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닥터 스트레인지’ 틸다 스윈튼, 영화계 은퇴하나… “연기 싫어졌다” [할리웃통신]
[TV리포트=양원모 기자] 아카데미상 수상 배우 틸다 스윈튼(64)이 할리우드의 ‘무자비한’ 제작 환경을 이유로 연기 활동 중단을 선언했다.
스윈튼은 13일(현지 시각) 베를린 국제영화제에서 평생공로상을 수상한 뒤 진행한 기자 회견에서 “당분간 연기 활동을 중단하고 스코틀랜드 자택에서 새로운 일을 시작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약 15년간 고대해온 일”이라며 “올해는 영화 촬영을 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나니아 연대기’, ‘닥터 스트레인지’ 등으로 국내 관객들에게도 친숙한 스윈튼은 1986년 영화 ‘카라바조’로 데뷔해 2008년 ‘마이클 클레이튼’으로 오스카 여우조연상을 수상하며 세계적 배우로 자리매김했다.
스윈튼은 이날 할리우드의 제작 시스템을 강하게 비판했다. 스윈튼은 “할리우드의 대규모 프로젝트에서는 마치 ‘무자비한 안주인’ 밑에서 ‘채찍질’을 당하는 것 같은 기분”이라며 “세트장에서 스태프들이 서로 격리돼 있어 인간적 관계를 맺기 어렵다. 배우들끼리 어울리는 것조차 이상한 눈으로 보는 분위기”라고 덧붙였다.
스윈튼은 수상 소감에서 각국 정부의 ‘탐욕’을 비판하고 전쟁의 ‘야만성’을 규탄하기도 했다. 특히 팔레스타인 분쟁과 관련해 이스라엘 문화 보이콧(BDS) 운동에 대해 “존경하고 존중한다”면서도 “영화제에 참석해 목소리를 내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판단했다”며 신중한 입장을 밝혔다.
스윈튼은 지난해 10월 공개된 ‘더 룸 넥스트 도어(The Room Next Door)’ 이후 종말론적 드라마 ‘디 엔드(The End)’의 개봉을 기다리고 있다. 페드로 알모도바르 감독이 메가폰을 잡은 ‘더 룸 넥스트 도어’는 말기 암 투병 중인 친구와 재회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로, 줄리안 무어와 호흡을 맞췄다.
양원모 기자 ywm@tvreport.co.kr / 사진=틸다 스윈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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