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숨 살려준 은혜 잊지 않고 ‘간호사’ 돼 병원 돌아온 네쌍둥이 근황
네 쌍둥이 간호사 일화
형편 봐준 출산 병원 이사장
장학금 수여하며 인재 양성
최근 온라인 커뮤니티에 ‘같은 병원 네 쌍둥이 간호사들’이란 글이 화제가 되고 있다.
1988년 강원도 삼척에서 광부로 일하던 황영천 씨와 부인 이봉심 씨는 둘째를 임신한 것 같아 병원을 찾았다. 검사 결과 놀랍게도 70만분의 1 확률이라는 네 쌍둥이. 당시 월세 만 원 방 한 칸에서 살던 가난한 부부에게 병원은 “하나만 낳고 나머지는 포기하라”고 권했다.
하지만 부부는 모두 낳기로 하고 부인의 친정인 인천의 한 병원에서 출산했다. 병원의 이사장은 부부 집안 형편이 어렵다는 말을 듣고 부부로부터 수술비와 인큐베이터 사용비를 받지 않았다. 그리고 고맙다고 인사하는 산모에게 “네 아이가 대학교에 가면 장학금을 주겠다”는 약속도 남겼다.
시간이 흘러 2006년, 우연히 사진첩을 정리하던 이사장은 네 쌍둥이와 함께 찍은 사진을 보고 이들과 한 약속을 떠올렸다. 연락처를 수소문해 어렵게 찾은 네 쌍둥이는 모두 간호학과에 합격해 입학을 앞두고 있었다.
하지만 아버지 황 씨가 건강문제로 직장을 그만둔 뒤 쌍둥이 가족은 기초생활수급권자로 어렵게 생활하고 있었다. 네 쌍둥이는 입학금이 없어 대학 진학을 거의 포기할 상황이었다.
이사장은 이런 사연을 듣고 약속대로 이날 네 쌍둥이에게 장학금을 주고 졸업 뒤 취업 보장도 약속했다. 네 쌍둥이가 간호사 국가고시에 전원 합격하자 이사장은 약속대로 이들을 모두 병원 간호사로 채용했다.
이사장의 정체는 최근 ‘강남스타일’ 말춤을 춰 유튜브 조회 100만회를 기록하고, 구순을 넘긴 나이에도 임플란트·보청기·지팡이 등 노년의 그림자는 찾아볼 수 없어 ‘별에서 온 총장님’ 소리를 들었던 이길여 가천대학교 총장이었다.
193년생 이 총장은 서울대 의대를 졸업해 ‘이길여 산부인과’를 개원했다. 그러다 1979년 산부인과를 비롯해 내과, 외과, 소아과, 신경외과 등 10여 진료과와 의료진 120명을 갖춘 종합병원인 ‘길병원’을 인천에 설립했다.
네 쌍둥이 자매 황슬·설·솔·밀 씨는 현재 가천대 길병원에 근무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2013년 네 쌍둥이 자매 중 3명이 합동결혼식도 화제가 됐었다. 이 결혼식에도 이 총장이 참석해 남다른 인연을 이어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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