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 아파서 소아과 왔는데…유료 어플 접수자에게 순서 뺏겼습니다”

병원 예약 어플 ‘똑닥’
유료 구독 서비스
공공의료서비스 체계 훼손 우려

최근 온라인 커뮤니티를 강타한 소아과 대기실 사진이 있다.

한 SNS X(옛 트위터) 이용자는 병원 대기실 대기자 명단 사진을 올리며 “일요일 소아과 대기 봐라. 저 마크가 있는 사람은 똑닥 이용자다. 1시 52분에 도착한 아이는 미이용이라 아직 대기 중인데, 3시 5분 도착한 애는 똑닥을 써서 먼저 들어갔다. 아픈 애들 데리고 뭐하는 짓이냐”라는 글을 게시했다.

명단에는 이름 옆에 노란색 병원 마크가 붙었다. 병원 예약·접수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앱) ‘똑닥’을 통해 진료를 접수한 이들이다.

‘똑닥’은 민간기업 비브로스가 운영하는 비대면 진료와 병원 접수 및 예약 서비스를 제공하는 애플리케이션이다. 환절기마다 반복되는 소아청소년과 환자 대기줄을 획기적으로 개선하며 현장에서 큰 호응을 받았다.

그런데 비브로스는 지난 9월부터 수익성 악화를 이유로 유료화로 전환해 매달 1,000원, 연간 1만원을 납부하도록 유도하고 있다.

문제는 ‘똑닥’으로 예약을 받는 환자만 받는 병원이 나타나고 있다는 점이다. 현장 접수와 똑닥 접수를 함께 받는 병원의 경우 ‘똑닥을 이용하지 않으면 진료받기 어렵다’는 말이 나올 정도다.

병원 접수도 이처럼 스마트폰으로 할 수 있게 되면서 일부 환자와 보호자는 장시간 대기의 수고로움을 덜었지만, 디지털 사용에 익숙하지 않은 이들은 오히려 의료 접근성이 더 떨어지게 됐다는 것이다.

실제 똑닥 이용자들은 “안 쓰고 싶은데 안 쓰면 병원에서 무한 대기라 울며 겨자먹기로 구독했다”, “매달 1,000원이면 비싼 돈도 아니니 병원 편하게 가려고 쓴다”, “솔직히 편하다” 등의 후기를 남겼다.

반면 “상댖거으로 돈이 더 많거나 디지털 기기에 밝다는 이유로 서비스 우선권을 독점하는 것 아니냐”, “상대적으로 가난한 사람들은 의료 서비스도 늦게 받을 수 있다는 거네? 진짜 사람 서럽게 하는 어플이다”, “이게 의료 민영화랑 다를 게 뭐가 있냐”, “똑닥으로 접수받는 병원부터 혼쭐났으면” 등 똑닥 서비스를 비판하는 의견도 많았다.

이와 관련해 보건복지부 관계자는 “진료가 가능함에도 특정 예약 방법만 유도한다면 진료거부 소지가 있다”고 지적했다. 진료거부는 자격정지 1개월의 행정처분이나 1년 이하의 징역 또는 1,0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해당하는 형사처벌도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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