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초 무료 인터넷 전화 서비스 개발한 새롬, 지금은…
1999년 ‘다이얼패드’ 개발
경영권 분쟁 발생
‘솔본’으로 재탄생
지난 1994년 오상수 전 사장에 의해 설립된 새롬기술은 1999년 ‘다이얼패드’를 개발하며 새로운 시대의 선도자로 자리 잡았다. 새롬이 개발한 ‘다이얼패드’는 세계 최초의 무료 인터넷 전화 서비스로 당시 많은 관심을 받으며 주가가 날로 상승했다. 새롬의 상장가는 2,300원(액면가 500원)으로 시작했으나, 같은 해에 코스닥 기업 중 최초로 10만 원을 넘어서며 큰 성과를 거두었다.
이후 2000년 2월에 주당 28만 원을 달성하며 당시 수익률은 1만 2,000%를 넘어섰다. 새롬기술의 주가는 불과 반년 만에 150배 상승하며 국내 증시 역사상 가장 빠른 기간 동안 최고 상승률을 기록했다. 그러나 그 상승은 오래가지 않았다.
2000년 말 닷컴버블이 붕괴하면서 주가는 급격히 하락하여 5,000원대까지 회귀하며 투자자들의 기대를 한순간에 무너뜨렸다. 이후 2003년 솔본벤처투자(현 솔본)는 새롬기술의 인수를 목표로 경영권 분쟁을 벌였다. 분쟁 끝에 2004년 새롬기술은 ‘솔본’이라는 이름으로 사명을 변경했다. 솔본의 창업주인 오상수 전 대표이사는 ‘다이얼패드 개발 이후 닷컴 열풍을 주도하며 ‘코스닥 황제주’라는 별명을 갖기도 했다. 하지만 거품이 사라지자, 황제의 모습은 한순간에 무너졌다.
새롬기술은 스스로를 닷컴 기업이 아닌 통신사업자로 정의하며 ‘새롬기술=다이얼패드’라는 공식을 내세웠다. 그러나 다이얼패드는 부도를 맞아 법정관리를 신청하게 되었다. 이에 경영 악화의 책임을 지고 창업주이자 대주주인 오상수 전 대표이사는 회사를 떠나야 했다. 당시의 갈등은 회사 이미지에 적잖은 영향을 끼쳤다. 이후 주가는 1만 원대로 하락했을 뿐만 아니라 3조 7,000억 원이었던 시가총액도 3,600억 원까지 급락했다.
솔본은 같은 해 10월 인피니트헬스케어를 계열사로 편입시켰다. 앞서 새롬기술은 다이얼패드를 개발하며 자사의 성장을 한층 부각했다. 새롬기술이 ‘다이얼패드’를 개발한 당시 국제통화 금액은 비쌌고, 새롬기술이 이를 무료로 제공한다고 발표하자 시장의 기대감은 하늘을 넘는 수준으로 커졌다.
하지만 개발 이후 미국과 실시간으로 통화하는 모습을 보여주며 ‘다이얼패드’의 기술이 완벽하지 않았다는 사실이 이후에 전해졌다. 또한 당시에 분식회계 혐의로 검찰 조사가 진행되면서 주가는 폭락했다.
이에 한 증권사 임원은 “당시 새롬기술은 연간 순손실만 수백억 원대에 달했다”라며 “자체 개발했다는 다이얼패드도 가격 경쟁력이 좋았을 뿐, 기업의 꾸준한 성장을 기대하게 할 만한 독자적인 사업 모델은 없었다”라고 전하기도 했다. 현재 솔본(대표이사 홍기태)은 1994년 새롬이라는 이름으로 창립되었으며 의료 IT 및 투자 분야를 중심으로 성장한 코스닥 상장 기업이다. 솔본의 대표이사 홍기태는 지난 2002년 새롬기술 주식을 장내에서 사들여 적대적인 M&A에 성공하기도 했다.
이에 그는 코스닥 활황 시기 동안 가장 큰 이익을 거둔 개인투자자로 평가되기도 했다. 홍기태 사장은 삼성전기 자금부 출신으로 도이체방크에서 삼성그룹 담당 심사역과 자금 부장을 역임한 후 금융 전문가로 자리 잡은 그는 투자 분야에서 큰 성공을 거둔 인물로 알려져 있다. 특히 새롬기술, 엔씨소프트, 한글과컴퓨터의 주식을 코스닥 상장 전 액면가에 매수한 뒤 시장 상황에 맞춰 매도하여 수천억 원의 재산을 형성했다. 홍 사장의 보유 재산은 한때 1조 원에 달한다고 알려지며 ‘1조 원의 사나이’라는 별명을 얻기도 했다.
이들은 인피니트헬스케어, 솔본인베스트먼트, 포커스신문사 등 16개의 계열사를 통해 의료와 투자, 미디어 분야에서 기반을 마련해 왔다. 지난해에는 3분기 누적 매출이 약 844억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2023년) 같은 기간 대비 6.1% 증가한 수치다.
매출에 이어 영업이익도 151억 원을 달성하며 전년 동기간 대비 22.3% 상승했다. 솔본의 주요 계열사인 인피니트헬스케어는 국내 의료영상처리시스템(PACS) 시장에서 선두 자리를 고수하고 있다. 올해 초 솔본의 주가는 상승세를 보였다. 지난 2일 솔본의 주가는 오후 2시 15분 기준 3,995원이었다.
해당 수치는 전날에 비해 1.78% 상승한 수치다. 일론 머스크가 설립한 뇌 과학 스타트업 뉴럴링크가 최근 캐나다에서 임상시험 승인을 받으며 뇌과학 및 의료 IT 분야에 대한 시장의 관심이 급증하여 상승한 것이다. 따라서 관련 기업들의 주가도 긍정적인 영향을 받은 것으로 해석된다.
한편, 솔본은 25년 만에 와이즈넛 투자금 회수 가능성이 제기돼 이목이 쏠리고 있다. 24일 와이즈넛이 코스닥 시장에 상장하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솔본의 와이즈넛 보유지분은 투자 원금의 7배를 넘어서는 325억 원으로, 이는 공모가(1만 7,000원)로 환산한 금액이다.
지난 15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솔본의 와이즈넛 지분율은 15.0%로 주식 191만 2,500주를 가지고 있다. 와이즈넛 지분에 이어 솔본은 지난 2023년 말 기준으로 우울증 전자약 치료제 개발사 와이브레인의 주식 30만 주도 가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지분율 15.1%에 달하는 수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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