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빨간불’ 켜진 정용진號…나신평, 이마트 신용등급 ‘AA-‘로 하향
이마트가 부진한 실적과 업황 악화로 신용등급이 연이어 하향 조정되고 있다. 이커머스 업체들의 시장 공략이 극심해져 유통업체의 수익 회복 속도도 당초 예상보다 느릴 것이란 전망에 힘이 실리고 있다. 유통 업계의 자금 조달 환경이 더욱 악화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22일 나이스신용평가(나신평)는 이마트의 장기신용등급을 기존 ‘AA/부정적’에서 ‘AA-/안정적’으로 하향 조정했다고 밝혔다. 나신평은 “오프라인 소매유통 부문의 사업 경쟁력이 약화하는 가운데 이커머스 부문 내 투자 성과 발현이 지연되고 있다”고 이번 등급 조정 사유를 설명했다.
이어 나신평은 “향후 경기 하강국면에서 국내 가계의 소비여력이 위축된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예상되는 점, 온라인 채널과의 경쟁강도 심화 기조 등이 회사의 주력 사업부문인 온·오프라인 소매유통 사업의 중단기적인 부담 요인으로 작용할 전망”이라고 덧붙였다.
이마트는 이커머스 부문의 높은 비용 부담과 건설 부문 실적 악화 등으로 최근 수익성이 저하된 것으로 나타났다. 나신평에 따르면 지난해 연결 기준 상각 전 영업이익(EBITDA) 대비 매출액 지표는 5.3%로 전년 대비 하락했고, 이마트 성수·가양점 영업 종료와 트레이더스 실적 둔화 등은 오프라인 비중이 높은 영업 수익성에 영향을 끼쳤다.
이커머스 부문도 업태 내 사업기반을 유지하기 위한 가격 할인과 마케팅 부담 등이 유지되며 영업적자 기조가 지속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나신평 관계자는 “대규모 투자 집행, 자산 매각액 감소 등으로 과거 대비 높은 수준의 재무 레버리지가 지속될 것”이라며 오프라인 소매유통과 이커머스, 건설 부문의 영업실적 추이와 연결 기준 투자지출 규모, 자금소요 대응 전략 등을 모니터링하겠다고 말했다.
증권가에서는 이마트를 비롯한 유통사들의 수익성이 단기간 내에 유의미한 성장세를 나타내기 어려워 수익성 악화와 자금 조달 비용 증가 등이 불가피할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남성현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유통업에 대한 투자의견을 ‘중립’으로 제시하면서 “경기 침체가 더욱 심화되면서 1월 주요 유통업체의 실적은 상당히 부진했다”고 진단했다. 이어 “저가형 식품 소비 확대 현상이 나타났는데, 이는 경기 침체로 인해 나타나는 현상으로 최소한 1분기까지는 이런 기조가 이어질 전망이며 특히 오프라인 부문은 당분간 부진할 수밖에 없는 영업 환경이 펼쳐질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지난 8일 이마트를 이끄는 정용진 신세계그룹 총괄 부회장은 2006년 부회장이 된 지 18년 만에 회장으로 전격 승진했다. 정 회장이 실적 부진에 빠진 그룹의 위기 상황을 타개해 나갈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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