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이혼율 5년 연속 하락, 이유 살펴봤더니 ‘깜짝’
이혼 5년 연속 감소, 이유는?
이혼율 최저, 긍정적일까?
출생·사망 변화, 인구 절벽 심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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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혼이 줄어들었다고? 그럼 행복한 부부가 늘어난 걸까?” 그럴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다. 코로나19가 시작된 2020년 이후 이혼 건수가 5년 연속 줄어들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인구 1,000명당 이혼 건수 역시 통계 작성 이래 최저치를 기록했다. 그런데, 이 수치가 전하는 의미가 단순하지 않다. 이혼율 감소가 정말 가족 유대 강화 때문인지, 아니면 ‘이혼할 부부 자체가 줄어든 것’인지 의문이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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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계청 국가통계포털(KOSIS)에 따르면, 2024년 11월 기준 이혼 건수는 7,638건으로 전년 대비 3.6% 감소했다. 11월 누적 이혼 건수(83,599건)도 전년보다 1.8% 줄었으며, 현재 추세대로라면 연간 이혼 건수는 약 9만 건 수준으로 집계될 전망이다. 눈길을 끄는 것은 조이혼율(인구 1,000명당 이혼 건수)이다. 2019년 2.2에서 계속 떨어져 2023년 1.8까지 떨어지며 역대 최저치를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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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각에서는 코로나19 팬데믹이 가족 관계를 변화시켰을 가능성을 제기한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의 분석에 따르면, 사회적 거리 두기와 재택근무가 부부간 대화와 상호작용을 늘리는 계기가 되었을 수 있다. 과거에는 맞벌이 부부가 바쁜 일상에서 소통이 부족한 경우가 많았다. 하지만, 팬데믹 기간 부부가 함께 보내는 시간이 길어지면서 갈등이 완화되었을 가능성이 있다. 또한, 명절 이동 제한, 회식 감소, 개인주의 문화 확산 등이 가족 내 긴장을 완화했다는 분석도 있다. 즉, 단순히 ‘이혼율 감소’가 아니라, 사회적 변화가 가족의 모습까지 바꾼 것이라는 해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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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이혼율 감소가 반드시 ‘행복한 부부가 늘어났다’라는 뜻은 아니다. 오히려, 결혼 자체가 줄어들면서 이혼도 함께 줄어든 것일 가능성이 크다. 실제 통계를 보면, 혼인 건수는 2019년 23만 9,159건에서 2020년 21만 3,502건으로 10.7% 감소했다. 이후에도 하락세는 지속되어, 2021년(-9.8%), 2022년(-0.4%)까지 줄어들었다. 결혼이 줄어들면, 자연스럽게 이혼할 부부도 줄어든다. 이혼율 감소를 ‘가족 유대 강화’로 해석하기에는 무리가 있는 셈이다.
20-30세대는 결혼을 미루거나 포기하는 경향이 뚜렷해지고 있다. 주요 원인은 경제적 불안정과 주거비 부담이다. 팬데믹 기간 취업난과 소득 불안정성이 증가하면서, 결혼 자체를 고민하는 젊은 층이 많아졌다. 또한, 전세난과 집값 상승이 결혼을 더욱 어렵게 만들었다.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30대 미혼자 중 남성의 13.0%, 여성의 19.6%가 ‘결혼에 대한 생각이 부정적으로 변했다’라고 응답했다. 특히, 비정규직이나 저소득층에서 결혼 기피 현상이 더 두드러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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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이후 출생아 수 역시 급감하고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2020년 10월부터 출생아 수가 전년 대비 17% 이상 감소했다. 이는 코로나19 확산 초기 결혼과 임신이 줄어든 영향이 본격적으로 반영된 결과다.
출산율 하락 이유는 단순하지 않다. 출산 의향 조사에서 25~39세 기혼 여성 중 31.2%가 출산 의향이 약화하였다고 응답했다. 특히, 팬데믹 이후 육아 부담과 미래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아이를 낳지 않겠다’라는 경향이 더욱 강해진 것으로 보인다. 한편, 사망자 수는 고령화로 인해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코로나19 자체로 인한 초과 사망률은 높지 않았지만, 고령 인구 증가로 인해 자연적인 사망자 수가 늘어나면서 ‘인구 데드크로스(출생아보다 사망자가 많은 현상)’가 심화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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