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형외과·피부과 아니죠” 요즘 귀한 대접 받는 의대 전공
직업환경의학과 전의
‘직업병’ 클리닉 모체
근로 환경에서의 건강 여부 검진
한동안 지원자로 붐볐던 성형외과, 피부과, 안과의 인기가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이 사이에서 블루오션으로 각광받는 전공이 있다. 바로 직업환경의학과다.
직업환경의학은 특수한 직업 및 환경의 영향에 의해 야기될 수 있는 신체적, 정신적 질환을 진단, 예방, 치료하는 임상의학이다. 과거 탄광 노동자가 많았던 시절, 탄광부 진폐증의 역학조사 및 환자 진료를 위해 창설된 ‘직업병 클리닉’이 그 모체다.
직업환경의학과 전공의는 업무 수행을 위해 ‘특수건강검진’을 시행한다. 이는 일반 건강검진과 달리 근로 환경에서의 건강 여부를 판단하기 위해서다. 수은중독, 이황화탄소 중독, 진폐증, 소음으로 인한 청각 상실 등의 치명적인 질병이 발생하기 전 파악한다. 하지만 요즘은 야근과 감정노동까지 직업병과 검사 영역을 넓히는 추세다.
이름이 낯설 만큼 직업환경의학과는 이전까지 그리 각광받지 못한 전공이었다. 그러나 최근 직업환경의학과 전문의의 수요가 크게 늘면서 몸값이 치솟았죠. 한 수도권 종합병원장은 직업환경의학과 전문의의 몸값이 상위권이라며 1억 5,000만 원에서 2억 원 수준이 기본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럼에도 전공의가 부족해 몸값은 더 높아질 것으로 예상됩니다.
전공의 수가 부족해진 이유는 의료 트렌드 변화 때문이다. 웰빙 열풍 이후 건강에 대한 의식이 높아지며, 건강검진에 대한 수요가 부쩍 늘었다. 특히 1회에 2,000만 원을 호가하는 고가의 건강검진 상품이 크게 늘었다. 500만 원 상당의 1박 2일 건강검진 상품은 수개월 전에 예약을 잡아야 할 정도로 큰 인기를 끌고 있다.
대한종합건강관리학회가 추계한 검진 시장 규모는 5조 원에 달한다. 이렇게 검진 시장 규모가 급상승한 데는 양적으로 크게 성장한 검진기관의 역할이 컸다. 종합 건강검진을 진행하는 검진기관은 민간의 영역으로 꾸준히 그 수를 늘려왔다.
한동안 알짜 상품으로 인기를 끈 건강검진이었지만, 최근 그 성장이 한계에 부딪혔다는 의견이 제시됐다. 때문에 새로운 시장이 필요했는데, 이때 주목받은 것이 바로 특수건강검진이다. 야근과 감정노동에 대한 인식이 ‘직업병’으로 바뀌며 기존 병원뿐만 아니라 일반 건강검진 업체까지 특수건강검진에 뛰어든 것이다.
특수건강검진은 직업환경의학과 전문의만 진행할 수 있다. 그러나 직업환경의학과 전문의는 그동안 기피과로 여겨져 왔다. 수요가 급증한데 반해 의사가 적은 만큼 몸값이 치솟은 건 자연스러운 일이다.
다만 수도권 상급종합병원의 한 교수는 직업환경의학과가 호황임을 인정하면서도 지속성에 대해서는 의문을 제기했다.
각종 민간 건강검진 업체와 중대형 병원이 대거 뛰어들며 다소 몸값이 높게 측정되었다는 주장이다. 심지어 인력 확보가 어려운 지방 중소병원은 직업환경의학과 전문의를 초빙하기 위해 추가 인센티브까지 제안하고 있어 시장 왜곡이 있다는 것이다.
직업환경의학과 전문의의 몸값이 급등하자 일각에서는 특수건강검진 규정을 완화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실제로 이미 정부는 야간 특수건강진단에 한해 직업환경의학과 전문의만 가능하다는 규정을 완화한 상황이다. 지방 특유의 전문의 인력 부족을 고려한 조치인데, 직업환경의학회는 이미 전문의 몸값이 한계에 이르렀다며 매년 30명 이상 전문의가 배출되는 만큼 조만간 안정을 찾을 것이란 입장이다.
마침 작년부터 고용노동부 산하 기관인 ‘직업병 안심 센터’가 전국 각지에 문을 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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