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출 줄인다”… 미국 부자들도 2025년 공통으로 두려워하는 ‘한 가지’
가계 지출·저축 불균형
은퇴자 지출 억제
재정 관리 중요성 대두
2025년 새해를 앞두고 있었던 미국인들의 가장 큰 재정적 걱정거리는 인플레이션인 것으로 나타났다. 월렛허브(WalletHub)가 최근 발표한 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56%가 “인플레이션을 가장 우려한다” 라고 답했다. 이는 미국 경제가 비교적 안정세를 보이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많은 사람들이 여전히 물가 상승에 대한 두려움을 가지고 있는 것을 보여준다.
월렛허브의 보고서는 이러한 고민의 주요 원인으로 가계 지출과 저축 간의 불균형을 꼽았다. 조사에 따르면 평균적인 미국 가구의 저축액은 약 8,000달러로 평균 신용카드 부채인 1만 757달러에 비하면 훨씬 적은 수준이다.
이는 인플레이션 둔화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많은 가구가 재정적으로 가난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특히 식료품과 주택 비용과 같은 필수 품목의 가격 상승이 가계 예산에 큰 압박을 가하고 있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많은 미국인들이 2025 새해를 맞아 재정 습관을 개선하려는 의지를 보였다. 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41%는 더 많은 저축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21%는 지출을 줄이겠다고 답변했다.
또 다른 20%는 추가 소득 창출을 위해 노력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는 인플레이션에 대한 우려가 단순히 경제적 어려움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개인의 재정 관리에 대한 가치관 변화로 이어지고 있음을 보여준다.
특히 은퇴자들 사이에서 이러한 재정 관리의 중요성이 떠오르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많은 자산을 보유한 은퇴자들조차도 자신이 보유한 자금보다 오래 살 가능성과 미래 수익률의 불확실성 때문에 지출을 억제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예를 들어, 10만 달러 이상의 금융 자산을 보유한 65세 이상의 기혼 남성은 연평균 자산의 2.1% 미만을 소비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자산운용업계에서 은퇴 후 자금 부족을 방지하기 위해 권고하는 지출률인 4%보다 낮은 수준이다.
전문가들은 이와 같이 적은 소비가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에서 비롯된다고 분석했다. 텍사스 금융서비스대학의 마이클 핀케 교수는 “은퇴자들은 자신의 수명이 얼마나 될지 모르기 때문에 지출을 제한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또한, 은퇴 자산의 수익률이 불확실하다는 점도 소비를 줄이는 주요 원인으로 지목됐다. 무분별한 소비를 미래에 대비하지 않는 행위로 간주해 스스로 ‘심리적 장벽’을 세운다는 이야기다.
그러나 이러한 보수적인 재정 관리가 반드시 긍정적인 결과만을 가져오는 것은 아니다. 산타클라라 대학교의 메이어 스탯먼 교수는 “불확실성에 따른 지나친 소비 억제는 여생 동안 누릴 수 있는 즐거움을 박탈할 수 있다”라고 경고하며, “적절한 균형이 필요하다”라고 조언했다.
은퇴 설계사인 애덤 채프먼은 “많은 돈을 남기고 세상을 떠나는 것은 삶을 충분히 누리지 못한 채 지나친 희생을 했다는 의미일 수 있다”라고 강조했다.
한편 월렛허브 조사에서는 개인 재정에 대해 긍정적인 시각을 가진 미국인들도 다수 발견됐다. 전체 응답자의 약 67%는 내년 자신의 재정 상황이 올해보다 나아질 것이라고 응답하며 인플레이션 상황 속에서도 희망을 잃지 않고 있었다.
이는 많은 사람들이 현재의 재정적 어려움을 극복할 방법을 모색하고 있으며 새로운 기회를 통해 더 나은 미래를 기대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다.
미국인들의 이러한 재정적 태도는 2025 새해를 맞아 개인과 가계 차원에서 재정 관리를 열심히 하려는 의지를 반영하고 있다. 이는 경제적 안정성을 확보하는 것을 넘어 개인의 삶의 질을 개선하고 더 나은 미래를 설계하려는 노력의 하나로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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