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그래미서 여자 가수는 ‘들러리’?… “후보·수상자 80%가 남성” [할리웃통신]
[TV리포트=양원모 기자] 그래미상이 ‘남성들의 리그’라는 오명을 벗지 못하고 있다.
영국 데일리 메일(현지 시각) 은 28일 글로벌 컨설팅업체 아카스(AKAS)의 연구 결과를 인용, 지난 8년간 그래미상 여성 후보·수상자 비율이 20%에 불과했다고 보도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2017년부터 2024년까지 전체 그래미 후보의 94%가 남성이었다. 여성의 후보 지명, 수상 사례는 19%에 그쳤다.
특히 #MeToo 운동이 정점을 찍은 2018년 불균형이 가장 심했다. 여성·여성 밴드의 후보 지명은 14%, 수상은 11%로 역대 최저치를 기록했다. 당시 소셜 미디어에서는 ‘#GrammysSoMale’ 해시태그가 확산되며 대한 거센 비판이 일었다.
올해도 상황은 크게 다르지 않다. 테일러 스위프트(35)가 ‘미드나이츠(Midnights)’로 역대 최초 4번째 ‘올해의 앨범상’을 거머쥐었고 마일리 사이러스(32), 빌리 아일리시(23) 등이 주요 부문을 수상하는 성과를 거뒀지만 전체 94개 부문에서 여성 후보자는 24%, 수상자는 32%에 불과했다.
‘올해의 프로듀서’ 부문은 특히 심각하다. 지난 8년간 수상자 명단에서 여성을 찾아볼 수 없다. 퍼렐 윌리엄스(51), 그레그 커스틴(55), 앤드루 와트 등 남성 프로듀서들이 트로피를 독식했다. 메탈 퍼포먼스, 오케스트라 퍼포먼스 부문도 마찬가지다. 지난 8년간 단 한 명의 여성 솔로 가수나 여성 밴드도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여성 가수들은 반발하고 있다. 두아 리파는 2019년 수상 소감에서 그래미상 대표 닐 포트나우를 겨냥해 “올해는 우리가 정말로 앞장섰다”고 꼬집었다. 포트나우가 2018년 시상식에서 “여성들이 업계 일원이 되려면 앞장서야 한다”고 발언한 것을 꼬집은 것이다.
래퍼 니키 미나즈도 2012년 올해의 신인상이 본 이베어에 돌아가자 “빌보드 차트에 7곡을 동시에 올리고 지난 10년간 여성 래퍼 중 최고 첫 주 판매량을 기록했는데도, 그래미는 백인 남성(본 이베어)에게 상을 줬다”며 분통을 터뜨렸다.
올해 제67회 그래미 시상식은 다음달 2일(현지 시각) 로스앤젤레스 크립토 아레나에서 열린다. 비욘세가 컨트리 앨범 ‘카우보이 카터’로 11개 부문 후보에 올라 있고, 사브리나 카펜터(25)와 테일러 스위프트 등도 유력 수상 후보로 거론된다. 전체 1101개 후보 지명 중 여성 비율은 28%로, 지난 9년 중 최고치를 기록했다.
양원모 기자 ywm@tvreport.co.kr / 사진=테일러 스위프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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