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토퍼 놀란, 드디어 웃었다…’제96회 아카데미’ 오펜하이머 7관왕 [종합]
[TV리포트=김연주 기자] 올해 아카데미 시상식의 주인공은 ‘오펜하이머’였다. 주요 부문을 휩쓸면서 수상의 기쁨을 만끽했다.
10일 오전(현지시각) 미국 LA 할리우드 돌비 극장에서 ‘제96회 아카데미 시상식’이 개최됐다. 총 13부문에 올라 최다 노미네이트로 선정된 ‘오펜하이머’는 7부문에서 호명됐다. 영화 ‘오펜하이머’는 세상을 구하기 위해 세상을 파괴할 위험을 감수해야 하는 천재 과학자의 핵개발 프로젝트를 다룬 작품이다. 글로벌 흥행 수익 9억 4000만 달러(한화 약 1조 2456억)를 돌파하며 지난해 여름을 뜨겁게 달군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의 인생작으로 꼽히는 작품이다. 앞서 제81회 골든글로브 시상식, 76회 미국 감독 조합상, 77회 영국 아카데미 시상식, 30회 미국 배우 조합상 등 각종 시상식의 주요 부문을 휩쓴 바 있다.
이날 시상식 초반엔 침울한 분위기가 감돌았다. 각본상, 각색상, 미술상, 의상상까지 수상이 불발되면서다. 당초 ‘오펜하이머’는 작품상, 감독상(크리스토퍼 놀란 감독), 남우주연상(킬리언 머피), 남우조연상(로버트 다우니 주니어), 여우조연상(에밀리 블런트), 각색상(크리스토퍼 놀란 감독), 미술상, 의상상, 촬영상, 편집상, 분장상, 음향상, 음악상 등에 이름을 올렸지만, 요르고스 란티모스의 연출작 ‘가여운 것들’이 3대 미술상(미술상, 의상상, 분장상)을 싹쓸이하면서 다소 밀리는 모양새였다.
매 작품마다 전 세계 영화 팬들을 열광케 했던 크리스토퍼 놀란과 아카데미 시상식의 악연이 그대로 재현되는 게 아니냔 우려가 일기 시작했다. 그러나 남우조연상에서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가 호명되면서 흐름이 바뀌었다. 극중 루이스 스트로스 역을 맡아 열연을 펼친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는 그동안 보여준 적 없는 새로운 연기로 세계적인 찬사를 받았다.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는 수상소감에서 “나를 알아봐 준 놀란 감독님에게 감사하다”고 전했다.
이어 편집상, 촬영상, 음악상에서 ‘오펜하이머’가 호명됐다. 카메라에 잡힌 크리스토퍼 감독은 환한 미소와 함께 수상자들에게 박수를 보냈다. 모두가 주목했던 남우주연상은 킬리언 머피에게 돌아갔다. 1996년 데뷔한 킬리언 머피는 이번에 처음으로 아카데미 남우주연상 후보에 올랐으며, 그 영광이 수상까지 이어져 의미를 더했다. 킬리언 머피는 “놀랍도록 경이로운 순간”이라며 “지난 20년을 통틀어 정말 가장 흥분되고 가장 창의적이고 만족스러운 영화였다”고 벅찬 감동을 표현했다.
감독상의 영예는 크리스토퍼 놀란에게 돌아갔다. 수상자 호명 이후 무대에 오른 크리스토퍼 놀란은 시상사 스티븐 스필버그와 뜨거운 포옹을 나눴다. 그는 “많은 분들이 이 작품 가능성을 봐주셨다”며 “최고의 배우, 훌륭한 스태프들과 함께 했다. 저와 함께해 주시고 믿어주셔서 감사하다”고 공을 돌렸다.
대미를 장식할 작품상 또한 이변 없이 ‘오펜하이머’가 수상했다. 이로써 작품상, 감독상, 남우주연상, 남우조연상, 음악상, 편집상, 촬영상까지 총 7관왕의 영예를 안았다.
김연주 기자 yeonjuk@tvreport.co.kr / 사진= 유니버설 픽쳐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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