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이 ‘반도체의 심장’ 버리고 선택한 지역, 이곳이었다
삼성전자 글로벌 인프라 총괄 조직
2025년 평택으로 이전 전망돼
평택 고덕국제신도시 부동산 주목
최근 삼성전자가 반도체 생산에 있어 ‘심장부’로 불리는 ‘글로벌 인프라 총괄’ 조직을 경기도 동탄에서 평택으로 이전할 계획을 밝혀 부동산 업계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당초 글로벌 인프라 총괄은 에너지 관리부터 설비투자, 유지보수, 안전 환경 관리까지 반도체 인프라스트럭처를 구축하는 조직으로, 이 때문에 ‘반도체 생산의 시작’이라고도 불리고 있다.
삼성이 이전을 결정한 평택 팹(반도체 시설)은 용지 면적만 축구장 400개 크기인 약 289만㎡(약 87만 평)로, 전 세계 최대 수준으로 알려졌다. 즉, 삼성전자가 생산의 무게 축을 ‘차세대 메가 팹(Mega Fab)’ 중심으로 재편한다는 것이다.
지난 17일 삼성전자에 따르면 디바이스솔루션(DS) 부문은 글로벌 인프라 총괄 조직을 현재 동탄에서 2025년 상반기에 평택으로 이전하는 안을 확정한 것으로 확인됐다. 당초 삼성전자의 DS 부문이 동탄에 자리 잡고 있던 것은 핵심 반도체 벨트(기흥·화성·평택) 한복판에 있다는 지리적 이점 때문이었다.
즉, 삼성 반도체 캠퍼스는 본진인 기흥 캠퍼스(용인), 파운드리·메모리·로직 반도체를 아우르는 화성 캠퍼스, 세계 최대 규모인 평택 캠퍼스, 후공정 거점인 온양·천안 패키징 캠퍼스에 다양한 생산시설에 신속하게 지원할 수 있는 위치가 동탄이었다.
다만, 반도체 산업이 점차 클러스터화되면서 평택 캠퍼스의 중요성이 부상한 것으로 보인다. 이에 삼성은 이번 글로벌 인프라 총괄 이전을 시작으로 다른 조직도 평택에 배치할 방침이다. 업계에 따르면 평택 캠퍼스에서는 D램과 3D 낸드뿐 아니라 파운드리 로직 생산을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현재 삼성전자는 평택을 연구개발·양산·후공정을 하나로 통합한 ‘반도체 생태계 중심기지’로 재편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최근 메모리부터 파운드리까지 생산이 이뤄지는 삼성전자의 차세대 반도체 전초기지인 평택 캠퍼스로 대규모 인력 이동이 시작된 것으로 파악된다.
이는 DS부문을 이끄는 전영현 부회장의 주문으로, 그간 부진했던 고대역폭메모리에서 반전을 꾀하겠다는 전략으로 보인다.
다만, 삼성전자의 한 관계자는 이에 대해 “사실무근이다”라고 밝히며 평택 이동설을 일축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순차적인 전근 조치로 인해 일부 직원들이 평택 내 주거지를 계약하는 등 순차적인 이동을 준비하고 있는 움직임이 포착되기도 했다.
한편, 삼성전자의 평택 이전 소식에 평택의 부동산 시장 역시 주목하고 있다. 이는 앞서 반도체 불황으로 인해 반도체 전진기지로 꼽히던 평택의 부동산 시장이 급속도로 얼어붙은 바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삼성전자 등 반도체 업계가 투자 축소, 연기를 결정함에 따라 이와 맞물려 돌아가는 지식산업센터·오피스텔 등 인근 배후 지역의 상업용 부동산 생태계는 공실의 늪에 빠진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 16일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평택 고덕국제화계획지구에서 지식산업센터를 건설하기 위해 한국토지주택공사(LH)로부터 토지를 공급받은 A 시행사가 계약금 납부 이후 중도금을 연체해 최근 토지 계약이 해지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A 시행사는 2022년 LH가 공급한 경기도 평택시 고덕면 해창리 1276-2번지를 분양받았으나, 중도금 납부 중 일부가 연체되며 계약이 해지된 것으로 보인다. 이 지역은 삼성전자 반도체 공장에 따른 간접 고용 유발 효과가 클 것으로 기대돼 지식산업센터로 주목받으며 우후죽순 공급이 진행됐던 곳으로 알려졌다.
다만, 최근 평택의 지식산업센터 공실률이 50%가 넘는 수준을 기록하며 반도체 업황 부진으로 인한 부동산 타격 역시 심각한 상황으로 보인다. 그러나 삼성전자의 평택 이전 안건이 오는 19일까지 열리는 ‘글로벌 전략회의’ 안건에 상정될 것으로 예측되며 얼어붙은 평택 부동산 시장이 다소 완화될 수 있을 것이란 기대감 역시 나타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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