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에서 단 1%만 여자라는 ‘이 직업’, 얼마나 벌까?
항해사 합격률 약 40%
일등항해사 되면 연봉 약 1억
약 20년 후 도선사 도전 가능
지난해 12월 해양수산부에서 해기사 면허 승급을 위한 승무 기간을 최대 50% 단축하는 내용을 담은 ‘선박직원법 시행령(제5조의2 별표의13)’ 개정안을 발표했다. 해당 개정은 항해사와 기관사 등 국내 해기사들의 상위 면허 취득을 원활하게 돕기 위함으로 알려졌다.
해기사는 선박의 운항과 관련된 전문 지식을 습득하고 국가자격 시험에 합격하여 소정의 면허를 취득한 자를 일컫는 말로, 해기사 면허와 관련된 대표적인 직업으로 항해사와 기관사를 꼽을 수 있다. 해기사 시험은 한국해양수산연수원에서 정기시험, 상시시험, 임시시험 형태로 구분해 시행하고 있다.
그중에서도 항해사와 기관사 시험은 난이도가 어렵기로 유명하다. 특히 항해사의 합격률은 약 40%로 알려져 있다. 또한 시작 자격증인 6급 해기사의 경우에도 자격 시험의 합격 이외에 별도의 승무 경력이 필요하다.
그러나 별도의 승무 경력 없이 자격증을 취득하는 방법도 존재한다. 관련 교육 기관에서 교육을 받고 졸업하면 승무 경력 없이 자격증을 취득할 수 있다. 해운계 4개교(한국해양대학교, 목포해양대학교, 국립부산해사고등학교, 국립인천해사고등학교)와 수산계 14개교(부경대학교, 군산대학교, 경상대학교(통영), 제주대학교, 강원도립대학교, 인천해양과학고등학교, 충남해양과학고등학교, 포항해양과학고등학교, 경남해양과학고등학교, 완도수산고등학교, 포항과학기술고등학교, 제주성산고등학교, 울릉고등학교) 등이다.
이들 교육기관에서 졸업하면 3급에서 5급의 해기사 자격증 취득이 가능하다. 해당 대학교나 고등학교를 졸업하지 않은 일반인들은 3, 5, 6급 해기사 양성 과정인 오션폴리텍에 입학하여 자격증을 취득하는 경우가 많다. 오션폴리텍에서는 2025년 해기사 양성 과정 홍보 팸플릿에서 “누구나 6개월 만에 항해사로 새출발 가능”이라는 문구로 해당 과정을 홍보하기도 했다.
항해사의 경우 선박 내에서 직책이 존재한다. 항해사는 직급에 따라 삼등 항해사, 이등 항해사, 일등 항해사, 선장으로 나뉜다. 해당 직급별로 수행하는 업무도 다르다.
삼등 항해사는 주로 선박의 위치를 확인 및 기록하고, 항해 장비를 점검하는 등의 기본적인 갑판 업무를 담당한다. 이등 항해사는 항해 계획을 세우고 항해 장비를 관리하는 등 운항 시 보조 역할을 수행한다. ‘갑판부의 총책임자’라고 불리기도 하는 일등 항해사는 화물 관리와 선박의 안전 관리를 담당하며 선장을 보좌한다. 마지막으로 선장은 선박의 총책임자로, 각종 서류 작업은 물론이고 선박과 관련된 모든 일에 책임을 지면서 안전한 항해를 돕는다.
일반적으로 삼등 항해사가 선장까지 진급하는 데 걸리는 시간은 8년으로 알려져 있다. 삼등 항해사에서 이등 항해사로 진급까지 약 2년, 이등 항해사에서 일등 항해사까지 약 2년, 일등 항해사에서 선장까지 약 4년의 세월이 소요된다.
직책이 진급됨에 따라 연봉 또한 상승한다. 삼등 항해사는 약 5,000만 원에서 6,000만 원, 이등 항해사는 7,000만 원에서 8,000만 원, 일등 항해사는 8,000만 원에서 1억 5,000만 원 수준의 연봉을 받는다. 선장의 경우 한국선원복지고용센터에서 제공한 ‘2023년 12월 말 기준 선원 월평균 임금’에 따르면 해외취업어선의 경우 약 2억 5,000만 원의 높은 연봉을 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연봉에는 기본급 외에 승선수당, 위험수당, 야간수당, 휴가비와 퇴직금 등이 포함되어 있다.
항해사가 가진 직업적 매력에는 높은 연봉만 존재하는 것은 아니다. 해당 직업의 경우 선박을 타고 출근하는 직업적 특성상 6개월간 퇴근 없이 근무하게 되지만, 그만큼 주어지는 휴가 기간 또한 긴 것으로 알려졌다. 항해사들은 육지에 돌아오면 2~3개월의 휴가를 받는다. 앞서 언급했듯 휴가 기간에는 휴가비가 지급된다. 금액은 약 300만 원 정도로 알려졌다.
또한 항해사에게는 도선사에 도전할 기회가 주어진다. 도선사는 안전하게 항로를 운항할 수 있도록 무역항에 입·출항하는 선박을 안내하는 전문 인력이다. 도선사가 되기 위해서는 6,000톤급 이상 선박의 선장으로 3년 이상 근무한 경력이 있어야 한다.
도선사의 경우 선박 입출항이 잦은 부산과 포항의 경우 약 3억 원의 수입을 올리는 것으로 전해졌다. 높은 연봉뿐만 아니라 직업적 만족도 또한 높다. 실제 도선사는 한국고용정보원이 2016년 6월부터 10월까지 조사한 ‘2017 직업 만족도 조사’에서 2위를 차지했다.
한편, 항해사는 여성의 비율이 현저하게 낮은 이른바 ‘남초’ 직업 중 하나로 알려졌다. 지난해 2월 tvN의 프로그램 ‘유퀴즈’에 여성 항해사인 김승주 씨가 출연한 유튜브 영상이 2025년 1월 17일 기준 조회수 약 87만 회를 기록했다. 해당 영상에서 김승주 씨는 자신을 소개하며 전 세계 여성 항해사는 1%, 여성 화물선 항해사는 0.1%밖에 없다고 말했다.
2020년 경향신문의 인터뷰에서 김 씨는 “대학에 입학했을 때 400명 중에서 여성은 60명 정도였다”라며 “배에는 선장과 갑판부, 기관부, 사주부 등 평균 17~18명의 선원이 탑승하지만 지난 5년간 배에서 여성 선원을 만난 적은 한 번도 없었다”라고 전하기도 했다.
지난해인 2024년에는 국내 최초로 여성 도선사가 탄생해 화제가 되기도 했다. 앞서 최초 여성 선장으로 이름을 알렸던 구슬(37)이다. 구 도선사는 2008년 한국해양대를 졸업한 후 2018년부터 외국 선사 선박에서 선장으로 근무했다. 여성 도선사가 탄생한 것은 한국 해양교육기관에서 여성들에게 문호를 개방한 지 30여 년 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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