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가 무려 10조에 구매했지만 9년간 건물 못 올린 이유
현대차 글로벌비즈니스센터
9년 지난 정몽구의 숙원사업
현재 공정률은?
정몽구 현대자동차 명예회장은 회장 재임 시절 ‘통합사옥 건립’이란 꿈을 지녔었다.
이를 위해 서울 강남구 삼성동 영동대로 일대 옛 한국전력 부지 7만 9342㎡ 을 10조 5,500억 원에 매입하며 ‘글로벌 비즈니스센터’ 건립을 추진했다.
정 회장이 한전 부지를 택한 건 서울시의 제동 때문이었다. 당초 정 회장은 뚝섬 인근에 센터를 세울 생각이었지만, 당시 서울시는 도심과 부도심에만 50층 이상 빌딩을 지을 수 있는 규제안을 발표했다.
현대자동차가 예상보다 높은 금액에 부지를 사긴 했지만, 아무런 계산도 없이 10조 원이 넘는 금액을 투자한 건 아니다.
우선 현대자동차 계열사들이 글로벌 비즈니스 센터에 입주할 시, 서울 소재의 계열사가 연간 2400억 원씩 지출하고 있는 임대료를 절감할 수 있다. 또 각종 행사를 유치해 연간 1조 2,000억 원의 추가 수익을 올릴 수 있으며, 한전 부지 인근의 부동산 시세가 10년 동안 평균 9%씩 상승해온 점도 GBC 사업가치에 포함됐다.
위의 현대자동차의 계산법에 따르면 통합 사옥이 창출할 경제적 효과는 8조 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재계의 한 관계자는 현대자동차의 결정에 대해 “좋은 물건을 제값에 주고 사는 것도 경영능력의 하나”라고 평가했다.
그러나 본격적인 과정은 순탄하지 않았다.
강남구가 건축 허가 신청을 ‘세부개발계획 미확정’을 이유로 반려하거나 수도권정비위원회에서 사업을 3차례나 보류하는 등 까다로운 심의 절차 등을 겪었다. 이러한 제약들로 2014년에 추진한 이 사업은 6년이 흐른 지난 2020년 5월에야 착공을 시작했다.
그렇지만 착공으로부터 3년이 지난 현재 진행 상황은 제자리걸음 수준이었다.
최근 서울시 등에 따르면 지난달 말 기준 센터의 공졍률은 3.5% 수준이다. 아직 공사 초기 단계에 머물러있다. 지난해 9월부터 터파기 공사에 돌입했으나 암반이 발견되면서 난관에 봉착한 영향이었다.
당초 계획했던 2026년 말 완공은 쉽지 않을 것으로 점쳐진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