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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원한 적은 없다: 박테리아-파지 공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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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숙주 박테리아를 용해하고 터져나오는 박테리오파지
박테리오파지(파지)는 ‘박테리아 포식자’라는 뜻을 가졌다

그 이름처럼 대부분의 파지는 숙주 박테리아를 터뜨려 죽음에 이르게 한다

그런데 일부 파지들은 숙주 박테리아에 해를 끼치지 않고 조용히 공생하며, 심지어 도와 주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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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지의 용균성 주기(좌)와 용원성 주기(우)
파지가 박테리아에 침입할 경우 바로 복제 및 세포 용해 경로로 돌입하는 경우는 드물다

대부분은 우선 숙주의 유전자에 통합되어 프로파지Prophage의 형태로 잠복해 있는다 (용원성 주기)

이후 새 숙주를 찾아야 할 상황이라고 인식할 경우 복제를 개시하며 독성 단백질을 만든 후 세포를 용해시키고 탈출한다 (용균성 주기 전환)[1]

※용균성만을 갖는 파지는 ​독성 파지virulence phage​라고 부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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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소 오염 토양에서 숙주 박테리아의 생존을 돕는 파지
그런데 극한환경에서는 기본적으로 숙주 박테리아의 생존성이 낮다

여기서 파지의 공격까지 받는다면 머지않아 모든 숙주가 죽고 파지도 증식할 수 없는 결과만이 남는다

이런 상황에서 파지는 숙주의 생존을 돕는 쪽으로 진화한다
토양 오염 환경에서 그 한 예시를 관찰할 수 있다

비소(As)는 인간뿐 아니라 미생물에게도 독이 된다

홍수 등으로 인해 광산에서 유출된 비소가 주변 토양에 퍼질 경우 박테리아의 대량 사망으로 이어질 수 있다

그런데 여기서 비소 해독 유전자인 arsM을 가진 파지가 박테리아 유전자에 프로파지로 통합될 경우 박테리아는 해당 유전자를 발현해 살아남을 수 있게 되며 곧 군집이 회복될 수 있다[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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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파지의 가축화 과정
이런 식의 공생이 계속되면 프로파지 내에서 숙주 독성을 가진 부분은 사라지게 되고 숙주를 도와 주는 부분만이 남아 완벽히 통합되게 된다

박테리아 유전자에서 오래된 프로파지로 추정되는 부분을 보면 숙주 독성이나 용균성 전환 스위치 등을 발현하는 부분에는 결함이 존재하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마치 야생동물이 인간에 필요한 부분만 남기고 가축이 되었듯이, 이를 파지 가축화라 비유하기도 한다[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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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인체 내에서도 비슷한 현상이 일어난다

파지는 인간 세포를 감염시킬 수 없지만, 어쨌든 외부 물질인 이상 체내 면역 시스템의 감지 대상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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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체 면역과 미생물들의 삼자관계
체내로 들어온 파지는 면역세포와 항체 등의 강한공격을 받는다

이럴 경우 박테리아와 파지는 인체면역이라는 공동의 적에 우선 대항해 협력하는 경우가 존재한다

파지는 박테리아에게 저항성 유전자를 전달하고, 박테리아는 파지를 자신의 유전자에 통합해 같이 복제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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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도상구균이 프로파지로부터 받은 유전자로 용해 효소를 만들어 백혈구를 공격하는 모습
황색포도상구균은 PVL파지에게 백혈구를 녹이는 효소를 만드는 두 유전자들(lukS 및 lukF)을 받아 사용할 수 있다[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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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f파지로 인해 생물막 형성이 촉진되는 녹농균. 파지 입자 자체가 생물막의 구성요소가 되기도 함
또한 녹농균은 pf파지로부터 대식세포의 인식을 회피하고 생물막Biofilm 형성을 촉진하는 유전자를 전달받아 감염력이 강해지기도 한다

그 때문에 항생제 단독 사용으로는 치료 효과가 떨어져 pf파지에 대한 항바이러스제를 동시 투약하는 치료법도 연구되고 있다[5]

※생물막: 표면에 부착된 미생물 군집이 분비하는 끈적하고 촘촘한 막. 부착을 강화하고 항생물질 및 면역세포 접근을 차단하는 효과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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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한 변수는 최근 증가하는 항생제 내성 슈퍼박테리아에 대한 대응책으로 언급되고 있는 파지 요법Phage Therapy 연구에 걸림돌이 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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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영제국의 황금기에 총리직을 수행한 파머스턴 경은 이런 말을 남겼다

“우리에겐 영원한 동맹도 영원한 적도 없다. 우리의 이익만이 영원하며 따라야 할 의무이다”

정치에서 탄생한 말이지만 생태계를 표현하기에도 참 적합한 말이라고 생각된다
1. Makky, Salsabil et al. “The bacteriophage decides own tracks: When they are with or against the bacteria.” Current research in microbial sciences vol. 2 100050. 31 Jul. 2021

2. Tang, Xiang et al. “Lysogenic bacteriophages encoding arsenic resistance determinants promote bacterial community adaptation to arsenic toxicity.” The ISME journal vol. 17,7 (2023): 1104-1115

3. Bobay, Louis-Marie et al. “Pervasive domestication of defective prophages by bacteria.” Proceedings of the National Academy of Sciences of the United States of America vol. 111,33 (2014): 12127-32

4. Marchi, Jacopo et al. “The dynamic interplay of bacteriophage, bacteria and the mammalian host during phage therapy.” iScience vol. 26,2 106004. 18 Jan 2023

5. Secor, Patrick R et al. “Pf Bacteriophage and Their Impact on Pseudomonas Virulence, Mammalian Immunity, and Chronic Infections.” Frontiers in immunology vol. 11 244. 21 Feb. 2020

출처: 싱글벙글 지구촌 갤러리 [원본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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