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빌딩아니죠” 현대·롯데가 요즘 도심에 짓고 있는 건 바로…
초고령사회 진입, 새로운 트렌드
대기업, 도심형 노인 주거 집중
정부 지원, 중산층 겨냥 단지 조성
병원을 품은 아파트, 이른바 ‘병품아’가 부동산 시장에 변화를 이끌고 있다. 역세권 근처에 병원까지 있는 ‘병세권’이라는 신조어도 등장했다. 이러한 트렌드를 배경으로 최근 도심에 새롭게 등장하고 있는 건축물들이 있다. 이 건물들은 단순히 거주 공간을 제공하는 것이 아니다. 초고령사회를 맞아, 노년층의 삶을 더욱 풍요롭게 만들고자 설계된 특별한 주거 공간이다. 건설사들이 경쟁적으로 도심에 짓고 있는 이 공간의 정체는 무엇일까?
우리나라는 빠르게 초고령사회로 진입하고 있다. 행정안전부에 따르면 2024년 기준 65세 이상 인구가 전체의 20%를 넘어섰으며, 올해는 초고령사회에 본격적으로 접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2022년 기준 전국의 시니어 주택은 39곳에 불과하며, 급격히 증가하는 노인 인구의 수요를 충족시키기에는 크게 부족한 실정이다.
이 같은 변화는 부동산 시장에도 새로운 방향성을 제시했다. 건설사들은 단순히 아파트를 짓는 데 그치지 않고, 고령층의 요구를 반영한 맞춤형 주거 공간 개발에 적극적으 나서고 있다. 과거 시니어 주택이 고소득층의 전유물로 여겨졌던 것과 달리, 최근에는 중산층을 겨냥한 대규모 단지로 그 영역을 넓히고 있다. 정부와 지방자치단체의 지원도 이러한 흐름을 강화하고 있다.
현대건설은 은평구 진관동에서 ‘은평 시니어 레지던스’ 개발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다. 이곳은 지하 6층에서 지상 14층까지 총 214가구 규모로 조성되며, 고령층이 편안하게 생활할 수 있도록 설계된 맞춤형 주거 공간과 커뮤니티 시설을 포함한다. 또한, 경기 용인시 수지구 고기동에서는 892가구 규모의 시니어 주택을 건설하며, 중산층 소비 여력을 고려한 세부 설계를 선보였다. 현대건설 관계자는 고령화로 인해 시니어 주택의 필요성이 점점 커지고 있다고 전했다.
롯데건설은 서울 마곡지구에 위치한 복합단지 ‘VL 르웨스트’를 통해 시니어 레지던스 시장에 본격적으로 진출했다. 이 단지는 지하 6층에서 지상 15층까지 810가구로 구성되며, 입주민들에게 의료 특화 설계와 다양한 생활 서비스를 제공한다. 뛰어난 교통 접근성 역시 이 단지의 강점으로 손꼽힌다.
한미글로벌은 서울 송파구 장지동에서 ‘위례 심포니아’를 공급했다. 이 단지는 지하 4층에서 지상 9층까지 총 115실 규모로, 입주민들에게 의료 서비스와 다양한 문화·여가 프로그램을 제공한다. 한미글로벌 관계자는 액티브 시니어들을 위한 새로운 주거 모델을 제시했다고 설명했다. 위례 심포니아는 입주민들의 활동성과 독립성을 고려한 설계로 주목받고 있다.
정부와 지방자치단체는 시니어 주택 시장 활성화를 위해 다양한 지원책을 마련했다. 서울시는 2027년 첫 입주를 목표로 ‘어르신 안심주택’을 도시 중심부에 조성하고 있으며, 임대료는 주변 시세의 30~85% 수준으로 책정될 예정이다. 또한, 폐교를 노인복지주택으로 전환할 수 있는 정책적 기반도 마련했다.
시니어 주택은 단순한 주거 공간을 넘어, 노년층의 삶의 질을 향상하는 새로운 주거 트렌드로 자리 잡았다. 의료 서비스와 여가 활동, 커뮤니티 공간을 포함한 이 주택들은 고령층의 다양한 요구를 충족시키기 위해 설계된다. 현대‧롯데‧한미글로벌 등 주요 건설사들은 이러한 시장 변화를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삼아 도심형 시니어 주택 프로젝트를 적극 추진하고 있다. 이들은 단순히 노인 주거지를 공급하는 데 그치지 않고, 의료와 생활 서비스를 결합한 고품질 주거 모델을 선보이며 초고령사회를 대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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