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마에서 바텐더 하는 버튜버 가게 찾아간 이야기
술을 좋아해서 가끔 리얼리티나 이리암 볼 때는 보통 술 얘기하는 방송 찾아가는데, 작년에 그렇게 방송 뒤지다가 들어간 방송이 있었음. 근데 방송 들어가니까 자기소개하면서 실제 바를 운영하고 있다고 하는 거임.
바 느낌 나게 방송화면 꾸며두는 사람이야 많지만 실제로 바텐더라고? 바를 운영한다고? 바로 호기심이 생겨서 프로필 들어가보니까 자기가 운영하는 바 정보가 적혀있었음.
구글지도에 검색해서 보니까 별점도 높고 방송 보고 실제로 찾아갔던 사람도 꽤 있더라고. 사진들 보면 되게 맛있어보여서 나중에 한 번 가보고 싶다~ 정도로만 생각하고 가끔 방송 들어가서 술마신 이야기나 질문 같은 거 하면서 봤음.
그러다가 길게 도쿄 여행 계획을 잡게 됐는데, 이 바가 떠올랐음. 예약한 호텔에서 왕복 5시간 정도 걸리는 거리지만, 워낙에 칵테일 좋아하고 흥미로운 경험이 될 것 같아서 방송에서 저 언제언제 도쿄가는데 바도 한 번 들릴게요~ 라고 코멘트치니까 환영한다면서 꼭 오라 하시더라고.
그 뒤로는 여행가기 전까지 방송에 나 들어갈때마다 이분이 한국사람인데~우리 가게에 오신다지 뭡니까~라고 소개하는걸 매 번 하셔서 좀 부끄럽긴 했는데… 암튼 가기로 결정한거 무르지 않고 도쿄가서 며칠 놀다가 약속한 날에 군마로 출발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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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픈시간보다 10분 정도 빠르게 도착해서 들어가니까 조금 고민하더니 나보고 메붕상데스카? 물어보셔서 맞다 하니까 그럴 줄 알았다고 막 웃으시던데 기분이 묘하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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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게 내부는 막 넓지는 않은데 따듯한 느낌에 정감가는 바였음. 처음보는 술도 많고… 그리고 사진에는 안 보이는데 테이블에 방송용 스탠드랑 방송용 패드, 핸드폰 비치되어 있는게 인상적이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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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본안주로 말린과일, 육포, 초콜렛을 주시는데 말린과일이 되게 맛있었음. 수건으로 손 닦고 호시카와랑 사진찍고 있는데 리얼리티 들어가서 방송키셨음. 영업시간에 항상 방송 틀어두시는데, 내가 조금 일찍 와서 방송도 살짝 일찍킨 다음에 들어오는 시청자들한테 내 얘기하면서 수다떠심. 막 나보고 인사해달라고도 하고 코멘트 볼 수 있게 해주겠다면서 세컨폰 내쪽으로 돌려주셨는데 색다른 경험이었음…
아무튼 첫 잔 주문해서 마시고, 그 뒤로는 그냥 마셔보고 싶은 거 다 주문했음. 너무 맛있어서 자꾸 시키게 되더라고. 술 10잔에 안주 2개 먹었는데 그 중에 인상 깊은 메뉴들 몇 개 올려보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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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렌타인 기념 칵테일. 고디바에서 만든 초코리큐르랑 생크림, 또 다른 술들 섞어서 만든 오리지날 칵테일인데 깔루아밀크보다 부드럽고 달달한데 맛은 훨씬 고급져서 1분만에 다 비웠던 것 같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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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 까먹었는데 달콤하고 가볍고 청량했던 칵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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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자에 햄 두른 평범한 안주인데 간이 기가 막혀서 순삭됐던 안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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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스킷에 치즈, 꿀. 실패할 수 없는 조합이긴 한데 뭐 특별한거 쓰는지 지금까지 먹어봤던 이런 류 안주중에 제일 맛있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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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도 달달하면서 맛있는 칵테일. 여기 오리지날 칵테일에는 달달한 것들이 많아서 특히 취향이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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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내가 달달한거 좋아한다 하니까 가져오신 술. 일본에서 유명한 사탕인가 과자 브랜드에서 만든 쿠로미즈 어쩌구 뭐라 설명해주셨는데 저게 9잔째였어서 걍 한 귀로 듣고 다 흘렸음. 호기롭게 스트레트로 한 모금 했다가 진짜 선을 넘는 단맛이라 바로 우유타달라 했음. 우유타니까 개맛있더라 나중에 도쿄에 다른 바 사장님한테 사진보여주면서 이 술 있냐 물어보니까 처음보는 술이라더라. 확실히 여기 꽤 유니크한 술도 많았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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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마지막 잔. 처음에 보라색이었는데 조금 휘젛고 탁 치니까 핑크색으로 바뀌더라. 상큼하고 좋았음.
진짜 첫 잔부터 마지막 잔 까지 맛없는 술이 없었고 안주들도 되게 인상적이었음… 그리고 가격도 착한게 술 10잔, 안주 2개 먹었는데도 만2천엔밖에 안 나왔다는 거.
다음에도 가고 싶은 바였다.
군마 마에바시에 있는 Bar colorful이라는 곳이니까 관심 있는 메붕이들은 한 번 가봐. 술 좋아하면 절대 후회 안 하는 곳임.
출처: 카구라 메아 갤러리 [원본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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