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여보다 비싼 매입 선택했다” 정용진, 의외의 이유 살펴봤더니…
증여 대신 지분 매입
정용진, 개인 자산 투입
책임 경영 의지 표명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이 약 2,141억 원을 들여 모친 이명희 총괄회장의 이마트 지분 10%를 전량 매입한다는 소식에 재계가 술렁이고 있다. 왜 그는 더 저렴한 증여 대신 매입을 택했을까? 이번 결정이 단순한 지분 이동 이상의 의미를 담고 있을 가능성이 제기되며 다양한 해석과 함께 그 의도에 이목이 집중된다.
이마트는 지난 10일 공시를 통해 정용진 회장이 이명희 총괄회장이 보유한 이마트 보통주 10% 전량을 시간 외 거래로 매입한다고 밝혔다. 매입가는 주당 7만 6,800원으로, 전날 종가 6만 4,000원에 20%의 할증이 붙은 가격이다. 이번 거래의 총액은 약 2,141억 원에 달한다. 정 회장은 이번 매입을 위해 개인 자산을 활용할 예정으로, 거래가 완료되면 그의 이마트 지분율은 기존 18.56%에서 28.56%로 상승하게 된다.
재계에서는 정 회장이 증여보다 비용 부담이 큰 매입 방식을 선택한 이유에 대해 다양한 해석을 내놓고 있다. 친족 간 지분 매입은 증여에 비해 두 배 이상의 세금 부담이 따른다. 이명희 총괄회장도 이번 매각으로 인해 수백억 원대의 양도소득세를 납부해야 한다. 그럼에도 정 회장이 매입 방식을 고수한 것은 그의 경영 의지와 시장에 보내는 메시지가 강하게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재계 관계자는 “이번 매입은 이마트의 기업가치를 제고하고, 정 회장이 책임 경영을 통해 실적 개선과 미래 성장 가능성을 강화하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라며 “경영 환경이 불확실한 상황에서 시장의 신뢰를 회복하려는 전략적 행보로 해석된다”라고 말했다.
정 회장의 이번 지분 매입이 단순히 책임 경영을 넘어 신세계그룹의 계열 분리와도 관련이 있을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 신세계그룹은 2011년 이마트를 신세계에서 분할해 별도 법인으로 운영하기 시작했으며, 이후 그룹 내 지배 구조는 이마트와 ㈜신세계 두 축으로 나뉘어 있다. 지난해 10월 정유경 회장이 ㈜신세계 회장으로 승진하며 공식적으로 계열 분리를 선언한 만큼, 이번 지분 매입은 계열 분리 작업의 일환일 가능성도 제기된다.
법적으로 계열 분리가 이루어지려면 친족 간 지분 정리가 선행되어야 한다. 이명희 총괄회장이 보유한 이마트와 ㈜신세계 지분 각각 10%는 계열 분리의 핵심 변수로 꼽혀왔다. 정 회장의 지분 매입으로 이마트 최대 주주 지위는 더욱 공고해졌지만, ㈜신세계 지분 처리 방향은 아직 결정되지 않은 상태다.
정 회장의 지분 매입이 완료되면 동생인 정유경 신세계 회장의 행보도 주목된다. 정유경 회장이 모친의 ㈜신세계 지분을 인수할 경우 상당한 규모의 자금을 투입해야 한다. 업계에서는 약 1,550억 원이 소요될 것으로 추산한다.
다만, 신세계그룹 관계자는 “정유경 회장의 지분 인수는 아직 결정된 바 없다”며 신중한 입장을 밝혔다. 실제로 계열 분리가 완료되기까지는 시간이 더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과거 신세계그룹이 삼성그룹에서 계열 분리하는 데에도 4년 이상이 소요된 바 있다.
정 회장의 이번 지분 매입은 대내외적으로 어려운 경영 환경 속에서 시장 신뢰를 회복하려는 의지를 강력히 보여준 사례로 평가된다. 이마트는 지난해 실적 부진으로 인해 시장의 우려를 샀으며, 정 회장이 이번 결단을 통해 이러한 우려를 불식시키고 기업가치 상승의 발판을 마련하겠다는 의도를 드러낸 것이다.
재계에서는 정 회장이 책임 경영을 통해 이마트의 본업 경쟁력을 강화하고, 그룹의 지속 성장을 이끌어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번 지분 매입이 신세계그룹의 지배구조 변화와 경영 전략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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