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트랜스젠더 배우 “트럼프 명령으로 성별 女→男 바뀌어” [할리웃통신]
[TV리포트=양원모 기자] 미국의 유명 트랜스젠더 배우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행정 명령 이후 여권에 기재된 성별이 여성에서 남성으로 바뀌었다고 밝혔다.
23일(현지 시각) 영국 매체 미러 등에 따르면 드라마 ‘유포리아’ 등에 출연한 헌터 샤퍼는 최근 8분 길이의 영상을 X에 올리고 이 같은 사실을 공개했다.
샤퍼는 “10대 때부터 운전면허증과 여권의 성별 표기를 여성으로 변경해 살아왔다”며 “하지만 새로 발급받은 여권에는 남성으로 표기돼 있었다”고 말했다.
샤퍼는 스페인 바르셀로나 촬영 중 여권을 도난당해 새로 발급받는 과정에서 이를 알게 됐다고 설명했다.
성별 변경은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 후 서명한 행정 명령의 영향이다. 해당 명령은 미국 정부가 출생 시 지정된 성별만을 공식 문서에 인정하도록 하고 있다.
이에 미 영사국은 성별 표시 변경 요청이나, 출생 시 성별과 다른 표기를 원하는 여권 신청을 제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샤퍼는 “여권 신청서는 평소처럼 여성으로 작성했지만, 발급 과정에서 남성으로 변경됐다”며 “정부 기관이 이제 출생증명서를 상호 참조하기 때문인 것 같다”고 설명했다.
그는 “거의 10년 만에 처음 겪는 일”이라며 “현 행정부 정책의 직접적인 결과”라고 덧붙였다.
샤퍼는 “앞으로 해외를 다닐 때마다 매번 트랜스젠더임을 밝혀야 하는 상황이 발생할 것”이라며 “이런 상황을 공유하는 것은 현재 미국 트랜스젠더들이 직면한 현실을 알리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샤퍼는 “백인이고 마른 체형이며 현대적 미의 기준에 부합하는 유명 트랜스젠더 여성이 아닌 이들이 겪을 어려움이 더 클 것”이라며 “이것은 단순한 말이 아닌 현실이며, 누구도 예외가 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양원모 기자 ywm@tvreport.co.kr / 사진=헌터 샤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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