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의 핵심이…” 구본무 회장이 정부에 빼앗겼다는 불운의 사업
LG그룹 반도체사업
IMF 반강제 구조조정
전기차 배터리기술 동력
대한민국의 대표적인 기업 중 하나인 LG그룹은 전자, 화학, 통신, 전장사업과 같은 다양한 분야에서 활약했다. LG그룹은 구인회 회장을 시작으로 구자경, 구본무, 그리고 현재의 구광모 회장까지 혁신을 멈추지 않고 정도경영을 통해 계속해서 성장해 왔다. LG그룹의 아픈 손가락인 사업이 있었는데 바로 반도체 사업이다.
1989년 LG그룹은 LG반도체를 설립하면서 본격적으로 반도체 사업에 진출했다. 메모리반도체 분야에서 삼성전자, 현재전자(현 SK 하이닉스)와 어깨를 나란히 할 정도의 경쟁력을 키워가며 성장했지만 IMF 외환위기가 발목을 잡았다.
1997년 IMF 외환위기로 인해 한국 경제는 효율성을 강조했고 이에 따라 구조조정이 요구되었다. 당시 반도체 산업은 삼성전자, 현대전자, LG반도체 세 기업이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었고 과잉 경쟁으로 인해 수익성이 악화하고 있다고 정부는 판단했다.
이로 인해 정부는 반도체 분야의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기업 간 합병을 추진했고, 그 결과 1998년 말, LG반도체가 현대전자에 인수되는 ‘반도체 빅딜’이 성사됐다. 이에 따라 LG반도체는 현대전자와 합병되었고, LG그룹은 사실상 반도체 사업에서 철수하게 되었다.
당시 구본무 회장이 고심한 끝에 내린 결정이었음에도 불구하고 “반도체는 LG의 미래를 책임질 핵심 사업이었다”라며 안타까움을 표했을만큼 그룹 내에서 아쉬움을 남긴 사건이었다. 구본무 회장은 반도체 사업을 포기 하지 않고 디스플레이와 스마트폰 같은 전자 사업을 축으로 반도체와 간접적으로 연결된 분야에 투자하면서 재기를 노렸다.
LG는 디스플레이용 칩, LED 웨이퍼, OLED 기술 개발과 같은 분야에 집중하며 반도체 분야에서 새로운 성장 동력을 발굴했다. 이 과정을 통해 진행된 LG전자의 스마트폰 사업, LG디스플레이의 OLED 패널 개발은 LG그룹 반도체 분야의 주요 성과로 꼽힌다.
또한 LG그룹은 반도체의 핵심 원재료인 실리콘 웨이퍼를 생산하는 LG실트론을 통해 반도체 사업과의 연결고리를 유지했다. LG실트론은 시장 점유율 4위까지 오르는 놀라운 성과를 냈다. 하지만, 2017년 LG실트론은 SK그룹에 매각되면서 LG의 반도체 사업은 결국 막을 내리게 되었다.
구본무 회장에게 이 사건은 뼈 아픈 일이었고 그는 이 사건을 통해 얻은 교훈을 바탕으로 그룹 경영 철학을 재정립하게 된다.
그는 정도경영을 핵심 경영 철학으로 내세웠다. 이에 따라 정도경영을 통해 윤리적이고 투명한 기업 운영을 강조했다. 또한 LG그룹의 장기적인 성장을 도모하고 LG그룹을 신뢰받을 수 있는 국제적인 기업으로 자리잡게 하는데 공을 들였다.
반도체 사업에서 물러나게 된 LG그룹은 디스플레이, 전기차 배터리, 전장사업과 같은 미래 성장 동력 확보에 집중했다. 이때 추진한 LG화학의 전기차 배터리 기술은 오늘날 LG그룹의 핵심 경쟁력으로 자리 잡았다.
정부 주도하에 발생한 반도체 빅딜 사건은 IMF 외환위기 극복을 위한 국가의 불가피한 결정이라고 하지만 재계에서는 “기업의 자율성을 침해했다”는 비판도 따라왔다. 이후 LG그룹은 전장사업과 같은 새로운 분야에 주력하며 경쟁력을 얻었다.
또한 이러한 위기 속에서도 좌절하지 않고 구본무 회장은 미래 지향적인 사업 전략을 통해 LG그룹의 경쟁력을 재구축했다. 이는 기업 경영에서 꼭 필요한 변화에 대한 유연성과 장기적인 관점을 가지는 것의 중요성을 잘 보여주는 사례로 남아 타 기업의 귀감이 되고 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