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 10만 원에 식사·의료서비스 전부 다 챙겨준다는 임대주택의 정체
전남 장성군 누리타운
영구 임대 공공복지 주택
각종노인 복지 서비스 갖춰
한국이 초고령화 시대로 접어들었다는 시각을 피할 수 없는 가운데 노인을 위한 주택 공급이 턱없이 부족한 상황이라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이는 노인 전용 주택에 거주를 원하는 노인 인구가 약 30만 명에 달하는 것과 달리 지금까지 확보한 노인 전용 주택은 전체 노인가구 약 775만 가구의 1%에도 못 미치는 3만 가구 수준에 그쳤기 때문이다.
이에 ‘시니어 주택 개발’ 필요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2일 진행된 한미글로벌 ‘시니어주택 개발’ 세미나에 따르면 최근 노인 주거복지시설에 입소한 노인은 전체 노인인구의 0.22%, 노인 의료복지시설 입소율은 2.43% 수준에 그친 것으로 파악됐다.
이어 보고서에 따르면 현재 노인 전용 주택이 3만 가구 교모로 전체의 0.4%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앞서 정부와 여당이 2027년까지 노인 전용주택 5,000가구를 공급하겠다는 목표를 세웠으나, 수요에 비하면 공급이 소수에 그친 것이다.
특히 최근 한국의 고령자 주거 환경은 소득 분위와 건강 상태에 따라 양극화 현상이 심화하고 있다는 지적 역시 이어졌다. 즉, 정말 돈이 많거나 정말 돈이 없어야 노인주택에 갈 수 있는 상황이다. 이 중 최근 월 10만 원의 임대료만 내면 살 수 있는 노인복지 주택이 주목받고 있다.
이는 지난 2019년 전남 장성군에 들어선 ‘누리타운’으로, 누리타운은 광주·전남지역 최초로 설립된 공공복지 주택이다. 누리타운은 65세 이상 어르신들 가운데 열악한 주거 환경에 놓인 분들에게 주택을 영구 임대 방식으로 제공한다.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10층 높이에 150가구 규모로 지어진 누리타운은 면적에 따라 단독가구가 사용하는 A형(전용면적 25㎡)과 부부가 사용하는 B·C형(전용 35㎡)으로 구분된다. 다수의 공공복지 주택 중 누리타운이 주목받는 이유는 저렴한 임대료를 자랑하기 때문이다.
당초 실버복지주택의 1인 월 임대료는 적게는 180만 원에서 300만 원이 넘는 수준이다. 이에 반해 누리타운은 저소득층 기준 35㎡의 경우 보증금 1,028만~1,531만 원에 월 8만 6,000~12만 8,000원 정도로 확인됐다. 즉, 한 달 임대료가 약 10만 원 선에서 해결되는 것이다.
이는 장성군이 보증금과 임대료를 영구임대주택 수준으로 책정한 영향으로 보인다. 또한, 누리타운의 경우 노인들이 생활 속에서 안전사고 위험에 노출되지 않도록 건물 전체를 문턱이 없는 구조로 만드는 등 노인을 위한 맞춤형 시설을 제공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화장실을 비롯한 엘리베이터 앞에는 안전 손잡이가 설치되어 있으며, 사회복지관을 비롯해 가구별 심층 상담은 물론 각종 노인복지 서비스를 맞춤형으로 제공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인근에 있는 보건소와 연계해 건강 체크 서비스를 정기적으로 받을 수 있다. 더하여 복지관 직원이 처방전을 대신 받아 광주·전남 일대 약국 10여 곳에 연락해 택배로 약을 받을 수도 있다.
누리타운이 제공하는 복지는 여기에 그치지 않는다. 누리타운의 경우 다른 노인복지 주택에서 운영하는 여가 교실, 건강증진실, 찜질방 등도 내부에 있어 주거·복지·보건 서비스를 한 곳에서 제공하는 ‘원스톱 시스템’을 자랑한다. 이어 누리타운은 무료 또는 약 1,000원 수준의 식대를 내고 점심을 제공하고 있다.
한편, 누리타운의 탄생에는 장성군의 무수한 노력이 뒷받침했다는 평가가 이어지고 있다. 이는 지난 2015년 국토교통부 공공실버 주택 시범 사업 추진 설명회가 진행됐을 당시 시범 사업엔 광역자치단체만 지원할 수 있었으나 장성군이 해당 사업을 따내기 위해 수십번의 설득을 거쳤기 때문이다.
장성군 관계자에 따르면 당시 장성군은 광주광역시(13%)보다 높은 장성군(27.8%)의 만 65세 이상 노인 비율을 강조하면서 군 단위 지자체의 고령화 심각성을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로 10여 차례에 걸쳐 국토부에 건의한 끝에 광주·전남 지역 최초로 공공실버주택 시범 사업지로 선정됐다.
또한, 이들은 다른 시군의 사업 잔액을 추가해 최초 가구 수(100가구)의 1.5배인 150가구를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더불어 토지 구입 비용 포함 총 164억 원(국비 151억 원, 군비 13억 원)의 사업비는 전액 국비를 지원받아 진행하며 군 예산을 아꼈다.
현재 다수의 공공 고령자 복지주택이 늘어나고 있으나 누리 타운이 주목받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현저히 낮은 수준의 임대료를 고집함과 더불어 군의 복지 확대 노력이 끝없이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누리타운이 최고의 가성비 실버주택으로 주목받자 다른 지자체에도 비슷한 형식의 공공임대주택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공공임대주택 개발 필요성에 대한 목소리가 높아지자, 정부는 누리타운과 같은 공공 고령자 복지주택 공급은 더욱 늘릴 예정이다. 이에 대해 박상우 국토교통부 장관은 “지난해 고령자 주택 공급 방식을 다변화해 2023년보다 3배 확대된 3,000가구 공급을 계획했다”며 “최근 우리나라가 초고령화 사회에 진입함에 따라 고령자 등 서민층을 대상으로 하는 주거복지 정책을 흔들림 없이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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