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 600만원 벌지만….자식에게 권하고 싶지 않은 직업입니다
정수기 등 렌털 제품 필터 교체
영업 실적 압박에 사비로 구매해
자유로운 근로 시간 “하루 9시간 일해“
성실하게 일하면 월 수백만 원을 버는 직업, ‘정수기 점검원’이 화제다.
유튜브에 공개된 한 영상에선 입사 1년 차인 한 정수기 점검원이 월 600만 원 정도를 벌고 있다고 답해 화제를 모았다.
하지만 실제로 현직자 대부분은 정수기 점검원에 대해 입을 모아 “자식에게 권하고 싶지 않은 직업“이라고 이야기하고 있다.
정수기 점검원은 정수기, 공기청정기, 비데 등 고객이 대여한 제품 필터를 주기적으로 방문하여 교체하는 점검 업무를 담당한다.
이들이 공개한 평균 급여는 200만 원 초반대로, 영상 속 정수기 점검원이 600만 원을 벌어갈 수 있었던 배경에는 팀장이라는 직급, 영업으로 벌어들인 수수료가 있다.
주 업무인 필터 교체 및 점검 서비스를 통해 받는 수당이 서비스 수수료, 신규 고객 유치, 혹은 기존 고객이 새로운 제품을 대여할 경우 받는 수당이 영업 수수료다.
영업 수수료 비율이 높아질수록 서비스 수수료 역시 높아지기 때문에 수입이 늘어날 수밖에 없다.
아이러니하게도 대여제품 점검원에겐 주 업무인 점검 서비스보다 매출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영업 실적에 대한 압박이 강하게 작용해 팀별 매출 할당량을 채우지 못하면 부진자 교육, 사무실 대기, 처리 계정 건수 조정 등 여러 불이익을 받을 수 있다.
이에 일부 점검원들은 사비로 업체 제품을 사들여 싼값에 재판매하기도 한다.
또한 영업에 성공하더라도 고객이 6개월~1년 이내에 계약을 해지, 반품할 시 영업 수수료를 일정 비율 반납해 100~150% 벌어들인 금액보다 더 많은 금액을 토해내는 상황이 발생하곤 한다.
보통의 근로자라면 근로기준법에 따라 회사가 지출해야 할 비용을 개인이 부담하지 않아도 되지만, 근로기준법이 적용되지 않는 특수고용노동자라면 상황이 다르다. 대다수의 대여제품 점검원들은 특수고용노동자에 해당한다.
비용적인 측면뿐 아니라 근로 여건 역시 녹록지 않은 것이, 채용 공고에선 ‘자유로운 근무 시간’을 강조하지만 대기, 이동 시간을 포함해 하루 평균 9.08시간, 1주 평균 5.39일을 일해야 한다.
근로자처럼 일하지만 근로기준법에서 먼 이들. 명확하지 않은 업무 경계와 여건, 불공평한 대우에 개선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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