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부] 만두머리 검객과 만두머리 전사
여느때처럼 평화로운 부여성 남쪽
누군가가 환두대도를 필요한 사람에게 훈지한다고 한다
마침 때묻지않은 전붕이(부캐아님)가 주변에 있으니 데려오자
보여라 네가 환두를 가질 자격이 있다는 것을
하지만 폐사위기에 놓여있다는 전붕이
아 그거 원래 그래
자호굴? 끄덕끄덕
와중에 환두는 다른 사람의 손에 넘어가고 만다
그나저나 오른쪽 금옷 만두도사 그사이에 증식한거 무엇?
하지만 어떻게든 레벨 58을 찍었다는 전붕
왕퀘가 그에게 남은 마지막 희망이다
갈땐 가더라도 왕퀘 한번 정도는 괜찮잖아?
소환출두 없는 검객이라 미안하구나… 뚜벅뚜벅
가끔 도사가 안구해지는 날은 나도 왕퀘를 하다 끄기 때문에 그다지 오래된 풍경은 아니다
멀뚱멀뚱 서있기만 하는 전붕이
앞으로 몹시 증오스러워질 부여왕 녀석을 알현하는 법을 가르쳐준다
첫 타겟은 전붕의 앞날을 축복하듯 저 레벨대에 가장 맛있다는 전갈장이 뽑혔다
나에게도 한때 전갈떼가 공포스러웠던 시절이 있었지만 이젠 우습다
손쉽게 전붕이의 경험치로 요리해준다
겸사겸사 옆에 있던 구미호도 잡아 사각방패로 요리해준다
느낀건데 전붕이들은 누가 뭘 주면 바로 먹기보단 잠깐의 딜레이가 있다
내가 정말 먹어도 되는건가? 그런 느낌
사실 나도 아직 그렇다
도인이 호박을 나눠주면 뭔가 잘못된게 아닐까 하는 것을 느낀다
두근두근
푸짐한 경험치에 화들짝
자호 한마리도 잡기 힘든 레벨에 전갈장x10 경험치는 미친거긴 해
맞아
그건 아니야
계속해서 왕퀘를 깨던 그 때 누군가의 방해로 막막해진 전붕2들
출캐가 없어 역시 뚜벅이로 왕퀘를 하던 어느 술사님의 도움으로 해결
뚜벅이 고통은 뚜벅이가 잘 안다
자세히 찍진 못했지만 자기가 직접 잡아보고 싶다는 전붕
경험삼아 괜찮은 일이 될 것 같아서 비켜주었지만
전갈장 한마리 잡고 검피가 되어버린 전붕
마침 슬슬 게임 끌 때도 되었다고 한다
자호굴에서 쓸 웅담 사느라 돼지굴에서 번 돈을 다 써버렸다는 그에게 웅담대신 하늘의기원을 배워서 쓰라는 조언을 하고(하늘의기원 ㄹㅇ 사마귀굴 앵벌이 효자스킬임) 얼마 안되는 술값과 무쌍현랑부를 들려보냈다
“힘들지 않으세요?”
헤어지기 전 그의 질문이 머리에 맴돈다
본캐 없는, 인맥 없는, 그리고 사전 지식이 없는 전사의 삶
나 역시 매 순간이 폐사 위기라는 그 길을 걷고있기에 언덕을 넘을 때마다 넘어야 할 또 다른 언덕이 끝없이 펼쳐지는 그 허탈함과 고됨을 잘 알고 있지만
길이 멀고 험한 것을 걱정하고 불평하며 걷기보단 그 위에서 좋은 사람과 경험을 얻길 기대하며 걸어보는 건 어떨까
사실 즐긴다면 생각보다 그렇게까지 못해먹을 일은 아니기도 하고 말이야
다시 만나지는 못하더라도 부디 내가 준 무쌍현랑부를 쥘 때 까지만이라도 살아남아 바람에서의 시간을 좋은 추억으로 남겨주었으면 좋겠다
-完-
출처: 바람의나라 클래식 갤러리 [원본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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