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적은 없어도 성과급 요구”…재벌회장 주택가서 피켓시위중
현대제철 당진 노동조합
현대차 그룹회장 자택 시위
최대 규모 성과급 지급 요구
현대제철 당진 조합 노조원들이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의 서울 용산구 한남동 자택 앞에서 시위를 벌였다. 노조원들은 지난 10일부터 자택 진입로에서 피켓을 들고 시위를 진행했으며 ‘그룹사 갈라치기 현대 자본 규탄’ 등의 문구를 통해 임단협에 대한 불만을 표출했다.
사측은 기본급 10만 원 인상과 성과급에 대한 논의를 올해 임단협에서 함께 다루자는 입장을 냈다. 하지만 노조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고 보다 큰 인상과 더 많은 혜택을 요구하는 중이다.
노조는 기본급 15만 9800원 인상(호봉 승급분 제외), 최대 규모 성과급 지급, 차량 구매 대출 시 2년간 1천만 원 무이자 대출 지원, 정년퇴직자 대상 3년마다 20% 차량 할인 지원을 요구하고 있다. 특히 2024년 성과급을 0%로 제시한 사측의 안에 대해 노조는 강하게 반발하고 있으며 이에 따라 1인 피켓 시위를 이어가고 있다고 밝혔다.
현대제철 측은 성과급 지급에 대해 신중한 입장을 보인다. 지난해 영업이익이 시장 기대치를 밑도는 3,000억 원대로 추정되며 이는 전년 대비 60%가량 감소한 수준이기 때문이다. 철강업계 전반이 침체 상태에 빠져 있는 가운데 현대제철은 설비 비가동이 늘어가면서 경영이 악화하고 있다.
특히 건설경기의 침체로 철강 제품 수요가 급감하면서 현대제철의 수익성은 더욱 나빠졌다. 이에 따라 현대제철은 성과급 지급에 대한 부담을 호소하며 통상 성과급이 영업실적을 기반으로 지급되는 점을 들며 최대 성과급 지급은 어렵다는 입장을 밝혔다.
또한 현대제철은 포항 2공장의 가동률이 10%대까지 떨어지며 경영 부담을 겪고 있다. 이 공장은 가동 중단이 결정되었으나 노조의 반발로 일부 재가동 및 근무 형태 조정을 통해 전면 가동 중단을 유예한 상태다.
이러한 운영 효율 저하는 수익성 악화를 심화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현대제철은 올해도 중국의 저가 제품 수출로 인한 가격 경쟁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는 등 외부 환경이 어려울 것이라고 우려한다.
노조가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을 겨냥해 시위를 벌인 이유는 현대제철이 현대차그룹 내 계열사이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현대차그룹의 경영 방침이나 인사 정책은 현대제철에 영향을 준다. 두 회사는 경영 구조에서부터 생산, 판매까지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기 때문에 그룹 차원의 중요한 결정은 양사에 직간접적으로 영향을 미치게 되는 것이다.
현대차그룹의 전체적인 방침이나 인사 등과 관련된 결정이 현대제철에 미칠 영향을 우려한 노조는 현대차 그룹 회장에게 책임을 물으며 시위를 진행한 것이다. 업계에서는 이번 시위가 회사의 실적과 업계 현황을 고려하지 않은 요구라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현대제철은 올해도 경영 환경이 더욱 어려워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으며 노조의 요구가 현실적으로 충족되기 어려운 상황임을 시사하고 있다. 현대제철의 임단협과 관련한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자택 앞 시위에 대해 네티즌들은 다양한 의견을 내비치고 있다.
한 네티즌은 “현대제철의 경영 상황이 어려운 건 모두 알고 있는 사실인데, 노조의 과도한 요구는 현실적이지 않다.”며, 노조의 요구가 지나치다고 주장했다. 반면 “하지만 노조의 목소리도 무시할 수는 없다. 지금은 회사와 노조가 협력해서 위기를 극복하는 방향으로 가야 한다”라는 의견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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