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고고학자 필립, 진주서 홀매니저로 일하는 사연은 (이웃집찰스) [종합]
[TV리포트=남금주 기자] 독일에서 온 필립이 고고학자의 삶을 잠시 뒤로하고 진주에 살게 된 이유를 밝혔다.
31일 방송된 KBS 1TV ‘이웃집 찰스’에는 진주에 사는 두 찰스의 일상이 공개됐다.
이날 경상남도 진주 레스토랑에서 근무하는 두 찰스가 등장했다. 독일인 매니저 필립과 프랑스인 셰프 레오였다. 필립은 서빙뿐만 아니라 테이블 세팅, 재고 정리, 뒷정리까지 홀의 모든 걸 관리하고 있었다. 필립은 “하루 얼마나 걷냐”는 질문에 “많이 바쁜 날엔 18km 걷는다”라며 하루 2만 걸음은 기본이라고 했다. 주방도 분주했다. 레오는 “항상 미리 준비해 둔다. 시간이 부족하다”면서 요리를 계속했다.
19세부터 요리를 시작해 벌써 요리한 지 7년이 됐다는 레오는 미슐랭 레스토랑에서 일한 적도 있다고. 레오는 “일은 힘들었지만, 많이 배웠다. 거기서 사장님 친구도 만났고, 그 친구 소개로 진주와의 인연도 시작됐다”고 밝혔다. 레오는 “셰프는 한국인, 필립은 독일인, 저는 프랑스인이다. 이렇게 다른 외국인들이 진주처럼 작은 도시에서 한 식당에서 일하는 게 흔치 않다. 그래서 손님들이 저희 대화를 신기해한다”라며 영어, 불어, 한국어가 오가는 대화에 대해 말했다.
필립은 먼저 식사를 마치고 어딘가로 사라졌다. 아내를 위해 따뜻한 붕어빵을 주기 위해서였다. 올해 아빠가 된 필립은 “이제 3개월 됐다”라며 아들을 소개했다. 아내는 “아들이 저랑 전혀 안 떨어지려고 하는데, (남편이) 쉬는 시간에 오는 게 도움이 된다”고 밝혔다.
두 사람의 첫 만남은 2012년. 아내는 “운동하다 도장에서 처음 만났다. 결혼할 줄은 몰랐다”고 첫 만남을 떠올렸다. 검도를 배우러 진주를 찾은 19살 필립과 동네 검도장에 다닌 17살 아내. 두 사람은 스무 살에 다시 만나 연인이 되고, 10년 후 부부가 됐다.
야근한 다음 날 아침 필립은 쉬는 날에도 일찍 일어났다. 밤새 고생한 아내 대신 오전 육아를 담당하기 위해서였다. 아들을 잠시 눕혀두고 청소를 하는 필립. 아내는 “청소를 잘하는 편이다. 쉬는 시간에 와서 바닥을 닦아줄 때도 있고”라고 밝혔다.
필립은 독일에서 온 고고학자였다. 그는 “한국에서 (유물) 발굴하는 일을 잠시 포기했다. 발굴할 때 여러 도시에 돌아다녀야 하는데, 올해는 아내가 임신해서 가족 옆에 있고 싶었다”며 가족을 위해 잠시 일을 쉬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최대한 빨리 다시 연구하고 싶다. 근데 다시 연구원에서 일하려면 진주에서 일할 수 없다. 저에겐 지금 가족이 중요하다”라며 가족 사랑을 전했다. 이후 필립은 아내를 위해 생애 두 번째로 미역국 끓이기에 나섰다. 미역 20인분을 불린 필립은 완성 후 “오늘 저녁도, 내일 아침도 미역국”이라고 밝혔다.
남금주 기자 ngj@tvreport.co.kr / 사진=KBS 1TV ‘이웃집 찰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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