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업주 아빠도 버려…’ 삼성vsLG 경쟁 불 붙였다는 재벌 2세 부부
아워홈 구자학 회고록 출간
아내는 이병철의 차녀
삼성vsLG 가전제품 경쟁 일화
지난해 별세한 고(故) 구자학 아워홈 회장의 회고록 ‘최초는 두렵지 않다’ 발간 소식이 알려지면서 구 회장의 일생일대가 조명되고 있다. 구 회장과 그의 아내는 국내 굴지의 대기업 삼성과 LG가 본격적인 라이벌 관계가 되는 시발점이라고 하는데.
구인회 LG 창업주는 이병철 삼성 창업주와 평소 친분이 있던 사이였다. 이들은 사돈까지 맺게 됐다. 구 회장의 삼남 구자학과 이 회장의 차녀 이숙희는 부부가 됐다.
이 회장은 사위인 구자학을 제일제당에 입사시키는 등 소중히 대했다. 당시 구자학은 능력을 인정받아 호텔신라의 초대 사장에도 올랐으며 현재 에버랜드의 전신이라고 할 수 있는 ‘중앙개발’의 대표이사 자리까지 지내게 됐다.
그러던 1968년, 구인회 회장을 만난 이병철 회장은 구 회장에게 “구 회장, 앞으로 삼성도 전자 사업에 뛰어들겠네”라고 말했다. 당시 삼성은 주로 비료와 설탕, 모직 등과 같은 사업에 중점을 두고 있었고, LG는 이미 ‘금성’으로 생활가전을 독점하고 있었다.
진심으로 서운해진 구 회장은 “삼성에서 그렇게 해야 한다면, 서운하겠지만 어쩌겠나. 서로 자식을 주고 있는 처지인데 어쩔 수 없다”는 입장이었다. 결국 삼성은 본격적인 전자사업에 뛰어들었고, 이들의 제품은 LG를 빠르게 쫓아갔다.
상황이 이렇게 흘러가자 당연히 LG로 시집을 간 이숙희는 아버지에게 서운할 수밖에 없었다. 이숙희는 친정으로 와 아버지 이병철 회장에게 “어떻게 이렇게까지 할 수 있냐”며 따지기도 했다고.
당시를 회상하던 이건희 회장은 “금성으로 시집가더니 삼성이 전자 사업한다고 시집에서 구박을 받아 집에 와서 떼를 썼다. 보통 정신을 가지고 떠드는 게 아니었다”며 털어놓은 바 있다. 그리고 “당시 아버지가 ‘내 딸이 어떻게 나한테 이럴 수 있냐, 그렇게 삼성이 견제가 된다면 나는 너한테 삼성 주식을 단 한 장도 줄 수가 없다’고 했다”고 밝혔다.
실제로 이병철 회장은 LG로 시집간 이숙희에게 상속을 하게 되면 라이벌 그룹에게 그룹의 지분을 나눠주는 꼴이라며 단 한 푼도 상속하지 않았다. 그리고 이 당시 이병철 회장의 총애를 받던 사위 구자학 또한 삼성을 떠나 LG로 돌아오게 된다.
한편 구자학 회장은 럭키(현 LG화학) 사장이던 1981년 당시에는 없던 잇몸질환 예방 페리오 치약을 개발했으며 1983년 국내 최초로 플라스틱 PBT를 만들어 한국 화학산업의 일대 전기를 마련했다.
2000년 아워홈을 창립한 이후에도 수많은 최초를 만들어냈다. 아워홈은 업계 최초로 ‘센트럴 키친’을 설립해 한식 양념 산업을 개척했다. 2010년 중국에서 단체 급식사업을 시작하며 업계 최초로 해외시장에 진출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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