납골당 계약한 손숙→추억 소각한 박근형… “자녀들에게 부담주기 싫어”(‘유퀴즈’)[종합]
[TV리포트=이혜미 기자] 배우 박근형과 손숙이 ‘웰다잉’을 실천하고자 주변 정리를 하고 납골당 계약을 했다며 관련 사연을 소개했다.
29일 tvN ‘유 퀴즈 온 더 블럭’에선 박근형과 손숙이 게스트로 출연해 도합 124년 연기 인생을 돌아봤다.
박근형은 데뷔 57년차의 대배우임에도 꾸준히 ‘연기노트’를 작성 중. 그는 “내가 연극학도 시절부터 해오던 습관이다. 작은 단위로 나눠서 ‘왜 이 사람이 이런 얘기를 하는가?’ 타당성을 만드는 거다. 실제 연습에 들어가면 2, 300번까지도 대본을 읽는다”며 식지 않는 연기 열정을 전했다.
유연성을 기르고자 골프 취미를 갖게 됐다는 그는 “늙어서 다리가 뻑뻑하니 풀어줘야 하는데 더럽게 못 친다”며 너스레를 떨었다.
이순재, 신구, 이서진 등과 함께 했던 ‘꽃보다 할배’ 시리즈의 추억도 전했다. 함께 출연한 손숙이 “그때만 해도 이순재, 신구 선생님이 건강하셨다”고 하자 박근형은 “그렇다. 그때 이순재 선생님을 ‘직진순재’라고 했다”며 웃었다.
이어 “우리가 원래 가끔 모이는데 요즘은 다들 몸이 안 좋아서 잘 못 봤다. TV서 여행 프로그램을 보면 그때 생각이 난다”라고 쓰게 덧붙였다.
1940년생으로 80대 중반이 된 박근형은 일찌감치 사진 등 주변을 정리 중이라며 “그 많은 사진과 앨범들이 가족들에겐 상당히 부담이 될 것 같더라. 유지할 수가 없는 거다. 그걸 어떻게 평생 갖고 있겠나. 그런 부담을 주지 말고 홀가분하게 가야 하니까 전부 소각해버렸다. 이미 다 정리를 했다”라고 털어놨다.
이어 “시대는 자꾸 돌아간다. 내 기록을 남기자고 고집할 이유가 없다. 다 소멸하고 없애는 게 좋다”며 “처음엔 연극 대본과 추억이 깃든 사진 등을 보며 상당히 고민했다. 나중에 쓰임새가 있지 않을까 싶더라. 그래도 결국은 용감하게 다 없애버렸다. 홀가분하기보단 아깝더라”고 솔직하게 고백했다.
이는 1944년생인 손숙도 공감하는 것. 손숙은 “나도 그렇다. 유품 정리가 쉬운 일이 아니다. 가능하면 아이들에게 그런 부담을 주고 싶지 않았다. 나는 뭐든지 남기고 싶지 않다. 남겨서 뭐하나. 80대가 넘으면 산에 누운 사람이나 안방에 누운 사람이나 똑같다고 한다. 여태까지 살아 있는 것도 감사한 일”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요즘 ‘웰다잉’에 관심이 많아서 납골당 분양도 받았다. 성당에서 만든 건데 환하고 좋더라. 시간 나면 한 번씩 가보고 있다”고 덧붙여 놀라움을 자아냈다.
손숙은 또 “후배들에게 우리는 선배가 아니라 조상이다. 정말 어려운 사람들이다. 오늘 방송을 기점으로 후배들이 내게 다가와 줬으면 좋겠다. 내가 밥도 사줄 수 있다”면서도 “그러기 위해 잘 늙고 잘 마무리해야 한다”며 거듭 소신을 전했다.
이혜미 기자 gpai@tvreport.co.kr / 사진 = ‘유 퀴즈 온 더 블럭’ 방송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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