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년 전 이재명이 선보인 공항급 라운지…”경기도 애물단지로 전락했죠”
사당역 경기 버스 라운지
현재까지 약 29억 원 투입
오는 4월 서비스 종료 예정
4년 전 서울에 오가는 경기도민의 불편을 해소하기 위해 경기도가 9억 원의 예산을 들여 사당역 인근에 조성했던 ‘경기 버스 라운지’가 혈세 낭비라는 지적이 이어지자 결국 오는 4월 중 철거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2020년 10월 문을 연 경기 버스 라운지는 현재까지 약 29억 원이 넘는 혈세가 투입된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재임하던 당시 시민들의 불편을 해소하기 위해 해당 시설을 설치했으나, 그 효과나 시민들의 반응은 미지근했던 것으로 보인다. 업계에 따르면 경기 버스 라운지에는 연간 최대 4억 원 수준의 유지비가 투입된 것으로 확인됐다.
해당 시설은 평일 기준 오전 10시부터 오후 10시까지 운영되고 있으며, 주말 기준 오후 1시부터 오후 10까지 운영되고 있다. 이 중 겨울철에는 11시까지 연장 운영하고 있다.
더하여 경기 버스 라운지 내에는 버스 도착 현황과 날씨, 미세먼지를 확인할 수 있는 ‘버스 도착 정보 모니터’와 함께 좌석, 냉난방 및 우산 대여, 공기청정기, 수유실, 와이파이, 휴대전화 충전기, 정수기, 신발 건조기 등 각종 편의 시설이 설치되어 있다. 이 때문에 설립 당시 ‘공항 라운지 부럽지 않은 시설’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특히 경기 버스 라운지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경기도지사를 지낼 때 만들어진 것으로, 당시 이재명 대표는 경기 버스 라운지에 직접 방문하는 애정을 보이며 대대적인 홍보에 나서기도 했다. 다만, 해당 시설의 이용률이 저조해지자 ‘전형적인 탁상행정의 결과’라는 비판과 함께 꾸준한 ‘혈세 낭비’라는 지적이 제기됐다.
이는 경기 버스 라운지가 위치한 사당역의 버스정류장이 출퇴근 시간에 줄을 서지 않으면 이용하지 못할 정도로 붐비기 때문이다. 즉, 사실상 버스를 기다리며 이용할 수 없는 상황이다. 더하여 사당역의 경우 32개 노선이 경기 버스가 운행되는 교통의 요지로 꼽히나, 경기 버스 라운지를 활용하는 실제 이용자는 하루 평균 117명에 불과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는 경기도민 중 이 시설을 모르는 사람이 대부분이기 때문으로 보인다. 특히 하루 평균 라운지를 이용하는 고객은 개소 당시 30명에서 지난 2023년 100여 명 수준으로 늘었으나, 3만 명에 달하는 광역버스 승객의 1%라는 점에서 당초 설립 취지와 활용 방안이 맞지 않는다는 비판이 이어지기도 했다. 실제로 관련 업계에 따르면 현재 일부 이용자들은 버스 이용을 위해 해당 라운지를 활용하는 것이 아닌 무료 카페와 같이 이용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지난 2023년 경기도의회 유형진 의원(국민의힘)은 도청 교통국 행정사무 감사를 통해 경기 버스 라운지의 문제점 지적과 함께 존치에 대한 의문을 표시하기도 했다. 사무감사를 통해 유형진 의원은 “폐지할 생각이 없나. 경기 버스 라운지는 개소 시 9억 4,000만 원이 투입됐고, 예산도 매년 4억 6,000만 원”이라며 “1개 층 정도는 위약금을 내서라도 세금을 줄여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유 의원의 질문에 경기도의 한 관계자는 “(이용객 증가를 위한) 좋은 아이디어를 발굴하고 홍보도 하고 있다”라며 “계약이 오는 2025년까지여서 현재로서는 한 층을 줄여도 실질적인 예산 절감 효과는 크지 않다. (계약기간 종료 후) 폐지 부분을 심각히 고민하고 있다”라고 답한 바 있다.
한편, 4년간 혈세 낭비 논란이 이어져 온 경기 버스 라운지는 오는 4월 말 운영을 종료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해 경기도는 경기 버스 라운지를 내년 4월까지 운영하기로 했다고 전했다. 도는 해당 시설이 ‘정작 경기도민은 이용하지 못하는 경기도민을 위한 시설’이라는 비판이 이어지자, 경기 버스 라운지 운영 종료를 검토한 것으로 보인다.
즉, 탁상행정이 초래한 예산 낭비를 두고 경기도가 사업 종료를 결정한 상황이다. 이에 업계에서는 경기 버스 라운지의 유효성 문제에 대해 “잠재적 이용자가 시설을 어떻게 쓸 것 인가에 대한 사전 조사와 이해가 부족했다”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경기도가 해당 사업을 종료한 뒤 버스 승강장 시설 개선에 집중하겠다는 방침을 전했다는 점에서 향후 경기도가 ‘혈세 낭비’라는 비판에서 벗어나 시민들을 위한 시설물 설치 확대에 성공할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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