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하기 힘들다는 ‘명절 기차표’…역귀성 티켓만 할인하는 현실 이유

KTX·SRT 역귀성 요금 할인
역귀성 시간 열차 이용객 ↓
일반 요금 30~40% 할인

9일 정부와 국민의힘이 올 설 명절을 앞두고 설 연휴 KTX·SRT 역귀성 요금을 30∼40% 할인하는 등 명절 소비 진작·물가안정 대책을 추진키로 한 가운데 역귀성 기차표에만 할인이 적용되는 이유에 관심이 증가하고 있다.

이날 당정은 국회에서 열린‘설 성수품 가격 안정 및 소비 진작을 위한 당정협의회’에서 연휴 기간 지역 관광 활성화를 위해 KTX·SRT 역귀성 30∼40% 할인 행사를 진행한다고 밝혔다. 더하여 정부는 중소기업 근로자 15만 명에게 총 40만 원의 국내 여행 경비를 지원하고 비수도권 숙박 최대 3만 원 할인 쿠폰 100만 장을 신규 배포할 방침이다.

또한, 명절 기간 소비 진작을 위해 역대 최대 규모로 알려진 5조 5,000억 원 규모의 온누리 상품권을 발행하고 할인율을 15%로 상향하는 한편 환급 행사 등도 진행할 예정이다. 특히 카드형 모바일 온누리 상품권으로 13만 원 상당 물품을 구매하면 4만 원 할인 혜택이 적용된다.

소비 진작을 위해 전통시장 상인 대상 총 50억 원의 성수품 구매 대금도 지원하기로 했다. 이어 영세 소상공인 배달·택배비 연간 최대 30만 원 지원 및 폐업 지원금 사업이 다음 달 개시되고 저소득·중증장애인 근로자 1만 3,000명에 대한 월 7만 원의 교통비도 조기 지급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소비 진작과 함께 물가 안정을 위해서 정부는 설 연휴까지 배추·무·사과·배 등 16대 성수품의 공급 물량을 평시보다 1.6배 확대하는 쪽으로 의견을 모았다. 이에 대해 송미령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은 “농산물의 경우는 작년부터 이어진 빈번한 이상기후 등으로 수급 여건이 그리 녹록지 않은 상황”이라며 “정부 비축 물량, 농협 계약재배 물량 등을 집중적으로 공급하고 도축장을 주말에도 운영하는 등 축산물 공급량도 대폭 늘리도록 하겠다”라고 밝혔다.

이날 설 연휴 KTX·SRT 역귀성 요금에 30∼40% 수준의 할인이 적용된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시민들의 이목은 할인 이유에 쏠렸다. 실제로 앞서 정부는 꾸준히 명절 기간 역귀성 기차표의 할인 요금을 적용해 왔다. 역귀성이란 명절 때에, 고향에 살고 있는 부모가 도시에 사는 자식을 찾아가는 것을 의미한다.

관련 업계에 따르면 역귀성 승차권에 대폭 할인되는 이유는 귀성 승차표는 구하기가 어렵지만 역귀성 하는 시간대에는 열차 이용객이 별로 없기 때문으로 추측되고 있다. 특히 명절은 민족대이동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귀성 전쟁’이 매년 이어지고 있다.

일반적으로 자식이 부모님의 집을 찾아뵙는 귀성과 달리 자식을 배려한 부모들의 움직임을 역귀성으로 본다. 당초 역귀성은 바쁜 자녀를 배려한 부모의 움직임으로 보았으나, 최근에는 심각한 교통체증과 구하기 힘든 차편 등의 이유로 역귀성을 택하는 이들이 늘어났다.

실제로 한국국토연구원이 2018년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2017년 역귀성 비율은 11.3%로 2008년(6.7%)에 비해 2배가량 늘어난 것으로 확인됐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정부는 역귀성을 택한 이들을 위한 배려나 혜택을 많이 제공하는 것으로 추측된다. 이에 역귀성 하는 이들을 위한 승차권 할인은 물론 편리한 역귀성을 제공하기 위한 이벤트를 곳곳에서 열기도 했다.

한편, 지난 8일 정부와 여당이 고위 당정 협의회를 열고 오는 27일을 임시공휴일로 지정하기로 했다고 밝히면서 이번 설의 경우 최대 9일의 황금연휴가 현실화할 전망이다. 다만, 현재까지 임시공휴일 지정에 대한 확정은 나지 않아 향후 달라질 가능성 역시 존재한다.

9일 정부는 소비 진작·물가안정 대책을 추진키로 함과 동시에 오는 27일 임시공휴일 지정에 대해 한 차례 더 검토한 뒤, 다음 주 예정된 국무회의에서 확정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1월 말 설 명절이 민생 경제 회복의 계기이자, 지난 한 해 수고하신 국민들께 소중한 재충전의 시간이 될 수 있도록 설 명절 대책을 마련했다”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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