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문 주의] 감자탕 페어링 와인 7종 후기
내용이 길기 때문에 결론 보려면 뒤로 ㄱㄱ
[음식 분석] 1. 감자탕
– 적정 식사 온도 : 따뜻한~뜨거운(뚝배기 또는 전골형태는 끓이는 상태로 취식)
– 보조 음식 : 밥, 깍두기, 배추김치, 장아찌, 나물반찬류 등
– 주요 재료 : 돼지등뼈(최근 목살이 붙은 살집있는 등뼈 사용 추세), 고춧가루-된장 베이스 국물
– 기타 재료 : 우거지, 시래기, 깻잎, 들깨, 감자 등
– 페어링시 주의해야할 재료들 : 깻잎, 들깨 등 특유의 향이 강한 재료
– 음식을 먹게되는 주된 공간 : 주로 식당, (배달 또는 요리하여) 가정집
● Nose
– 발향 정도 : 중간
– 주요 향 : 장류, 고춧가루, 깻잎, 들깨, 약간의 육향
● Palate
– 주요 풍미 : 된장, 고기육향, 고춧가루
– 특징적인 질감 : 고춧가루, 고깃가루, 들깨 등의 가루 질감
– 바디감 : M > M+ > F (끓일수록, 전분로 인한 바디감 점점 증가)
– 산미 : M > M- (점점 둥글어지면서 산미 감소)
– 매운맛/스파이스 : M+ > M(고춧가루가 첨가되나 강하지 않은 편) (점점 둥글어지는)
– 단맛 : L > M- (국물요리로 인한 약간의 감미) (점점 올라오는 감미; 감칠맛 증가로 인한것일지도)
– 짠맛 : M+
– 쓴맛 : L(거의 없음)
– 감칠맛 : H(육류+장류 베이스 국물요리)
– 피니쉬 : 강한 고기향, 장맛, 견과류, 고춧가루의 스파이시하게 끝맺는
● 페어링 고려사항
1) 무조건 바디가 맞아야함 (최소 M+ 바디)
2) 질감 및 강한 고기 풍미를 견딜 요소 필요 (화이트 사실상 불가, 레드)
3) 스파이시함을 상쇄할 요소(부드러운 질감, 당미 또는 라이프한 과실미 필요)
4) 산미가 높지 않기 때문에 와인의 산미는 있으면 좋음
5) 스파이스와 감칠맛 중심 >>> 달콤한 과실미를 강조해 대조시키면 좋을듯한 인상
● 와인 개별 평가 (사진과 리뷰는 Trionen님이 작성)
리틀북 2019 (호주 쉬라즈)
색 : 맑고, 중상 루비, 약간 가넷 림
향 : 약간 느끼한, 프레시 허브+달달한=민트, 쥬시~라이프 레드, 의외의 복합성, 꽃향+은은한 바닐라, 의외의 깊이감
맛 : 중간 산도, 라운드 산미, 드라이, 낮은 타닌, 드라이드 레드, 은은한 비터, 차분한=민티, 코로 올라오는 열감
끝 : 민티, 스파이스, 속에서 열감
페냐롤렌 아줄 2018 (칠레 캡 블렌드)
색 : 맑고, 진한 루비
향 : 선명한 녹색 피라진, 두터운 느낌, 은은한 바닐라, 라이프 블랙, 깊이감 있는, 우디-스파이시, 이질적인(과실감+스파이스)
맛 : 중간~중상 산도, 라운드 산미, 드라이, 중상-약간 거친-입 전체 타닌, 선명한 피라진, 매콤한, 스파이시, 타닉
끝 : 약간의 과실감, 타닉, 스파이시, 열감
투르비용, 꼬뜨 뒤 론 2021? 2022? (프랑스 남부 론 그르나슈 블렌드)
색 : 맑고, 중상 루비
향 : 과실의 단내, 프레시 허브+단내=민트, 스파이스, 쥬시+캔디드 레드~블루, 뒤에서 올라오는 약간의 동물적 뉘앙스(~감칠맛)
맛 : 중간 산도, 라운드 산미, 드라이, 중간-약간 거친-입 전체 타닌, 약간의 라이프 레드, 은은한 비터~민티 비터, 스파이스
끝 : 스파이시, 비터감
아틀란테 카베르네 프랑 2015 (이탈리아 로마 카베르네 프랑)
색 : 맑고, 중상 루비-가넷, 가넷 림
향 : 시원한, 신선한, 녹색 피라진, 라이프 레드, 은은한 단내(바닐라?) 깊이감+복합미, 약간의 숙성감
맛 : 중상 산도, 라운드 산미, 드라이, 중간-거친-입 전체 타닌, 매운 피라진, 붉은 피라진, 라이프 레드, 스파이시, 약간 허브, 약간 감칠맛
끝 : 스파이스, 은은한 과실감, 우디
메종 스테판 꼬뜨 로띠 2017 (프랑스 북론 시라 ; 내추럴 스타일)
색 : 맑고, 중상~진한 루비, 약간 가넷 림, 아주 고운 세디먼트
향 : 탄산침용+클러스터, 쥬시+라이프 레드~블루, 줄기 스파이스, 약간 오리엔탈 스파이스, 허브, 아주 약간 동물적 뉘앙스?
맛 : 중간 산도, 라운드 산미, 드라이, 중상-약간 거친-혀쪽 타닌, 내추럴~탄산침용 뉘앙스, 은은한 비터, 줄기 스파이스, 허브
끝 : 의외로 깔끔한, 은은한 스파이스
닉 바이스 생 우반 호프, 리슬링 2022 (독일 오프드라이 리슬링)
색 : 맑고, 중상 볏짚, 미탄산?
향 : 패트롤 뉘앙스, 약간 느끼한, 은은한 과실감, 약한 복합미?
맛 : 중상~높은 산도, 날카로운 산미, 오프 드라이, 산미감, 시트릭, 라이프 마이어 레몬, 짭짤한 산미, 은은한 패트롤, 허브, 미네랄리티
끝 : 시트릭, 산미
뱅상 브로쉐 샴페인 샤르도네 브뤼 나뚜르 NV (프랑스 샴페인)
색 : 맑고, 중상 페일 골드
향 : 갈변 사과, 견과류~꿀 뉘앙스, 약간 들큰한, 미네랄리티 뉘앙스, 옥시데이티브 스타일, 사과 껍질
맛 : 중상 산도, 크리스피 산미, 브뤼~E•B, 크리미 버블, 견과류, 산화 캐릭터, 은은한 비터
끝 : 견과류, 호두~헤이즐넛
● 페어링 평가
[베스트 평가 2]
1. 아틀란테, 카베르네 프랑 2015 (이탈리아 로마 카베르네 프랑)
전체 의견 7 : 추천
– 와인 단독으로 먹었을때보다 과실미가 확실하게 살아나며, 피라진 느낌은 고춧가루 등의 스파이스와 잘 맞아 떨어짐
– 15빈티지로 살짝 숙성된 와인이었는데, 같이 먹었을때는 숙성 풍미가 걷히면서 과실미가 좋았음
– 약간 높은 산미 덕분에 음식에 부족한 산미를 채워주는 역할도 확실하게 해주고, 두 가지를 먹었을때 처지지 않으면서 시너지까지 좋은 조합
–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약간 더 어린 빈티지였으면 좋았을 것 같다.
2. 페냐롤렌 아줄 2019 (칠레 카베르네 소비뇽 블렌드)
다수 의견 5 : 추천
– 가장 맛있었다는 의견이 많았음 (1등으로는 가장 많이 뽑힌 와인)
– 와인의 잘 익은 과실미가 더 강조되면서, 감자탕의 감칠맛과 확실하게 상호작용하는 느낌이었고, 그린/스파이시한 캐릭터는 서로 상충해서 사라지고, 매운 맛을 과실미가 잡아주면서 밸런스를 잡는 느낌
– 산도 측면을 확실히 채워주는게 없어서 아틀란테보다는 별로일 수도 있으나, 전반적으로 와인이 강조되고 시너지를 얻는 느낌이 강하게 와닿았던 와인
– 먹으면서 진해지던, 약해지던, 밥이랑 먹던, 어떤 상황에서건 가장 좋은 모습을 보여줄 것 같은 와인이라 좋았음
중립(약간 비추천) 2
– 와인이 충돌하거나 묻히는 부분은 없었으나, 오히려 같이 먹었을때 감자탕의 스파이시한 느낌이 강해진다고 느낌. 너무 자극적이어서 살짝 부담스러움
– 와인이 음식을 잡아먹는 느낌이 약간 있다. 음식을 먹고 와인을 먹었을땐 좋으나, 와인을 먹고 음식을 먹었을때 무언갈 보여주는지는 잘 모르겠음. 나쁘진 않으나, 베스트라고는 생각하지 않음
[평이한 평가 3 ]
1. 투르비용 꼬뜨 뒤 론
비추천 3
– 특유의 육향이 상충하면서 사라졌으나, 전반적으로 큰 개성이 없었음. 페어링 하는 의미를 잘 모르겠음. 와인이 음식에 잡아먹혀서 몰개성해지는 느낌
– 음식을 먹고 와인을 먹었을때는 나쁘지 않으나, 와인을 먹고 음식을 먹었을때는 큰 의미를 모르겠음
중립 의견 2~3
– 비추천에 가까웠으나, 음식을 먹고 바로 먹기보다 삼키고 조금 있다가 마셨을때 확 와인의 단맛이 살아난다는 의견
– 특정 타이밍에 와인이 확 살아나는 느낌이 있으나, 전반적으로는 와인의 개성도 죽고 큰 시너지를 못내는 느낌이라 보류. 꼬뜨뒤론보다는 더 진한게 좋겠다고 생각(지공다스나 CDP?)
추천 1~2
– 와인의 육향과 음식의 육향이 맞아 떨어져서 고점을 확실히 보여주는 페어링. 독특한 육향이 부담스러운 와인의 본래 캐릭터를 더 강화시켜주는 듯
2. 닉 바이스, 생 우반 호프 리슬링 (독일 오프드라이 리슬링)
중립 의견 3~4
– 와인 맛 따로 음식 맛 따로. 각각 먹었을때랑 큰 차이가 없다. 나쁘지도 좋지도 않은 조합
– 감자탕에 사이다 먹는 느낌. 그냥 무난하게 먹기 좋지만 추천하기도 애매하다.
추천 1~2
– 가장 전통주스러운 느낌의 페어링과 비슷했던 와인이었다. 청주 등이랑 페어링했을때와 비슷한 느낌
– 대단하지는 않지만, 그냥 무난하게 좋았다. 아무때나 꺼내서 마셔도 잘 맞을 느낌. 감자탕 특유의 진하게 입에 남는 텁텁한 느낌도 지워주고… 술맛 나는걸 싫어하는 사람과 먹는다면 꽤 좋은 페어링일것같다.
비추천 2
– 단맛이 남는게 별로였음. 와인을 먹고 음식을 먹었을땐 나쁘지 않은데, 음식을 먹고 와인을 먹었을때 설탕의 단맛으로 끝맺는 느낌
– 감자탕에 누가 사이다나 콜라를 먹나? 단맛이 나는 것보다, 확실히 알콜 느낌이 있는 편이 더 좋은듯
3. 메종 스테판, 꼬뜨 로띠 2017
다수 의견 3~4 : 약간 비추천
– 페어링으로 보면 나쁘지 않으나, 단일로 먹었을 때가 더 좋음
– 음식에 와인의 장점이 묻히는 느낌. 와인때문에 식사를 망치는 느낌은 아니나 가격을 생각한다면 이런식의 페어링은 비추천
중립(약간 비추천) 1~2
– 신기할 정도로 음식이랑 먹었을때 갑자기 코코아 풍미가 강렬하게 살아남. 코코아 파우더를 입에 넣는 느낌으로 단맛이 확… 근데 훨씬 섬세하고 다채로웠던 와인이 코코아로 지배되는 느낌이라 오히려 불호. 이 가격을 주고 코코아 맛을 보는게 맞을까….
반대 의견 1~2 : 추천 의견
– 와인과 음식의 단맛이 가장 극적으로 살아나는 케이스. 와인의 힘이 어느정도 받쳐주니 밀려나지도 않고, 음식과 먹었을때 의외의 단맛이 강하게 입안을 채워줘서 시너지가 가장 잘 난다고 보았음
– 와인의 원래 캐릭터를 모르는 사람에게는, 의외의 시너지와 고점을 보여주는 이 조합이 가장 좋게 느껴질 거라고 생각함
[워스트 평가 2]
1. 리틀북 쉬라즈 2019
다수 의견 4 : 비추천
– 단독으로 먹었을때보다 별로라는 의견이 많았음. 예상과는 달리 단맛이 강조되기보단, 와인에서 스파이시한 맛이 강조되면서 피니쉬가 쓰게 끝맺음
– 유독 쓴맛이 강하게 도는 이유는 잘 모르겠음. 아메리칸 오크 또는 강하게 토스팅된 오크의 맛이 문제인거 같기도(바닐라나 코코넛, 구운 나무 같은)
중립의견 2
– 그렇게 나쁘진 않았고, 음식을 잡아먹는 느낌이 있었지만 무난하게 괜찮은 수준이었음
반대 의견 1 : 강력 추천
– 음식에 밀리지 않으면서, 리틀북 특유의 산화 스타일의 느낌이 강조되어서 견과류 같은 산화된 느낌이 강하게 감도는 부분이 좋았음. 전통주와 감자탕을 페어링하는 맥락과 가장 비슷한 느낌이 들었던 와인이어서 강추. 쓴맛이 강조되는지는 잘 모르겠음.
2. 뱅상 브로셰, 샴페인 샤르도네 브뤼 나뚜르 NV (샴페인)
다수 의견 : 비추천 5~6
– 쓰고, 시고, 맵다. 가장 최악의 조합에 가까운…. 리틀북은 쓴맛이 강조됐지만 그나마 단맛덕분에 어느정도 괜찮았는데, 강렬한 산미까지 더해져서 더 부담스럽다
– 별다른 시너지는 없고, 부담스럽고 자극적인 느낌만 강해진다.
반대 의견 : 중립 1~2
– 여전히 리프레시용으론 나쁘지 않다. 오히려 샴페인이 너무 맛이 쌔서 감자탕의 맛을 지워버린다고 생각. 그런점에서 좋다고는 말하기 힘들지만, 리프레시용으론 나쁘지 않다.
● 생각해볼만한 주제
1. 음식과 와인 중 어디에 초점을 맞출것인가?
– 물론, 이상적으로는 양쪽 다 시너지를 얻는게 가장 좋겠지만 현실에서는 타협해야하는 경우가 많다. 다이닝과 같은 장소가 아니라면 음식을 완벽하게 통제해서 먹을 수 없을 뿐더러, 음식의 컨디션에 따라 완벽하게 맞는다고 생각한 와인이 안맞을 수 있다. 또, 다양한 재료가 많이 들어가서 조리된, 감칠맛이 강한 음식들의 경우에는 먹어보기 전에 정확하게 페어링을 하기 힘든 경우가 많다.
– 개인적인 의견으로는, 비싼쪽에 맞추는게 맞다고 생각. 음식이 비싸다면, 와인의 캐릭터를 살리기보단 보조 재료나 시즈닝처럼 와인 자체가 빛을 못보더라도 음식을 받쳐주는 방향으로 페어링하는게 맞을 것이다. 하지만 음식이 비싸지 않고, 와인이 비싸다면, 와인이 더 돋보일 수 있는 페어링을 선택하는 것이 좋지 않을까
– 그런 관점에서 감자탕이 소비되는 맥락을 생각해본다면, 와인을 꺼냈을때 와인이 확실히 돋보이는게 좋을 것이다. 감자탕에 와인을 꺼냈을때, 감자탕이 강조될 때보다 와인이 확실히 좋은 모습을 보여줬을때 일반적인 만족도가 훨씬 높을 것이기 때문에. 개인적으로 이런 관점에서 아줄을 베스트로 뽑았다.
2. 특징을 극대화할 것인가? vs 균형을 맞춰 오각형을 완성할 것인가?
– 페어링을 준비할 때, 재료나 음식의 특징 또는 와인의 특정 캐릭터를 극대화시키는데 초점을 맞출 것인가? 아니면 두가지가 조합됐을때 부담스러운 부분을 서로 보충하거나 다듬어서 팔렛에서의 오각형을 만드는데 초점을 맞출것인가?
– 전자를 이상적으로 보는 사람에게 후자 방식으로 페어링을 한다면 몰개성하다고 느낄 것이고, 후자를 이상적으로 보는 사람에게 앞선 방식으로 페어링을 한다면 불균형하다고 느낄 것이다. 말하고자 하는 건, 특정 관점에서 너무 이상향을 따라가면, 두 가지 관점 사이에서 균형 잡힌 페어링을 제공하지 못할 수 있다는 것이다. 시도한 페어링은 여러가지 관점을 골고루 만족시키고 있는가?
3. “리프레시용” 페어링
– 종종 어떤 와인 페어링은, 큰 시너지는 없지만 입안을 깔끔하게 하고 식욕을 계속해서 돋궈준다는 점에서 의미를 가지기도 한다. 업장에서 사용할만한 페어링은 아니겠지만, 일상생활에서는 매우 중요하다. 굳이 모험을 하지 않고 무난하게 음식에 맞춰서 마실 수 있는 “리프레시용” 와인을 선택하는 요령을 파악해두는 것도 와인생활에 큰 도움이 된다. 특히 온도가 낮은 야외나, 적당한 산미와 신선한 느낌이 필요한 조건에서 큰 빛을 발한다.
– 하지만 주의하자. 폭 넓어보이는 리프레시용 와인도, 어느정도 규칙이 정해져있다. 예를 들어, 샴페인은 폭넓게 사용할 수 있는 페어링 재료이지만, 매운 음식과 매칭할땐 매우 부정적일 수 있다. 당도가 받쳐주지 않은 높은 신맛은 매운 맛과 붙었을때 더 자극적이고 부정적으로 다가온다.
출처: 와인 갤러리 [원본 보기]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