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스티브 잡스’로 불리는 CEO가 도쿄대 교수가 된 이유
알리바바 창업자 마윈
중국 은행 규제 비판
각국 떠돌며 명예 교수 임명
지난해 12월 국내 오픈마켓 플랫폼인 지마켓과 중국 최대 직구 플랫폼인 알리바바 그룹의 알리익스프레스가 힘을 합친다고 밝혀 화제가 된 바 있다. 같은 달 26일 신세계그룹이 중국 알리바바 그룹과 합작법인(JV)을 설립하고 국내 전자상거래 시장에서 경쟁력 강화에 나서기로 했다.
신세계 그룹과 손을 잡고 합작법인을 설립하게 된 알리익스프레스는 어떤 회사일까. 알리익스프레스는 마윈이 1999년 설립한 중국 최초이자 최대 전자상거래 플랫폼 기업인 알리바바의 계열사 중 하나다.
알리바바라는 사명은 거의 모든 국가의 사람들이 천일야화의 알리바바를 알고 있고, 해당 이야기에서 묘사된 알리바바의 선한 성품이 긍정적인 브랜드 이미지를 형성할 수 있기 때문에 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마윈은 캐나다의 한 기업이 알리바바닷컴의 도메인을 선점하고 있자, 1만 달러(현재 환율 기준 약 1,460만 1,000원)에 소유권을 이전받기도 했다.
회사가 처음부터 잘됐던 것은 아니었다. 초창기인 1999년 7월경에는 빚을 내서 월급을 줘야 할 지경이었다. 그럼에도 마윈은 다른 기업에서 벤처 투자를 받을 때 회사가 저평가되었다는 이유로 38차례나 투자를 거절했다. 벤처 기업에 대한 투자의 경우 첫 투자가 이후에 있을 추가적인 투자 유치와 큰 연관이 있기 때문이다.
그런 알리바바의 첫 투자처는 골드만삭스였다. 골드만삭스는 미국의 유명 기업이므로 상표 가치가 있을 것이라는 판단이었다. 마윈은 골드만삭스에서 500만 달러를 투자받았다. 알리바바의 다음 투자처는 일본의 통신사인 소프트뱅크였다.
2000년 소프트뱅크의 손정의 회장은 마윈을 만난 지 단 6분 만에 투자를 결정했다. 손정의는 투자금으로 3,000만 달러를 제안했지만, 마윈이 이를 거절하고 2,000만 달러를 받았다. 2014년 뉴욕 주식 시장에 알리바바가 상장되면서 이 2,000만 달러(약 205억 원)는 578억 달러(약 59조 원)로 불어나 화제가 되기도 했다.
위의 투자금을 기반으로 알리바바는 2003년 C2C 커머스 플랫폼인 타오바오 사업을 시작했다. 당시의 중국 온라인 커머스 시장은 미국의 이베이가 시장점유율의 80%를 차지해 성공이 불투명했다.
이에 알리바바는 알리페이를 출시하고 수수료 무료 정책을 펼치며 공격적인 마케팅을 했다. 당시 중국은 신용카드 보급률이 매우 낮아 현금 거래를 주로 하는 상황이었고 온라인 거래에 대한 불신이 컸다. 이에 결제 시스템인 알리페이로 신뢰성을 높였다. 2005년 2월에는 전액 보상 캠페인을 펼치며 소비자들에게 결제 안전성을 호소하기도 했다.
결국 2006년 이베이가 중국 시장에서 철수하며 타오바오가 이베이를 완전히 제쳤다. 이에 큰 영향을 끼친 알리페이는 후에 알리바바의 계열사인 앤트그룹에서 운영하게 된다. 바로 이 앤트그룹이 마윈과 정부의 갈등을 빚은 원인이 됐다.
2020년 10월 24일, 마윈은 “좋은 혁신가들은 감독을 두려워하지 않지만, 뒤떨어진 감독을 두려워한다”, “중국 은행들의 사고방식은 향후 30년 세계 발전에 필요한 금융을 뒷받침할 수 없다” 등의 발언을 쏟아내면서 중국 금융당국의 규제 감독을 직설적으로 비판했다.
결국 2020년 11월 3일에는 중국 당국으로부터 앤트그룹의 최고경영진과 함께 호출당해 예약 면담을 받았고, 앤트그룹의 기업공개(IPO) 절차가 전격 중단되었다. 2021년 4월에는 알리바바에 독점법 위반을 이유로 중국 당국에서 역대 최대인 182억 원 위안(약 3조 4,744억 원)의 과징금을 부여하기도 했다.
이후 마윈의 행방이 묘연해 실종설과 구속설 등이 돌기도 했으나 마윈은 2023년 3월 중국에 귀국하기 전까지 일본, 네덜란드, 태국, 이스라엘, 호주 등 세계 각국을 전전하며 지낸 것으로 알려졌다. 같은 해 홍콩대와 도쿄대의 명예 교수로 발탁되어 근황을 전했다.
최근에는 앤트그룹 창립 20주년 기념행사에서 모습을 비췄다. 그가 공개 석상에 모습을 드러낸 것은 4년 만의 일이다. 마윈은 해당 행사에서 ‘앤트그룹의 미래 20년’을 주제로 3분간 연설했다.
그는 “앞으로 인공지능(AI)이 가져올 변혁은 모든 이들의 상상을 뛰어넘을 것”이라고 말하면서도 “AI가 모든 것을 바꾸겠지만 그렇다고 AI가 모든 것을 결정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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