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사의 탈을 쓴 ‘악마 의사’… 꽃뱀 뒤집어씌우기에 의붓딸 성폭행까지 (‘서프라이즈’)
[TV리포트=양원모 기자] 천사의 탈을 쓴 악마였다.
16일 오전 MBC ‘신비한 TV 서프라이즈’에서는 1990년대 캐나다에서 일어난 존 슈니버거 성폭행 사건이 극화됐다.
캐나다 중서부 서스캐처원주(州)의 작은 마을 키플링. 슈니버거는 마을 사람들 존경을 받는 가정의학과 의사였다. 주말마다 의료 봉사를 다니는 것은 물론 아내의 의붓딸을 지극 정성으로 키우는 등 남다른 인품의 소유자였기 때문.
그러던 1992년 10월. 슈니버거는 예상치 못한 일에 휘말리는데, 호흡 곤란 증세 때문에 그의 병원을 찾았던 여성 환자 캔디스 포나기가 슈니버거를 성폭행 혐의로 신고한 것. 실제 포나기의 속옷에선 남성의 DNA도 검출됐다. 문제는 이 DNA가 슈니버거의 DNA와 일치하지 않았던 것. 하지만 포나기는 슈니버거를 향한 의심의 끈을 놓지 않았고, 마을 사람들 사이에선 슬슬 “다른 목적이 있다”는 소문이 돌기 시작했다. 바로 돈을 노린 ‘꽃뱀’ 아니냐는 것.
그럼에도 끈질지게 추적을 이어간 포나기는 마침내 슈니버거의 립밤에서 추출한 DNA가 속옷에서 검출된 DNA와 일치한다는 결과를 받았다. 하지만 이는 재판에서 증거 능력을 인정받을 수 없었는데, 포나기가 사설 탐정을 통해 불법 취득한 물건이었기 때문. 게다가 확실한 알리바이도 있었다. 슈니버거는 4년간 수차례 자진해서 DNA 검사를 받았는데, 단 한 번도 DNA 일치가 뜨지 않았던 것.
그렇게 사건이 포나기의 과대망상으로 끝나는 듯했던 때, 생각지 못한 반전이 기다리고 있었다. 바로 슈니버거가 의붓딸 성폭행 혐의로 긴급 체포된 것. 슈니버거의 집을 수색한 경찰은 그의 방에서 다량의 수면 유도제를 발견했고, 슈니버거가 트릭으로 DNA 검사를 조작한 사실을 파악했다. 병원을 찾은 남성 환자의 혈액을 고무관에 담아뒀다가 DNA 검사 전 자신의 왼팔에 심어뒀던 것.
“의사라서 손에 멍자국이 나면 안 된다”는 핑계로 손가락 대신 혈액 고무관을 심어둔 왼팔만 혈액 채취에 응하며 수사망을 빠져나간 슈니버거. 경찰은 체포된 슈니버거를 상대로 DNA 재검사를 진행했고, 포나기의 속옷에서 검출된 DNA가 슈니버거의 DNA와 일치한다는 것을 확인했다.
범행 이후 7년 만인 1999년 법의 심판대에 서게 된 슈니버거. 법원은 그에게 의사 면허 박탈은 물론 성폭행, 유해 물질 투여, 사법 방해 혐의로 징역 6년을 선고했다. 슈니버거는 아내와 이혼한 뒤, 복역을 마치고 고국 남아공으로 추방됐다고 한다.
양원모 기자 ywm@tvreport.co.kr / 사진=MBC ‘신비한 TV 서프라이즈’ 방송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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