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도산, 알고 보니 한국인?…김일 “상처 부위 또 때렸다” (‘셀럽병사의 비밀’)
[TV리포트=한수지 기자] 일본 국민 영웅 프로레슬링 스타 역도산이 ‘박치기왕’ 김일에게 했던 가혹한 훈련의 실체가 공개됐다.
25일 방송된 KBS 2TV ‘셀럽병사의 비밀’에서는 1950년대 일본, 거구의 스승에게 무차별 구타를 당하고도 “감사합니다”라고 공손히 인사했던 ‘박치기왕’ 김일의 이야기가 소개됐다.
이날 박치기왕 김일을 소개하자, 이찬원은 크게 반가워했다. 게스트 허경완은 “어떻게 아냐”라고 놀라워했고, 장도연은 “69년생이라는 썰이 있다”라며 또다시 이찬원의 나이를 의심했다.
이찬원은 “96년생인데 69년생이라는 소문이 계속 나오고 있다”라고 웃으며 “(김일은) 너무 유명하다. 사회시간이나 체육시간 교과서에서 본 기억이 있다. 60, 70년대 저희 부모님 세대나 그 윗세대 스포츠계 아이돌이었다”라고 떠올렸다.
스승에게 매를 맞고도 “감사하다”라고 인사하는 김일의 모습을 본 이찬원은 “맷집 키우는 훈련인가’?”라며 의아해했다.
이에 장도연은 “이것이 매일 있는 훈련이었다. 프로레스링에서는 때리는 것 만큼 맞는 것이 중요하다고 이런 식의 훈련을 했다”며 “(김일이) 스승의 옷을 입혀주려 하면 팔꿈치 공격이 날아왔고, 스승님 신발을 놔 드리면 무릎으로 턱을 가격하는 니킥이 날아왔다”고 설명했다. 이를 듣던 미연은 “무서워서 어떻게 사냐”며 경악했다.
그러자 장도연은 “수련생이 10명도 넘는데 유독 김일에게만 집중됐다”라고 했다.
김일을 무자비하게 구타하며 강하게 훈련시킨 스승의 이름은 ‘모모타 미쓰히로’였다. MC들은 생소한 이름에 갸우뚱했지만 그의 다른 이름 ‘역도산’을 듣자 “저 이름은 다 안다”며 세차게 고개를 끄덕였다.
역도산은 당시 일본의 국민 영웅으로 서양 선수들을 맨손으로 때려눕히는 괴력을 가진 프로레슬링 스타였다.
김일은 역도산의 소문을 듣고 그의 사진을 구해 무작정 일본으로 떠났다. 그는 1년 만에 역도산을 만나 그의 체육관에서 생활했다.
김일은 “스승님 말씀이 현해탄을 건너온 이상 모든 쓰라인 고통을 이겨내야 한다”라고 떠올렸다.
미연은 “역도산이 인생을 걸만큼 그렇게 유명하고 대단하냐”라고 물었다. 장도연은 “일본에서는 천황 다음 역도산이라는 말이 있을 정도다. 일본에서 들을 수 있는 최고의 칭호이다. 살아있는 전설, 신화같은 존재였다”라고 말했다.
역도산의 실제 경기를 본 이찬원은 “동서양의 피지컬 차이가 더 심했을텐데도 그 피지컬을 압도한다. 그냥 뭐 무지막지하게 매다 꽂았다”라며 놀라워했다.
장도연은 “서양 선수들을 수직으로 내리 꽂고 사정없이 총을 날리는 역도산을 보면서 일본 관객들은 그야말로 통쾌한 쾌감을 느꼈다. 특히나 이때가 일본이 태평양 전쟁에서 패배한 직후다. 패전의 여파로 온 국민이 미국 콤플렉스에 시달리고 있던 그때 노란 머리 미국 선수들을 시원하게 때려 눕히는 역도산의 등장이 얼마나 반가웠겠냐”라고 분석했다. 역도산은 키 180cm에 몸무게는 130kg의 거구의 사나이였다.
체육관에서 허드렛일만 한 지 5개월 만에 김일도 정식 훈련을 시작했다. 오키 킨타로란 닉네임도 이때 역도산이 지어준 것으로 알려졌다. 역도산의 박치기를 연마해보라는 말에 김일은 머리를 돌덩이로 만들기 위한 훈련법을 만들었다. 그 방법은 다름아닌 돌덩이 같은 손으로 머리를 계속 내려치는 것이었다고.
장도연은 “김일은 돌덩이 같은 손으로 머리를 계속 내리쳤다. 머리에서 피가 흐를 때까지 가마니에 비비고 냅다 달려서 담벼락에 머리를 박곤 했다. 나뭇조각 기둥에 새끼줄을 감고 하루 몇백 번씩 쳐박았다. 기둥을 들이받으면 이마가 파이고 시뻘건 피가 흘렀다”라고 말해 경악을 안겼다.
김일이 병원을 다녀왔더니 날벼락이 떨어졌다. 역도산은 “상처가 곪아야 더 단단해지는 거야”라며 가차 없이 상처 부위를 또 때렸다. 살결이 떨어지고 고름이 생기는데도 자연 치료를 해야 돌덩이가 된다고 가르친 것.
그러던 1963년 12월 8일 밤, 엠뷸런스 한 대가 도쿄 거리를 가로질렀다. 역도산이 괴한의 칼에 찔리는 사고를 당한 것. 역도산은 곧바로 병원으로 옮겨졌고, 생명에는 지장이 없었다. 그를 칼로 찌른 이는 야쿠자 조직의 조직원이었다. 봉합 수술 후 경과가 좋았던 그는 수술 닷새째 되던 밤 갑자기 상태가 나빠졌다. 급히 2차 수술이 진행됐지만, 수술 몇 시간 만에 결국 사망했다.
역도산의 죽음을 두고 수많은 음모론이 제기됐다. 이 가운데 역도산에겐 밝혀지면 안 되는 비밀이 있었음이 드러났다. 그가 사실 한국인이었다는 것. 역도산의 한국 이름은 김신락이었다. 조선인 꼬리표로 스모선수로 성공하지 못한 그는 1년 후 신분세탁을 해 링 위에 나타났다.
그는 김일에게도 철저하게 국적을 숨겼으나 딱 한 번 도라지를 언급한 적이 있었다고. 김일은 당시를 회상하며 “처음으로 선생님에게 한국말을 듣자 기분이 좋았다”라고 말했다.
우익 집단이 살해한 것이 아니냐, 재일교포라는 정체성 때문에 정치적 희생양이 된 것 아니냐 등의 숱한 음모론 속 역도산은 39살의 나이에 숨을 거뒀다.
한수지 기자 hsj@tvreport.co.kr / 사진= KBS 2TV ‘셀럽병사의 비밀’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