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섬 400곳 방문한 섬 전문가 “내가 가본 최고의 섬은…” (‘백반기행’)
[TV리포트=양원모 기자] 국내 최고 섬 전문가가 꼽은 ‘최고의 섬’은 어딜까.
22일 밤 TV CHOSUN ‘식객 허영만의 백반기행’에서는 시인 겸 섬 활동가 강제윤 섬연구소장이 허영만 화백과 흑산도 미식 기행을 떠났다.
강 소장은 10년간 매달 한 차례씩 연인원 3000명과 400곳의 섬을 다닌 자타공인 섬 전문가. 두 사람은 ‘홍어의 본고장’ 흑산도를 찾은 만큼 홍어 전문점에 들러 홍어 한 상을 맛봤다. 흑산도에서만 먹을 수 있다는 생홍어를 집어든 강 소장은 “부드럽고 달고 꼬들꼬들하다”며 “삭힌 홍어가 멥쌀밥이라면, 생홍어는 찰밥 같다”고 평가했다.
허 화백은 지금까지 다닌 섬 중 가장 인상적인 섬이 어디냐 물었다. 강 소장은 “완도에 여서도라고 있다. 앞에 무인도도 없고, 아무것도 없다. 그래서 바람이 엄청 세다”며 “그렇다보니 돌담을 엄청 높게 쌓는다. 한 번 재봤는데 제일 긴 건 12m에 달한다. 거의 성벽”이라고 말했다.
이어 “밖에서 멀리서 보면 돌로 쌓인 성채 안에 있는 마을 같다. 축대부터 시작하니까”라며 “돌담들이 대부분 300년씩 된 돌담들이다. 전체 길이가 3~4㎞ 된다. 그게 완벽하게 보존돼 있다”고 덧붙였다. 이에 허 화백은 “그럼 다음엔 여서도를 가야겠다”며 들뜬 모습을 보였다.
식사를 마친 두 사람은 낚싯배를 타고 흑산도 연안 탐방에 나섰다. 하지만 흑산도 주변의 거친 파도가 배가 심하게 흔들리자 점점 표정이 굳어졌다. 선장은 분위기를 풀기 위해 이미자의 대표곡 ‘흑산도 아가씨’를 재생했다. 두 사람은 노래가 흘러나오자 웃음을 터뜨렸다.
허 화백은 연안을 둘러보며 “여기 다 고기 밭일 것 같다”고 말했다. 강 소장은 “이런 데가 옛날에 조기 철, 민어 철 되면 조기, 민어 우는 소리 때문에 시끄러워서 잠을 못 잤다고 한다”며 “1960년대까지는 배가 4000척이 몰려왔다고 한다. 4000척이 다 차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허 화백은 “낚시 다니면서 배를 많이 탔는데, 옛날 생각이 난다”며 추억에 잠겼다.
섬으로 돌아온 두 사람은 흑산도의 또 다른 명물 ‘소라회’를 맛보기 위해 소라회 전문점을 찾았다. 허 화백은 향토 음식인 삐뚤이소라회를 천천히 음미하고는 “이런 거 입에 넣으면 미끄러운데, 미끄러운 점액질이 나오기 전에 내가 먹고 있는 것 같다. 하나도 안 미끄럽다”며 신기해했다. 그러면서 “이런 표현 잘 안 쓰는 편인데, 맛이 깔끔하다”며 “전혀 비리지 않다”고 엄지를 치켜세웠다.
함께 나온 뿔소라회도 맛본 허 화백은 한참동안 소라를 씹다가 “단감을 와작와작 씹어먹는 느낌”이라고 평가했다. 강 소장은 “전체적 풍미나 달달하고 가득 찬 느낌”이라며 “처음엔 ‘왜 소라를 생으로 먹어’ 하다가 이 맛에 빠지는 것”이라고 거들었다.
양원모 기자 ywm@tvreport.co.kr / 사진=TV CHOSUN ‘식객 허영만의 백반기행’ 방송 캡처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