는 “여권이 위기일 때 당 안팎에서 ‘중진들은 대체 뭘 하고 있느냐’는 비판이 많았다. 지금이야말로 중진의 역량을 보여줄 때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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