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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은 건 명예뿐인데…” 취업난 속 각광받던 직군, 현재 처참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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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군사관학교 기피 현상
‘생도 대탈출 러쉬’ 우려 상황
인력 부족·국고 손실 문제 발생

“남은 건 명예뿐인데...” 취업난 속 각광받던 직군, 현재 처참합니다
출처 : 뉴스 1

지난 3일 발생한 12.3 계엄 사태에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 등 육군사관학교 출신 군인들이 깊숙이 연루된 가운데, 최근 하락세인 육사 선호도에 악재로 작용했다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이는 최근 사관학교 전문학원을 비롯한 입시학원들이 사관학교 대비반 충원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특히 육사 출신 군인들이 내란 모의 여파가 이어지자, 서울 내 육사 부지의 당위성 역시 흔들리고 있다.

지난 10일 뉴스 1의 보도에 따르면 최근 사관학교 전문학원을 비롯한 입시학원들이 사관학교 대비반 충원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앞서 서울 강남구의 한 입시학원은 수능이 끝난 지난달부터 재수를 준비하는 고3 학생을 대상으로 사관학교 특별반을 꾸리려다 정원을 절반도 채우지 못하기도 했다.

당초 지난해 고1·고2 대상 특별반도 정원을 채웠지만, 올해엔 고3 특별반 정원이 미달을 기록한 것이다. 이어 대치동의 한 수학 전문 학원 역시 예비 고1~고3 학생을 대상으로 사관학교 특별 겨울 반 수업을 모집 중이지만, 당장 다음 주 개강을 앞두고 정원 축소에 대한 고민이 깊어지고 있는 형국이다.

“남은 건 명예뿐인데...” 취업난 속 각광받던 직군, 현재 처참합니다
출처 : 뉴스 1

실제로 일부 수험생은 육군 사관학교 진학을 망설이고 있다고 토로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한 재수생은 “안 그래도 최근에 선호도가 낮아져 마음에 걸렸는데 계엄 사태가 계기가 됐다”며 “육사 시험을 준비해 왔는데 그냥 일반대를 가려 한다”고 밝혔다.

또한, 복수의 온라인커뮤니티에서 육사에 대한 여러 비하 표현이 난무하는 등 육군사관학교가 당초 가졌던 위상이 떨어지고 있는 모양새다. 이는 계엄 사태의 주요 피의자로 꼽히는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과 박안수 육군참모총장, 곽종근 육군 특수전사령관 등 계엄 관련 핵심 피의자로 지목된 군인들이 모두 육사 출신으로 알려졌기 때문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육사의 공식 유튜브 채널인 ‘육사 TV’에 2달 전 올라온 체력 경연 대회 영상에는 “내란사관학교”, “반란군 주역 양성이 목적인 학교”, “당신들의 선배가 계엄을 건의했다”는 등의 비방 댓글이 달리기도 했다.

“남은 건 명예뿐인데...” 취업난 속 각광받던 직군, 현재 처참합니다
출처 : 뉴스 1

더하여 입시 업계에서는 최근 과거에 비해 낮아진 육사 선호도에 12.3 비상계엄 사태가 악재로 작용했다는 분석도 제시됐다. 육사 입학처가 밝힌 올해 7월 치른 1차 시험 경쟁률에 따르면 29.8대1로 지난 2020년 44.1대1보다 크게 낮아진 것으로 파악됐다.

즉, 육사를 기피하는 현상이 이미 현실로 나타난 것이다. 이에 이러한 기피 현상이 장기화할 경우 초급장교 인력 부족, 재학생도 사기 저하와 더불어 생도 양성에 투입된 국고 손실에 대한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마저 높아지고 있다.

국방부에 따르면 지난 2022년 기준으로 육사에서 4년간 생도 1명을 길러내는 데 드는 비용은 2억 7,037만 원으로 집계됐다. 즉, 이에 따른 손실 역시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출처 : 뉴스 1

한편, 육사 기피 현상에 대한 우려는 육군사관학교 내부에서도 발생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이에 대해 육사생도 A 씨는 “연금 등을 제하면 임용 시 받게 될 급여가 월 160만 원 정도”라며 “그나마 우리에게 남은 게 명예였는데, 이마저도 이번 사태로 크게 손상됐다”고 밝혔다.

또한, 다른 생도 B 씨 역시 “육사 생도의 대탈출이 우려된다”라며 “국회에 진입하는 계엄군을 보면서 아주 부끄럽고 절망스러웠다. 이번 사태로 인해 직업에 대한 회의감을 느낀 생도들이 많다”라고 토로했다. 특히 최근 초급 간부 처우가 열악해지면서 내부 사기가 크게 꺾인 것에 이어 육사에 부정적인 이미지가 덮어지면서 ‘생도 엑소더스(대탈출)’ 현상은 심화할 전망이다.

출처 : 서울시

지난 수십 년간 대다수의 육군 장성들을 배출하며 군의 핵심 세력으로 자리 잡았던 육군사관학교는 지나친 ‘육사 중심주의’로 인해 계엄과 같은 극단적인 내란 사태를 일으켰다는 지적을 피하지 못했다. 이에 계엄 사태를 계기로 해군·공군 사관학교처럼 학교를 지방으로 이전해 ‘육사 중심주의’를 없애야 한다는 시각이 제기되기도 했다.

그러나 즉시 육사를 이전하고 부지를 개발하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이는 탄핵이 확정되고 새로운 정권이 등장하는 데 수일이 걸릴뿐더러 사업 완료까지도 많은 시간과 재정이 투입될 것으로 예측되기 때문이다. 이어 군과 관련 단체들의 반대도 만만치 않아 향후 육사 이전 문제에 대해 활발한 논의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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