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정보사 요원들, 계엄 10여일 전 몽골 정보기관에 체포된 이유
국군정보사령부 소속 공작 요원들이 지난달 말 몽골 울란바토르에서 현지 정보기관에 체포됐다 풀려난 사실이 26일 한겨레 취재 결과 확인됐다. 이들은 주몽골 북한대사관과 접촉하기 위해 몽골 정부 쪽 인사를 상대로 공작을 벌이다 현지 정보기관에 붙잡혔다고 한다.
한겨레와 접촉한 군 관계자들은 이들의 임무가 계엄 명분을 확보하기 위한 ‘북풍 공작’과 관련됐을 가능성이 높다고 했다. 정보사 요원들이 몽골에 파견된 시기가 비상계엄 선포 10여일 전이고, 최근 경찰이 확보한 노상원 전 정보사령관 수첩에서도 ‘엔엘엘(NLL·북방한계선) 북한 공격 유도’라는 메모가 발견됐기 때문이다.복수의 군 관계자들 말을 종합하면, 정보사 소속 ㄱ 중령과 ㄴ 소령은 지난달 말 몽골 수도 울란바토르로 출장을 갔다. 울란바토르에는 주몽골 한국대사관과 북한대사관이 모두 위치해 있다. 이들의 임무는 북한대사관과 접촉하는 것이었다고 한다. 한 군 관계자는 “정보사 담당 처장인 ㄷ 대령이 이번 공작을 총괄했는데, 그가 검토한 출장보고서에 ‘북한대사관’이 공작 대상으로 명시돼 있다”고 전했다.ㄱ 중령과 ㄴ 소령의 임무는 현지의 북한대사관과 연락선을 만드는 것이었지만, 실제 접촉 단계까지 이르지는 못한 것으로 보인다. 현지 정보원으로 추정되는 몽골 정부 쪽 관계자를 만나는 과정에서 몽골 정보기관에 노출됐기 때문이다. 몽골 정보기관은 이들이 여행 비수기인 한겨울에 관광 비자로 들어온 뒤 입국 목적과 무관한 정부 인사 등을 빈번히 만나고 다니는 것을 수상히 여겨 이들을 체포했다고 한다.몽골 정보당국은 ㄱ 중령과 ㄴ 소령을 억류한 뒤 현지 한국대사관을 통해 신분 확인을 요청했고, 정보사는 ‘소속 요원이 맞으니 한국으로 송환해달라’는 공문을 몽골로 보냈다. 이 과정에서 구명 활동은 문상호 정보사령관이 직접 맡았다고 한다. ㄱ 중령과 ㄴ 소령은 몽골에서 보통의 간첩죄 사범들처럼 장기간 구금되지 않고 조기에 풀려날 수 있었다. 이는 문 사령관이 직접 소명을 하고 송환을 요청했기 때문이라는 게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이들은 귀국 뒤 국가정보원에서 몽골 입국과 체포 경위를 조사받은 뒤 현업에 복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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