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떠나니 경제 70% 붕괴된 유령 도시…”현재 비명만 난무하죠”
한국 GM 군산공장 폐쇄
군산형 일자리 사업 물거품
2025년 2억 원 추가 편성 계획
지난 2018년 지역 경제에 충격을 안긴 한국GM 군산 공장의 폐쇄 이후 빈자리를 채우기 위해 군산시가 추진한 군산형 일자리 사업이 추락 궤도를 달리고 있는 것으로 파악돼 충격이다. 이는 완성차를 만들겠단 당초 포부가 물거품이 되면서 관련 업체들은 부품 생산으로, 전기차 수입으로 눈을 돌리고 있는 상황에 일부 업체가 공장을 정리했다는 사실이 전해졌기 때문이다.
MBC의 취재에 따르면 한 전기차 부품업체는 지난 2022년 새만금 사업 단지에 둥지를 틀어 전기차 클러스터를 목표로 한 군산형 일자리 사업의 한 축을 맡은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이들은 2년여 만에 공장을 매각하면서 약 3,000억 원대의 예산 투입이 한순간에 물거품으로 돌아갔다.
이는 올해 초 군산형 일자리 주요 예산 사업이 종료됨에 따라, 업체의 매각이 이어진 것이다. 당초 군산시는 사후관리에 나서며 해당 공장을 관리하고 있었으나, 업체의 매각에는 속수무책으로 지켜볼 수밖에 없었다. 즉, 한국 GM 공장의 폐쇄 이후 완성차 기업에 대한 의지를 불태웠으나 사업 종료 이후 일부 공장이 매각에 돌입하면서 사업이 실패로 돌아간 것이다.
실제로 군산시는 과거 한국GM 공장을 필두로 ‘한국형 전기차의 생산기지’로 불린 지역이다. 다만, 한국 GM 공장의 폐쇄 이후 현재 옛 한국GM 군산 공장 대지는 을씨년스러운 모습을 보였다. 실제로 한국 GM 군산 공장의 폐쇄 이후 전라북도는 현대 조선소에 이은 공장의 폐쇄로 경제의 70%가 무너졌다면서 군산을 고용 재난지역으로 지정해달라고 요청하기까지 했다. 즉, 군산 지역경제의 60~70%를 차지했던 현대중공업과 한국GM의 공백을 메울 수 있는 대안을 어디에서도 찾을 수 없던 것이다.
지난 2019년 명신이 군산공장을 인수하면서 중국 전기차 위탁 생산에 대한 의지를 드러냈으나 인근 주민에 따르면 5년 동안 공장이 가동되는 모습을 거의 찾아볼 수 없던 것으로 파악됐다. 명신은 자동차 부품 제조사로, 군산공장의 인수 이후 거의 관리를 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업계에 따르면 명신은 현대차와 기아의 1차 협력사인 엠에스오토텍의 자회사로 알려졌다. 모회사인 엠에스오토텍은 지난 2019년 6월 명신을 통해 1,130억 원을 들여 한국GM 군산공장을 인수한 바 있다.
당시 엠에스오토텍은 한국에서 전기차를 만들어 미국 등에 납품하려는 중국 업체로부터 물량을 위탁받아 이곳에서 생산하겠다는 포부를 드러내기도 했다. 이후 중국 전기차 제조사인 바이톤과 위탁생산계약을 맺기도 했으나, 바이톤의 파산과 함께 명신의 의지는 꺾였다.
바이톤은 당시 ‘중국의 테슬라’로 불릴 만큼 글로벌 자동차 업계에서 주목받는 기업이었다. 당초 바이톤은 지난 2018년 엠바이트 콘셉트카를 공개한 후 2019년 말부터 양산할 계획이었지만, 막대한 채무를 감당하지 못하고 부도 처리됐다.
더하여 중국 전기차 시장의 거품이 빠지고 많은 업체가 경영난을 겪으면서 명신은 바이톤을 대체할 다른 제조사를 구하는 데 어려움을 겪은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앞서 문재인 정부가 군산을 전기차 클러스터로 육성해 고용을 늘리는 내용의 ‘군산형 일자리’ 사업을 진행하겠다고 밝힌 것과 달리 군산형 일자리 사업은 거의 성과를 거두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이에 명신이 지난 2021년 국내 초소형 전기차 업체인 대창모터스와 소형 화물차인 ‘다니고 밴’을 위탁 생산하기로 계약했으나, 군산공장의 규모를 고려하면 턱없이 적은 물량에 속해 바이톤의 빈자리를 메꾸기는 역부족이었던 것으로 보인다.
한편, 군산형 일자리 사업은 지난 3월 1차 3개년 계획이 종료되며 사업 목표치의 1.3%에 그치는 사업 성과를 낸 것으로 파악됐다. 업계에 따르면 군산형 일자리 사업은 명신 군산공장이 중심이 돼 3년간 35만 5,327대의 전기차를 생산할 계획이었지만, 실제 생산 물량은 4,292대에 불과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명신은 지난 5월 결국 완성차 사업을 철수한 것으로 확인됐다. 옛 한국 GM 공장은 자동차 부품 제조와 자동화 설비 사업 등에 쓰일 계획이다. 즉, 명신이 최근 전기차 수요가 줄어들자 버티지 못하고 완성차 위탁 생산을 포기한 것이다.
업계 전문가들은 군산공장이 자동차 부품 생산 기지로 제대로 가동될지는 불투명한 상태라고 평가했다. 이는 계열사인 명신산업의 경우 미국 전기차 제조사인 테슬라의 협력 업체에 부품을 납품하고 있지만, 이미 미국 텍사스에 현지 공장을 두고 있어 물량을 분산하기 힘든 상황이기 때문이다.
특히 부품 생산만으로 공장을 유지할 이유가 없다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한때 군산 지역 경제를 떠받쳤던 한국GM 공장은 명신이 완성차 사업 철수를 결정하면서 해당 부지를 분할 매각하겠다는 계획을 밝히면서 완전히 역사 속으로 사라지게 됐다.
더하여 군산형 일자리 사업이 완전한 실패로 돌아갔다는 지적까지 이어진다. 지난 10월 국회 국토 교통위원회의 전북 자치도 국정감사에서 해당 문제가 거론되기도 했다. 당시 김은혜 의원은 “군산형일자리 사업에 2천억 원을 쏟아부어 32만 대 전기차 생산을 목표했지만, 달성률이 1%에 그쳤다”며 “진짜 기업이 성장하도록 지원해야 한다”고 지적한 바 있다.
그러나 전북 자치도가 군산형 일자리 참여 기업들에 올해 근로복지기금 예산 4억 원을 편성한 데 이어 내년까지 2억 원을 추가로 편성하겠다고 밝히며 논란은 지속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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