훌쩍훌쩍 하여가 단심가… 각색…
무례할수도 있는 초대였는데, 흔쾌히 응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숙부님
아버님께선 너를 통해, 전할 말씀이 있는듯싶어 온것이다
오늘은 소생이, 숙부님께 드릴 말씀이 있어 뫼신것입니다
허면, 무슨 의도로 이따위것을 적어 보낸것이냐?
여기 적어놓은 그대롭니다. 다른 의도는… 없습니다
이런들 어떠하리 저런들 어떠하리
만수산 드렁칡이 얽혀진들 어떠하리
우리도 이같이 얽혀, 백년까지 누리리라
지조를 꺾고 시류에 편승하여, 부귀영화나 누리며 살자는 얘기..
훗!!
내가 이런 어설픈 회유에 넘어가리라 믿었던것이냐?
회유이기 이전에, 숙부님에 대한 소생의 진심이고, 설득이고, 부탁입니다
너의 진심은 받아들이마
허나 평생을 지켜온 신념과 절의를 꺾을수는 없느리라
숙부님의 대쪽같은 지조와 절개는, 분명 만인의 귀감일것입니다
허나, 산에는 대나무만 있는것이 아니라, 비틀리고 꺾인 칡넝쿨도 있는것입니다
그것들이 어우러져 비로소 산을 이루는것일진데, 어찌 숙부님께서는 대나무만 고집을 하시는 것입니까?
한번쯤은, 역사의 도도한 흐름에 몸을 맡기실수도 있는것아닙니까?
위에서 아래로, 자연의 순리대로 흐르는 물이었다면 내 진작 그리 하였겠지
허나 니가 말하는 역사의 흐름이란
결국 역류!!
반역일 뿐이니라
숙부님…
제발… 한번만 꺾어주십시오
???
받거라
이건 너의 진심에 대한, 나의 대답이다
아버님께 전해드리거라
‘소생 정몽주, 존경하는 장수이자 평생의 벗, 이성계 대감에게 시 한수 적어보냅니다.
이몸이 죽고죽어, 일백번 고쳐죽어
백골이 진토되어, 넋이라도 있고없고
임향한 일편단심이야, 가실줄이 있으랴.’
불안초조.. 안절부절..
(뭐든지 첨이 어렵지 담부턴 일도 아님)
출처: 싱글벙글 지구촌 갤러리 [원본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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