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재 현장서 발견된 시신… 하와이 일본인 母子 살인 사건의 진범은 (‘서프라이즈’)
[TV리포트=양원모 기자] 누명인가, 기막힌 연기인가.
2일 오전 MBC ‘신비한 TV 서프라이즈’에서는 30년 전 미국 하와이에서 발생한 일본인 모자 사망 사건의 진실을 파헤쳤다.
1993년 2월 23일 오후 5시. 하와이 호놀룰루시 고급 아파트에서 화재가 발생했다. 출동한 소방 당국은 현장에서 총을 맞고 사망한 일본인 여성 시신을 발견했다. 그로부터 5시간 뒤. 사고가 난 아파트와 5㎞ 떨어진 호텔 주차장에서 원인 미상의 차량 화재가 발생했다. 차량 안에서는 일본인 남성 시신이 발견됐는데, 마찬가지로 총을 맞고 숨진 상태였다.
사망한 여성은 후지타 코토토메. 남성은 코토토메의 아들 후지타 고로. 코토토메는 야구 선수 오 사다하루의 성공, 기시 노부스케 총리의 퇴진, 박정희 대통령의 암살 등 전 세계 주요 사건을 예측한 유명 점술가였다. 하지만 1968년 자신이 운영하는 사우나에서 화재로 사상자가 발생, 점술 능력을 의심하는 여론이 커지자 하와이로 도망치듯 떠나왔다.
두 사람의 몸에서 발견된 총알이 같은 것임을 확인하고 동일범 소행에 무게를 둔 경찰. 사건 이틀 뒤 “수상한 동양인 남성이 귀금속을 맡기고 2000달러를 대출해갔다”는 제보를 받은 경찰은 해당 귀금속이 사망한 고로의 것임을 확인하고, 귀금속을 맡긴 남성 후쿠사쿠 라이타를 유력 용의자로 지목했다.
라이타는 고로와 스쿠버다이빙을 즐기던 친구 사이. 경찰은 라이타의 신병 확보에 나섰지만 이미 일본으로 출국한 상태였고, 범죄자 인도 요청을 통해 라이타를 체포하는 데 성공했다.
알고 보니 라이타는 일반인이 아닌 야쿠자에게 무기를 팔아넘기는 밀매상. 경찰은 라이타 집에서 소파 가죽, 총알 등의 증거품을 확보한 뒤 라이타를 범인으로 확신했다. 그렇게 마무리되는 듯했던 사건은 그러나 뜻밖의 난항을 맞았다. 라이타가 결백을 주장하고 나선 것.
라이타는 진범이 야쿠자이며, 그 배경에 ‘블랙북’이 있다고 주장했다. 블랙북은 코토토메가 점술가 시절 친분을 쌓은 일본 정재계 인사들의 비리를 적어 놨다는 소문이 있던 책. 정재계 인사의 사주를 받은 야쿠자가 블랙 북을 손에 넣으려 코토토메와 고로를 죽였다는 게 라이타의 설명이었다.
재판정에서 “나는 아무런 할 말도 없다. 내 가족만은 건들지 말아달라”며 눈물로 호소한 라이타. 그러나 재판부는 법정 최고형인 종신형을 선고했다. 감옥에서도 결백 주장을 굽히지 않은 라이타. 하지만 가석방 심사 1년을 앞두고 동료 재소자가 휘두른 흉기에 목숨을 잃었고, 사건은 아직도 미스터리로 남아있다고 한다.
양원모 기자 ywm@tvreport.co.kr / 사진=MBC ‘신비한 TV 서프라이즈’ 방송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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