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혈광복단 비밀 작전, 밝혀진 계기가 이것? “홍범도 장군 급” (‘꼬꼬무’)

한수지 0

2025.02.28

[TV리포트=한수지 기자] ‘꼬꼬무’에서 그동안 잘 알려지지 않았던 비밀단체 철혈광복단의 이야기를 공개했다.

27일 방송된 SBS ‘꼬리에 꼬리를 무는 그날 이야기(꼬꼬무)’에서는 ‘철혈광복단-역사를 뒤바꿀 비밀 작전’을 주제로 이야기를 다뤘다. 게스트로는 배우 추상미, 코미디언 신기루, 야구 해설위원 이택근이 출격했다.

이날 MC들은 “오늘은 아주 오래전에 세워졌던 한 계획에 대한 이야기를 할 거다.. 그런데 어쩌면 우리 역사를 송두리째 뒤바꿀 수도 있었던 엄청난 계획이다”라고 말해 궁금증을 높였다.

‘철혈광복단’은 일제 침략 당시 대한독립을 위해 20대 초반의 나이로 목숨을 바친 독립 무장단체이다.

1994년 7월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에 있는 조용한 마을, 작은 버스 한 대가 서더니 열댓 명의 사람들이 우르르 내렸다. 며칠 전 한국에서 단체로 온 이 사람들은 너나 할 것 없이 여기저기 둘러보더니 수첩에 뭔가를 열심히 그리고 일일이 기록을 했다. 이분들은 우리나라 역사를 연구하는 한 재단의 연구원들이었다.

당시 연구팀원, 한국학 박사 박환 교수는 “1994년 7월 달에 러시아 연해주에 독립운동 사적지 탐방을 하는 팀은 아마 저희가 최초일 것이다”라며 어떤 한 독립운동가의 흔적을 꼭 찾고 싶었다고 했다. 조사는 한달 가까이 이어졌다.

박환 교수가 그렇게 몇 시간을 이동하는데 그 순간 갑자기 버스기사가 말을 걸었다. 함경도 말을 쓰는 고려인이던 버스기사는 “여기서 그 독립운동하신 그 동포들이 많이 있었다”라며 “그런데 그 혹시 최계립이라고 들어보셨냐”라고 물었다.

이에 박환 교수는 “저는 사실을 깜짝 놀랐다. 왜냐하면 제가 러시아 유적지, 독립운동 사적지를 조사하고 탐방할 때 제가 체크한 리스트에도 들어가 있는 분이었다. 만주와 러시아 지역에서 독립운동을 한 대표적인 인물 가운데 한 사람이다”라고 최계립에 대해 설명했다.

그는 “흔히들 저희가 이제 홍범도 장군 김대진 장군을 이야기하지 않냐, 거의 그런 급이다라고 이렇게 말씀을 드려도 과언이 아니다. 그분의 활동이라든가 이런 것은 독립운동에 있어서 대단한 지위를 차지하고 있다”라고 전했다. 알고보니 그 버스기사의 아버지가 최계립이었다.

결국 박환 교수는 그가 최계립 아들이 맞는지 확인해보기 위해 캠코더를 세우고 정식으로 인터뷰를 요청했다. 박환 교수가 “혹시 아버님과 함께 찍은 사진이나 아버님에 대한 자료가 있냐”라고 묻자 그는 “그 사진은 지금 나한테 없는데 우리 아버지에게 있는지 한번 찾아보겠다”라고 했다. 다음날 버스 기사는 아버지가 직접 쓴 41장짜리 수기를 건넸다. 표지에는 ‘간도 15만 원 사건에 대한 40주년을 맞으면서 최계립’이라고 적혀있었다.

수기 내용에는 지금껏 역사의 빈칸으로 남아있던 내용들이 술술 맞아떨어졌다. 진짜 최계립의 수기였던 것. 박환 교수는 “그러한 대단한 항일운동가가 직접 수기를 보기는 처음이다. 그 감동은 어마어마 하지 않겠습니까?”라고 감격했다.

이 수기로 인해 과거 사료가 많지 않아서 단편적인 내용만 알려졌던 사건의 전말이 밝혀졌다고. 106년전인 1919년 3월 1일 우리나라는 그 어느 때보다 뜨거웠다. 만세 운동이 시작되고 딱 열흘 만인 3월 13일 용정엔 대한독립을 외치는 조선인들로 가득했다. 당시 약 2만 명에 가까운 사람들이 손에 태극기를 들고 뛰쳐나왔다. 다 같이 만세를 외치며 간도 일본 총영사관으로 향했다.

행진의 끝이 거의 다 보이던 그때 무장한 군인들이 영사관 앞을 가로막아 조준 사격을 했다. 결국 수십 명의 중상자, 열 명이 넘는 사망자가 나왔다.

이런 분위기 속 광복단 철혈광복단은 무장 투쟁을 준비했다. 이 철혈광복단 지금까지도 언제 누가 어떻게 만들어졌는지 정확히 알려진 게 없다고 한다. 장현승은 “존재 자체를 숨겨야만 했던 비밀 결사 단체였던 거다. 그나마 알려졌던 건 민족학교에서 군사교육을 받은 사람들이다 이 정도다”라고 말했다.

장도연은 “그리고 앞서 얘기한 용정 만세 운동은 무장 투쟁은 아니지만 사실 철혈광복단이 주도한 운동이었다”라고 전했다.

학국외대 명예교수, 역사학 박사 반병률 교수는 “러시아 연해주 지역에 있는 독립운동 3.1운동을 준비하거나 실질적으로 활동하고 그걸 이끌어 나가는 주력으로 소위 3.1운동 이후 전 후에 어떤 모든 독립운동 과정을 이 철혈광복단 세력들이 주도적인 활동을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20대 초반의 젊은 독립운동가들이 모여 결성한 철혈광복단 은 일본 간도 철도 자금을 탈취할 목표를 세웠다. 반병률 교수는 “앞으로 있을 지 모르는 중국과의 전쟁 또는 러시아 전쟁을 할때 일본군의 수송을 편하게 하기 위해서는 철도를 부설하는 게 우선이다. 그걸 확보한다는 게 기막힌 아이디어다”라고 말했다.

이에 일부 단원들은 블라디보스토크로 떠나 무기를 구매했고, 이후 호송대 습격에 성공했다. 그들이 탈취한 돈은 현재 가치로 15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져 놀라움을 안겼다.

한수지 기자 hsj@tvreport.co.kr / 사진= SBS ‘꼬리에 꼬리를 무는 그날 이야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