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빙빙 “이주영, 워아이니”…애정으로 뭉친 여성들의 연대 ‘녹야’ [종합]
[TV리포트=김연주 기자] 배우 판빙빙과 이주영의 연대가 돋보이는 영화 ‘녹야’가 부산국제영화제(BIFF)를 통해 국내에서 첫 선보인다.
5일 오후 부산 해운대구 KNN타워 KNN시어터에서 제28회 부산국제영화제(BIFF) 초청작 ‘녹야’의 기자회견이 진행됐다. 이날 행사에는 한슈아이 감독을 비롯해 주연 배우 판빙빙, 이주영이 참석했다.
‘녹야’는 인천 여객항 보안검색대에서 근무하는 이방인 진샤(판빙빙 분). 낯선 타지에서 쳇바퀴 같은 삶을 살아가던 그녀 앞에 자신과 달리 자유로워 보이는 초록머리 여자(이주영 분)를 만나 인생에 큰 변화를 겪는 여정을 그린다. 앞서 제73회 베를린국제영화제 파노라마 섹션 공식 초청된 작품이다.
이날 기자회견에 참석한 한슈아이 감독은 “불현듯 머리에 떠오르는 한 장면을 기억했다가 영화를 찍는 편”이라며 “이번에도 그랬다. 머릿속에 초록머리를 한 여자와 평범한 여자가 밤거리를 달리는 모습이 스쳐 ‘녹야’를 만들었다”고 전했다.
사춘기 소녀의 미묘하고 섬세한 감정을 담은 데뷔작 ‘희미한 여름’으로 지난 2020년 부산국제영화제 뉴 커런츠에 초청돼 피프레시상을 수상했던 한슈아이 감독은 두 번째 장편으로 여성 로드무비를 택했다. 판빙빙과 이주영이 주인공을 맡아, 경제적 빈곤과 성폭력에 노출된 두 여성의 연대기를 그린다.
한슈아이 감독은 판빙빙과 이주영을 캐스팅 한 과정에 대해 “지금까지 두 배우가 보여줬던 연기와 다른 면을 끌어내고자 했다”며 “판빙빙 배우는 주로 외향적이고 생명력이 강한 캐릭터를 연기하지 않았나. 그런 배우가 생기가 없는, 내향적인 성향이 강한 캐릭터를 만나면 어떤 새로운 모습이 탄생할까 궁금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영화 ‘야구소녀’를 통해 이주영 배우를 알게 됐다”며 “웃는 모습이 굉장히 귀여웠는데, 내면의 강한 힘이 느껴졌다”고 부연했다.
극중 이방인 진샤를 연기한 판빙빙은 “숨 고르는 시간을 갖고 ‘녹야’를 만났다”며 “주연 배우뿐만 아니라 스태프까지 대부분이 여성이었다. 코로나19로 촬영에 난항을 겪었지만, 여성들이 똘똘 뭉쳐 견뎌냈다”고 애정을 드러냈다.
‘녹야’를 선택한 이유를 묻자 “시나리오를 읽고 ‘진샤’를 해석하고 싶었다”며 “배우가 캐릭터에게 궁금증을 갖고, 알지 못하는 부분을 알아내려고 노력해야겠단 욕망이 생기는 건 큰 축복이라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극에서 진샤의 인생에 찾아온 ‘초록머리 여자’를 연기한 이주영은 “출연을 결심하기까지 고민이 많았지만, 판빙빙 언니와 감독님의 기대를 저버릴 순 없었다”고 말했다.
한편, 제28회 부산국제영화제는 오는 13일까지 영화의 전당 일대에서 개최된다.
김연주 기자 yeonjuk@tvreport.co.kr / 사진= 오민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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