줄 적자에도 14년 만에 품은 ‘김승연의 꿈’, 현재 실적 봤더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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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02.02

한화그룹 대우조선해양 인수
영업이익 1,605억 원·흑자전환 전망
트럼프 출범 조선업 호재 영향 받아

최근 국내 조선업체 빅3(HD한국조선해양, 삼성중공업, 한화오션)의 지난해 ’13년 만에 동반 흑자’ 달성이 유력해지고 있는 가운데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이 14년을 기다려 품은 한화오션(옛 대우조선해양)의 실적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이는 슈퍼 사이클(초호황기)을 맞이한 속에서 고가 선박 수주 확대, 신조선가·환율 상승이 맞물린 결과로 풀이된다. 더하여 친환경 선박 수요 급증과 트럼프 2기 행정부의 협조 요청의 영향으로 올해도 훈풍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 19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국내 조선 빅3는 지난해 연간 기준 모두 흑자를 기록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이는 국내 조선 3사가 연간 흑자를 기록했던 지난 2011년 이후 13년 만으로 전해져 업계의 이목이 쏠린다. 당초 세계적인 조선업 불황의 여파로 3곳 중 1곳은 항상 적자를 면치 못 해왔던 것과 달리 이례적으로 3사가 모두 흑자 전환이 가능할 것이란 분석이 주목받고 있다.

업계에서는 HD현대의 조선 중간 지주사인 HD한국조선해양의 매출이 전년 대비 19.4% 늘어난 25조 4,196억 원을 기록할 것으로 예측한다. 더하여 영업이익은 지난해 대비 407.5% 늘어난 1조 4,325억 원을 전망 중이다. 이는 암모니아 운반선을 비롯한 고부가가치 선박 비중을 확대한 것이 대규모 실적 개선에 이바지했을 것이란 기대를 기반으로 나온 추정치다.

삼성중공업은 지난해 대비 매출이 22.0% 늘어난 9조 7,717억 원, 영업이익은 103.4% 늘어난 4,746억 원으로 추정되고 있다. 이에 재작년 9년 만의 흑자 전환에 성공한 삼성중공업이 당사의 목표였던 매출 9조 7,000억 원·영업이익 4000억 원을 달성할 것으로 전망된다.

마지막으로 한화오션의 매출 역시 지난해 대비 38.3% 증가한 10조 2,777억 원을 기록할 것으로 예측된다. 더하여 영업이익은 1,695억 원을 기록해 흑자전환에 성공할 것으로 보인다. 이는 당초 지난해 한화오션이 기록했던 영업손실 규모 1965억 원을 극복한 것이다. 특히 업계에서는 한화오션이 대우조선해양 시절인 2020년 이후 4년 만에 흑자 전환에 성공할지를 두고 실적 공시를 주목하고 있다.

실제로 한화오션은 대우조선해양 시절이던 2021년 영업손실 1조 7,547억 원, 2022년에는 1조 6,136억 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한 바 있다. 이어 지난 2023년에도 영업손실 1,965억 원을 기록해 적자 터널을 벗어나지 못했다. 이는 대우조선해양이 2010∼2012년 무리하게 수주한 해양플랜트 부문에서 예상외의 비용이 발생했고, 이를 회계처리를 하지 않고 있다가 경영진이 바뀐 다음에야 한꺼번에 계상했기 때문이다.

결국 대우조선해양 시절의 여파가 이어져 적자를 기록한 지난 2022년 한화그룹이 대우조선해양 인수에 참여해 승기를 잡으며 현재의 한화오션으로 거듭났다. 재계에 따르면 당시 김승연 회장은 약 2조 원 규모로 평가되는 대우조선해양 인수에 공을 들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는 김 회장이 지난 2008년부터 대우조선해양 인수를 위해 물심양면으로 나섰기 때문이다.

실제로 대우조선해양이 시장에 등장한 지난 2008년 한화그룹은 6조 3000억 원이라는 높은 가격을 써내 우선협상대상자에 선정됐다. 다만, 이 시기 글로벌 금융위기가 터지면서 끝내 인수는 성사되지 못했다. 즉, 김승연 회장이 14년을 기다려 지난 2023년 대우조선해양을 한화그룹에 품은 것이다. 실제로 김승연 회장은 대우조선해양을 인수하며 그룹의 미래 성장과 조선산업에 대한 열정을 드러낸 것으로 확인됐다.

‘한화오션’이라는 새 사명으로 출범한 뒤, 한화오션은 수익성 위주의 선별 수주 전략에 매진하고 한화그룹 내 주요 경영진을 파견하는 등 체질 개선에 돌입했다. 이에 수주 호황뿐만 아니라 그룹 차원의 지원과 사업 개편으로 한화오션은 그룹 내 주력 사업으로 자리 잡았다. 또한, 한화그룹은 한화오션을 통해 기존의 우주, 지상 방산에서 해양까지 아우르는 육·해·공 통합 방산 시스템을 갖췄다는 평가가 이어진다.

14년 만에 대우조선해양 인수의 꿈을 이룬 김승연 회장은 지난 2일 신년사를 통해 “주요 사업은 이제 국내 시장을 넘어 글로벌 시장에서 세계적 기업과 경쟁한다. 지난해 해양 사업은 기존 사업에 안주하지 않고 지속 새로운 영역으로 발을 내딛고 있다”라고 밝혔다. 즉, 현재 한화오션이 바라보는 지향점이 더 이상 국내 시장이 아닌 글로벌 시장 공략을 위한 도약에 다다른 것이다. 이에 업계에서는 한화오션이 올해 호실적을 기록할 수 있을지 주목하고 있다.

한편, 현지 시각으로 20일 출범한 트럼프 2기 행정부의 영향으로 조선업계에 훈풍이 불기 시작했다. 앞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한국 조선업계에 미 해군 함정에 대한 보수 수리 정비, MRO 사업 협력을 요청한 바 있다. 특히 미 해군 함정 MRO 시장은 연간 20조 원으로 추산된다는 점에서 관련 업계에 기대감이 여실히 드러나고 있다.

이에 따라 트럼프 대통령의 공식 취임과 함께 트럼프 수혜주들이 일제히 강세를 보이고 있다. 이 중 한화오션의 경우 전 거래일 대비 1,800원(3.47%) 상승한 5만 3,600원에 거래 중이다. 특히 이날 주가가 5만 4,100원까지 치솟으며 52주 신고가를 기록하는 등, 상승세는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