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쿼츠칼럼 1) 쿼츠의 역사와 정확성에 대한 집착

디시인사이드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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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69년 12월 25일

세이코는 시계 하나를 발표하게 됩니다. 그 이름은 바로 ‘Quartz-Astron’. 시계 역사에 깊이 남을 한 획을 긋는 시계가 출시되는 순간입니다.

그 이후로 세이코를 포함한 수많은 시계 제조사들은 쿼츠 시계를 만들게 됩니다. 이들은 왜 이렇게 쿼츠라는 신기술에 열광한 걸까요?

시계의 본질은 시간을 정확히 보여주는것입니다. 이 목표를 이루기 위해 쿼츠의 시대가 시작되기 전부터 수많은 사람들이 연구했습니다. 그 과정에서 투르비용, 브레게 오버코일 등 수많은 기술이 튀어나오게 됩니다.

그런데 훨씬 간단하고 확실한 방법이 튀어나왔으니 시계 제조사들이 열광한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사실 쿼츠시계의 등장은 이미 예고되어있었습니다. 쿼츠시계는 “전지로” “수정 진동자”를 구동해서 작동하게됩니다.

쿼츠 시계는 1927년 캐나다의 벨 연구소에서 개발되었습니다. 물론 사이즈는 거대해서 손목에 올릴수는 없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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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지로 구동하는 시계는 1957년에 해밀턴이 ‘벤츄라’라는 이름으로 발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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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에 더해 부로바 에서는 스프링과 밸런스휠을 제거하고 더욱 정확한 시간을 나타내는 음차시계까지 등장하게 됩니다. 물론 배터리 수명과 같은 몇몇 단점은 있었지만 이전과는 전혀 다른 구조를 가지고 있기에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했다고 생각합니다. (음차시계도 상당히 재미있는 시계라 나중에 따로 다룰수 있으면 다뤄보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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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로써 쿼츠 시계가 나오기 위한 배경은 모두 갖춰진 셈이 되었습니다. 남은것은 손목시계에 들어갈만한 사이즈로 축소하고 전력소모량을 적정 수준으로 줄이는 일만 남았던것입니다.

이런 폭풍전야와 같은 상황에서 세이코가 35SQ라는 무브먼트를 아스트론에 탑재해 최초로 상용화한 것입니다. 물론 세이코만 이 생각을 하고 있던건 아니고 스위스의 회사들도 Beta21 이라는 무브먼트를 준비하고 있던걸 보면 모두 생각은 같았나 봅니다.

쿼츠 시계의 등장 이후에도 여러 제조사들은 더욱 정확한 시계를 만들려고 노력하게 됩니다. 그 결과물은 대략 4가지 정도로 요약할수 있을것 같습니다.

1. 수정 진동자를 대체할 다른 물질을 사용한다

2. 수정진동자의 진동수를 높인다

3. 수정 진동자를 더욱 정교하게 조정하고 계측한다

4. 시계를 자주 맞춰준다

이 중 4번은 전파시계와 위성시계 인데 이 부분에 대해서는 할말이 워낙 많아서 별도의 칼럼으로 분리해서 다룰 생각이고 이번 칼럼에서는 남은 3가지 방법에 대해 상세히 다뤄보겠습니다.

첫번째 방법인 수정 진동자를 대체할 다른 물질을 사용하는 방식은 절반의 성공만 거두게 됩니다. 루비듐이나 세슘의 원자를 이용해서 그 어떠한 시계보다 정확한 시계를 만들어내는데에는 성공했지만 안타깝게도 손목시계에 올리기에는 너무나 거대하고 많은 전력을 소모하기에  테스트 성격의 제품을 제외하고는 시장에 대중화 될수는 없었다는게 안타까운 점입니다. 하지만 쿼츠가 그랬듯이 언젠가는 가능할수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루비듐 모듈은 이미 상당히 작은 크기까지 제작이 가능하기에 만약 상용화 된다면 루비듐 시계가 먼저 나오지 않을까 생각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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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슘 원자 시계, 연차 0.001초)

두번째 방법인 수정 진동자의 진동수를 높이는것은 어쩌면 제일 직관적으로 성능을 끌어 올리는 방법입니다. 기계식 시계의 정확도를 하이비트를 이용해 끌어올린것처럼 수정진동자의 진동수를 더 높게 끌어올려서 정확도의 상승을 꾀한것이죠. 대표적인 고 진동 무브먼트인 부로바의 프리시져니스트는 다이얼에 262kHz라고 적혀있는걸 확인할수 있습니다. 여기서 262kHz가 바로 수정 진동자의 초당 진동수 입니다. 기본적인 수정 진동자의 진동수는 32768Hz보다 8배 높은 진동수를 사용해서 정확도를 올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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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방식은 굉장히 쉽고 확실한 방법이지만 몇가지 결점이 있습니다. 기계식 시계에서도 하이비트가 되면 파워 리저브가 줄어들듯이 쿼츠 시계도 동일한 현상이 일어난다는 것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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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에서 언급한 부로바 무브먼트, 구동을 위해 고전압 대용량 리튬 전지 필요)

세번째 방법은 수정 진동자를 더욱 정교하게 조정하고 계측하는것입니다. 쿼츠는 완벽해 보이지만 한가지 결점이 있습니다. 바로 온도변화에 민감하다는 점입니다. 기계식 시계가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수많은 스프링 소재를 개발했다는것을 생각하면 쿼츠도 동일한 길을 걷는다고도 볼수 있겠네요.

쿼츠는 이 문제점에 대한 대답을 온도센서를 내장하는 방식과 쿼츠의 온도 자체를 일정하게 유지하는 방식 두가지를 제시합니다. 이 중 쿼츠의 온도 자체를 일정하게 유지하는 방법은 별도의 히터로 항상 동일한 온도를 유지하는 방식입니다. 하지만 초소형 전지로 구동되는 손목시계에 전기를 퍼먹는 히터를 설치한다는것은 도저히 적용할수가 없는 방식이죠. 따라서 손목시계에는 온도센서를 내장해 온도에 따라 변하는 오차를 보정해 정확한 시간을 유지하는 방법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밑의 사진은 온도 보정 기능이 탑재된 시티즌, 세이코의 무브먼트와 온도보정기능이 없는 오메가의 1538 무브먼트를 비교한 그래프입니다. 보시다시피 온도보정이 없으면 온도에 따라 오차율이 극심하게 차이난다는것을 확인할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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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당한 인기를 끌고 있는 그랜드 세이코 쿼츠에 탑재되는 9F 무브먼트에는 온도 센서가 탑재되어있고 24시간 동안 540회의 온도를 측정해 보정합니다. (연차 10초, 특별판 5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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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위스 브랜드에서는 론진의 V.H.P. 라인업이 대표적인 온도보정이 적용된 무브먼트 입니다. (연차 5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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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서 더 나아가게되면 고주파수와 온도 보정까지 동시에 적용한 무브먼트도 있습니다.

2019년에 출시한 시티즌의 0100 무브먼트를 들수 있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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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적인 쿼츠시계의 수정진동자 진동수는 32768Hz인데 이 무브먼트는 무려 8.4MHz로 진동합니다. 약 250배에 달하는 수치입니다. 이 시계 이전에도 카시오, 시티즌, 융한스 등에서 4MHz 까지는 출시된적이 있지만 8MHz는 최초인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당연히 온도 보정장치는 기본으로 탑재되어있고 온도 측정횟수도 24시간당 1440회, 즉 분당 1회 측정이 이루어집니다. 그 외 다양한 방법으로 정확도를 극한으로 끌어올린 결과 연차 1초를 달성했습니다. 이로 인해 발생되는 상당한 양의 전력소모는 에코드라이브로 충당한다는 상당히 시티즌 스러운 방식으로 해결한것도 특징이라고 할수 있겠네요.

그 외에 정확도에 영향을 끼치는 부분으로는 수정의 절단방향 이라던지, 두개의 진동자를 이용한다던지 하는 부분도 있고 다양한 빈티지 쿼츠랑 현행 쿼츠 모델에 대해서도 다루고 싶지만 너무 깊게 들어가는것 같으니 이번 글은 여기서 마무리 하려고 합니다.

다음 글은 여기서 미처 언급을 못하거나 넘어간 부분을 가지고 시간이 나면 다시 찾아오겠습니다.

출처: 오토마타 갤러리 [원본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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