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0세’ 이순재, 눈물의 대상 수상… 노배우의 품격을 증명하다(‘KBS연기대상’)[종합]
[TV리포트=이혜미 기자] 배우 이순재가 ‘KBS 연기대상’ 대상을 거머쥐며 노배우의 품격을 증명했다 .
11일 녹화 방송으로 꾸며진 2024 KBS ‘연기대상’ 시상식에선 이순재가 영예의 대상 수상자로 등극했다.
1934년생인 이순재는 현역 최고령 배우로 68년 연기인생 중 ‘연기대상’을 수상한 건 이번이 처음.
이날 ‘개소리’로 대상을 수상한 이순재는 “오래 살다 보니 이런 날이 온다. 내가 KBS 첫 작품에 출연을 했다. 선배님들을 모시고 작은 역할을 했다. 오늘 이 아름다운 상, 이 귀한 상을 받게 됐다”며 벅찬 소감을 나타냈다.
이어 “해외에선 60세가 넘어도 연기상을 준다. 우리 같으면 공로상을 줄 텐데. 연기는 연기로 평가해야지, 다른 요소로 풀어나가면 안 된다. 이 상은 나 개인의 상이 아니다. 내가 지금까지도 가천대학교 교수로 근무하고 있다. 드라마 때문에 살피지 못해 미안하다고 하니 학생들이 걱정 말라고 하더라. 학생들을 믿고 최선을 다해서 해냈다. 감사하다”며 눈물을 흘렸다.
최우수상은 ‘다리미 패밀리’ 김정현과 ‘미녀와 순정남’ 지현우, ‘다리미 패밀리’ 박지영과 ‘미녀와 순정남’ 임수향에게로 돌아갔다.
지난 2021년 이른바 ‘가스라이팅 논란’으로 물의를 빚었던 김정현은 “사실 몇 년 전까지만 해도 다신 연기를 못할 거라 생각했었다. 이런 자리에 설 수 있는 게 감사하다”면서 “개인적으로 진정한 감사는 과거에 대한 반성 없이 이뤄질 수 없다고 생각한다. 해선 안 되는 못된 행동으로 많은 분들에게 상처를 드렸다. 진심으로 사과드린다”며 고개를 숙였다.
이어 “사죄를 드렸다고 끝이라 생각하지 않고 용서를 바라지도 않는다. 내 삶을 이어가기 위해선 반드시 해야 하는 과정이라 생각한다”며 “동료 분들에게 힘이 될 수 있는 구성원이 되겠다. 이 자리에 설 수 있게 해주신 팬 분들에게 감사하다는 말씀 전하고 싶다”라고 했다.
지현우는 “내가 촬영하면서 느낀 건 캐릭터를 연구하고 연구하면서 나 또한 한 인간으로서 성장하고 배우고 있다는 것이다. 우리 드라마 초반부에 ‘배우는 얼굴 팔아먹는 직업이 아니라 아름다운 영혼을 나눠주는 직업’이라는 대사가 나오다. 그 대사를 지금도 음미하곤 한다. 요즘 마음이 아픈 시기인데 연기로서 시청자 분들의 영혼에 따뜻한 차를 내어줄 수 있는 그런 배우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라며 소감을 나타냈다.
박지영은 “2024년 12월이 힘들게 지나가고 있다. 마음 졸이고 무겁고 아픈데 오늘 하루만 지나면 2025년이다. 부디 2025년 연말은 따듯한 이야기로 보낼 수 있길 소망한다. 감사하다”며 인사를 전했다.
임수향은 “머릿속이 하얘진다. 14살부터 연기자를 꿈꿨다. 늘 이 자리에 있기를 기도하고 갈망했는데 어느새 그 소중함을 모르고 살지 않았나 싶어 부끄러운 마음이 있다. 이런 대단하신 배우님들과 한 자리에 서서 최우수상을 수상하는 순간을 꿈꿨다. 갑자기 이 모든 일들이 비현실적으로 느껴진다. 연기할 수 있게 해주셔서 감사하다”며 눈물의 소감을 표했다.
이혜미 기자 gpai@tvreport.co.kr / 사진 = ‘KBS 연기대상’ 방송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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