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병헌 “‘오겜2’ 전개, 내 생각과 달라…황동혁 감독은 천재 이야기꾼” [인터뷰③]
[TV리포트=김현서 기자] ‘오징어게임2’ 이병헌이 성기훈 캐릭터에 대한 생각을 밝혔다.
8일 서울 종로구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넷플릭스 오리지널 ‘오징어게임2’ 배우 이병헌의 인터뷰가 진행됐다.
넷플릭스 오리지널 ‘오징어게임2’는 복수를 다짐하고 다시 돌아와 게임에 참가하는 ‘기훈'(이정재 분)과 그를 맞이하는 ‘프론트맨'(이병헌 분)의 치열한 대결을 그린 작품이다. 극 중 이병헌은 ‘오징어게임’ 프론트맨이자, ‘001’번 참가자 오영일 역을 맡았다.
‘오징어게임2’ 전개가 본인 생각과 달랐다고 말한 이병헌은 “사실 저도 감독님도 아무 생각이 없었다. 제가 ‘우리들은 블루스’ 촬영 때문에 제주도에 몇개월 머물렀을 때 감독님이 놀러오신 적이 있다. 같이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는데 ‘인호가 프론트맨으로 어떻게 참여하게 됐는지가 아닐까’라고 하셔서 그런 줄 알았다. 그런데 대본을 보고 깜짝 놀랐다. ‘이걸 현재진행형으로 간다고?’ 싶었다”며 “6개월 정도 시간 동안에 어떻게 13개의 에피소드를 만들었나 싶었다. 감독님이 정말 천재적인 이야기꾼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야기를 만들어내는 천부적 소질이 있다”라고 극찬을 이어갔다.
프론트맨 영일이 직접 게임에 참가한 이유는 무엇일까. 이병헌은 “기본적으로 저는 대본이 있으면 거기에 맞춰야 한다고 생각했다. 나름 (들어간 이유를) 합리화 시키면 프론트맨은 같은 과정을 겪어온 성기훈에게 본인을 대입할 수밖에 없다. 그런데 기훈이 모든 걸 뒤로 한 채 다시 게임판으로 돌아온 것을 보고 ‘어쭈’ 싶었을 것 같다”라며 “인간성의 바닥을 경험한 성기훈의 태도를 보고 신념을 바꿔주고 싶다는 생각을 했을 것 같다. 이후 성기훈이 게임 시스템을 망가트리려고 한 것도 원동력이 됐을 것 같다”라고 덧붙였다.
직접 게임을 하며 영일이 즐거워 보였다는 반응에 대해 이병헌은 “게임에 들어오기 전 처참한 삶을 살았다. 아내가 임신해 돈을 벌어야 하는데 회사도 잘리고 그런 난감한 상황이었다. 더이상 삶의 희망이 사라진 상태였다. 죽지 못해 사는 사람이었고, 우승자가 되기까지 과정은 더 처참했을 거다. 얼마나 많은 죽음과 인간의 밑바닥을 목격했겠나”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비관의 끝을 달리는 과정을 통과한 사람에게 기쁨, 환희가 나올 수 있을까 생각했다. 감독님이 촬영을 하며 조금 더 감정을 드러내 달라고 디렉팅을 하셨다. 배우로서의 판단과 감독님으로서 전체를 보는 시간은 다르지 않나. 확실히 (따라가니) 재미는 있었다”라고 덧붙였다.
이병헌은 성기훈을 바라보는 기본적인 태도에 대한 질문을 듣자 “기본적인 감정은 ‘네가 얼마나 잘못된 생각을 했는지 봐’다. 하지만 0.01% 정도는 그 친구를 보며 예전의 본인 모습을 비춰봤을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그래서 다른 캐릭터보다 애정을 가지고 봤을 거라는 생각이 든다”라고 말했다.
김현서 기자 khs@tvreport.co.kr / 사진= 넷플릭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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