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 공동 1등은 ‘오겜2’, ‘사랑의 하츄핑’…믿을수 없는 결과 [리폿@시네마]
이제 영화관뿐만 아니라, OTT로도 영화를 즐길 수 있는 시대입니다. 현재 OTT에 존재하는 수많은 영화 중, 1위(상위권)에 있는 작품은 어떻게 대중의 선택을 받을 수 있었을까요? 현시점에서 OTT에서 인기가 있는 영화를 소개합니다. 기사 본문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돼 있을 수 있습니다.
[TV리포트=박정수 기자] 최근 넷플릭스의 ‘오늘 대한민국의 TOP 10 영화’ 목록에서 예상치 못한 주인공이 등장했다. 바로 김수훈 감독의 애니메이션 영화 ‘사랑의 하츄핑’이다. 이 작품은 3일 오후 7시 기준, 당당히 1위에 랭크되며 화제를 모으고 있다. 국내외 대작 영화들이 경쟁하는 이 목록에서 어린이 애니메이션 영화가 선두에 선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파산핑'(파산+티니핑), ‘등골핑'(등골+티니핑)이라는 단어를 한 번쯤 들어본 적 있을 것이다. 지난해 8월 7일 개봉하며 어린 자녀를 둔 부모님을 웃고 울게 했던 ‘사랑의 하츄핑’이 넷플릭스에서 역주행하고 있다. ‘사랑의 하츄핑’은 인기 애니메이션 ‘캐치! 티니핑’ 시리즈 최초의 극장판인 애니메이션 영화로, 극장판 3부작 중 첫 작품이다.
하지만 최근 이 작품이 다시 주목받게 된 이유는 단순히 작품성 때문만은 아니다. 지난달 26일 공개된 ‘오징어게임 시즌2′(이하 ‘오겜2’)가 전 세계적인 열풍을 일으키며 콘텐츠 소비 트렌드에 영향을 미쳤다. ‘오겜2’는 공개 단 2일 만에 93개국에서 1위를 기록, 한국 콘텐츠의 위상을 다시 한번 증명했다. 성인 시청자들이 ‘오겜2’에 몰입하며 다른 영화 콘텐츠 소비가 상대적으로 줄어든 틈을 타, ‘사랑의 하츄핑’이 가족 단위 시청층을 중심으로 주목받은 것이다.
어린이를 동반한 가족들은 쉽게 접근할 수 있는 넷플릭스를 통해 이 작품을 다시 즐기고 있다. 이미 극장에서 관람한 부모들조차 자녀와 함께 VOD로 재시청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현재 넷플릭스 영화 TOP 10에는 해외 영화가 주를 이루고 있다. ‘캐리온’, ‘머시’, ‘더 킬러: 죽음의 여왕’ 등 대부분이 외국 영화로 채워져 있다. 국내 영화 중에서는 ‘파일럿’이 여객기 사고 여파로 주목받으며 4위를 기록했다. 이처럼 성인 시청자들이 해외 작품과 특정 사건과 관련된 콘텐츠에 집중하는 가운데, ‘사랑의 하츄핑’은 가족 단위 시청층의 지지를 바탕으로 차별화된 경쟁력을 확보했다.
성인들이 하루에 할애할 수 있는 여가 시간은 한정돼 있다. 최근 ‘오겜2’가 공개되면서 지하철에서도 ‘오겜2’를 시청하는 사람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특히 ‘오징어게임’이 세계적인 인기를 끈 만큼, 시즌2도 엄청난 관심과 기대를 받았다. ‘오겜2’로 인해 성인의 콘텐츠 소비가 드라마로 집중된 현상이 ‘사랑의 하츄핑’의 이례적인 1위 등극에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이 크다.
물론 ‘사랑의 하츄핑’ 1위 이유에는 훌륭한 작품성도 있을 것이다. 영화 ‘사랑의 하츄핑’은 누적 관객 123만 명을 동원하는 기염을 토했다. 12년 만에 100만 관객을 동원한 한국 애니메이션 작품으로, 실제 어린 시청층에는 인기가 높다. 그럼에도 넷플릭스 공개 시기 또한 절묘했다. ‘사랑의 하츄핑’은 지난달 30일 공개됐다. ‘오겜2’ 공개 나흘 만이다. OTT 플랫폼에서 1위를 하기란 결코 쉽지 않다.
‘사랑의 하츄핑’과 ‘오징어게임2’는 전혀 다른 성격의 콘텐츠지만, 이 둘이 넷플릭스에서 동반 상승 효과를 일으키고 있다. OTT 플랫폼에서 콘텐츠 간의 상호작용은 앞으로도 다양한 콘텐츠가 재조명될 가능성을 시사한다. 과연 이 인기가 단발적인 현상으로 끝날지, 아니면 더 큰 성공으로 이어질지 귀추가 주목된다.
한편, ‘오징어게임2’와 ‘사랑의 하츄핑’은 넷플릭스에서 시청할 수 있다.
박정수 기자 pjs@tvreport.co.kr / 사진= TV리포트, 영화 ‘사랑의 하츄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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