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 뒤면 일본처럼 된다’… 한국도 유령집 나온다고 예측한 이유
부동산 거품 절정 후 붕괴
장기 경기 침체 위험 예상
단기적 한국 부동산 시장 강세
일본과 한국의 부동산 시장은 경제와 사회 구조의 유사성 때문에 자주 비교 대상이 된다. 일본은 1980년대 말 부동산과 주식 시장의 거품이 절정에 달한 후 1990년대 초 거품이 붕괴되면서 경제가 장기 침체에 빠졌다. 일본의 사례는 한국의 미래를 예측하는 데 중요한 참고 자료가 되고 있다.
일본은 1980년대 급격한 경제 성장 속에 부동산과 주식 시장에 막대한 투자가 이루어졌다. 그러나 1990년대 초 거품이 꺼지면서 부동산 가격은 급락했고 기업과 개인이 보유한 부동산의 가치는 폭락했다. 이로 인해 은행은 부실 채권 문제에 직면했고 경제 전반이 악순환에 빠지며 장기 침체의 길로 들어섰다.
거품 붕괴 이후 일본은 급속한 고령화와 인구 감소로 부동산 시장의 수요가 감소하며 빈집 문제가 심화되었다. 일본 총무성은 2023년 10월 1일 기준으로 전국의 빈집 수가 지난 5년간 51만 채 증가해 900만호에 달한다고 밝혔다. 이는 빈집이 차지하는 비율이 13.8%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한 것이며 2018년 조사 때보다 0.2%포인트 증가한 수치다. 도쿄와 같은 대도시마저 빈집 문제가 발생하고 있으며 일부 지역은 묘지보다 집값이 저렴한 상황에 이르렀다.
한국은 현재 일본과 비슷한 경제적, 사회적 문제를 겪고 있다. 수도권을 중심으로 부동산 가격이 급등했으며 서울과 경기도 지역은 특히 높은 수요와 가격 상승을 경험했다. 그러나 최근 들어 거래량 감소와 정부의 대출 규제, 금리 인상 등이 맞물리면서 부동산 시장의 조정이 예상되고 있다.
한국부동산원은 2024년 12월 다섯째 주 서울 아파트 매매가는 보합(0.0%)을 기록했다고 2일 발표했다. 지난해 3월28일 발표한 3월 넷째 주 주간 아파트 가격이 0.01% 상승을 기록한 이후 40주간의 상승세가 중단되며 주택 시장에 냉각 조짐이 보인다. 한국은행은 일본과 다르다는 점을 강조하며 한국의 부동산 상승률이 일본의 거품 경제 당시만큼 급격하지 않고 주택 공급량도 일본보다 낮다고 밝혔다. 하지만 가계 부채 증가와 인구 감소, 고령화로 인한 장기적 전망은 밝지 않은 상황이다.
두 나라 모두 부동산 시장의 거품이 경제 전반에 미치는 영향을 체감하고 있다. 저출생과 고령화는 부동산 시장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주요 요인이기 때문이다. 일본은 1992년부터 생산 가능 인구가 감소하기 시작했고 한국은 2018년부터 이와 비슷한 경향을 보이고 있다.
또한 두 나라는 경제 성장 둔화와 부동산 중심의 자산 시장 의존이란 공통점을 가지고 있다. 일본은 고도 성장기 동안 대도시로의 인구 집중 현상을 겪었고 이로 인해 지방의 빈집 문제가 심화되었다. 한국 역시 수도권과 지방 간의 격차가 벌어지며 지방의 빈집 문제가 가시화되고 있는 상황이다.
전문가들은 “단기적으로 한국은 서울과 수도권의 부동산 시장이 여전히 강세를 보일 가능성이 높다. 그러나 장기적으로는 지방뿐만 아니라 수도권에서도 빈집 문제가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라며 “일본의 사례에서 알 수 있듯이 인구 감소와 고령화가 지속되면 부동산 수요가 감소하고 이에 따른 경제적 부담이 늘어날 것이다.”라고 말했다.
정부는 최근 빈집 정비 활성화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행정안전부는 지난 1월 빈집을 철거하더라도 5년간은 토지 보유 기준이 아닌 철거 전 주택 보유에 따른 재산세액 수준으로 내도록 세법 시행령을 개정했다. 빈집을 철거하면 빈 토지에 과세가 되기 때문에 집이 있을 때보다 재산세가 높게 부과되는 것이 이유다.
이어 행정안전부는 지난 8월 국토부·농림부·해수부와 함께 ‘빈집 정비 통합 지원 태스크포스(TF)’를 출범했다. 범정부 TF는 작년 50억 원을 시작으로 3년간 총 250억 원을 투입해 빈집 정비에 적극적으로 나설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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