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 만에 ‘민정수석실’ 부활시킨 윤석열 정부…낙점된 ‘김주현’ 누구?
민정수석 김주현 낙점
“윤석열 폐지 공약 번복”
법무부 차관·대검 차장 출신
윤석열 대통령이 민정수석 신설 등을 담은 대통령실 직제 개편안을 5월 초 중 발표할 것으로 예상된 가운데, 김주현 전 법무차관이 신임 민정수석으로 거의 낙점됐다는 최측근의 증언이 나왔다.
대통령실은 당초 신임 민정수석에 김주현 전 법무차관과 함께 박찬호 전 광주지검장을 두고 의논 중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2일 노컷뉴스의 단독 보도에 따르면 여권의 핵심 관계자가 CBS 노컷뉴스와의 통화에서 “윤석열 대통령이 신임 민정수석에 김주현 전 대검 차장을 낙점한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초대 민정수석으로는 박찬호 전 광주지검장도 유력한 후보로 꼽힌 바 있으나 김주현 전 차관 쪽으로 윤석열 대통령의 마음이 기울었다는 것이 여권 핵심 관계자의 설명이다.
대통령실이 밝힌 바에 따르면 윤석열 대통령이 현재 비서실장 산하에 편제된 공직기강비서관실과 법률비서관실을 관할하는 민정수석실 신설을 최종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기존에 문제가 되던 민정수석실의 검경 통제, 즉 사정 기능은 빼는 방향으로 의논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민정수석실이란 박정희 정부부터 문재인 정부까지 있었던 대통령비서실 중 하나로 이번에 낙점되는 민정수석의 경우 대통령실의 수석 비서관이다.
지난 2022년 윤석열 정부의 출범과 동시에 폐지된 민정수석실은 사정기관의 독립성 확보를 한다는 이유에서 사라졌다.
당초 민정수석이 담당하던 업무 중 법률 보좌와 공직기강 확립은 법률비서관과 공직기강비서관이 담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민정수석의 임무 중 하나이던 인사 검증 기능은 법무부 인사정보관리단으로 이관되었으며 사정 기능은 경찰과 검찰 등 수사기관이 맡아왔다.
한때는 청와대 다섯 손가락 안에 들어 행정부 소속 차관급 정무직공무원의 최강권력자로 꼽히던 요직이기도 했다. 윤석열 대통령은 자기 손으로 폐지한 민정수석실을 왜 2년 만에 부활시키는 걸까?
그 이유는 최근 윤석열 대통령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진행한 회동에서 엿볼 수 있다.
윤석열 대통령은 회동에서 “민심 정보와 정책이 현장에서 이뤄질 때 문제점과 개선점을 파악하는 데 필요한 정보가 부족한 것 같다”고 밝히며 민정수석실의 필요성을 대두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대통령실은 부활하는 민정수석실을 두고 민정수석 산하 민정비서관에게 민심 관련 정보를 수집·분석하는 역할을 맡길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초대 민정수석으로 거의 내정된 거나 다름없는 김주현 전 법무부 차관은 1986년 제28회 사법고시를 통과해 제18이 사법연수원을 수료하고 1989년 서울중앙지방검찰청 검사에 임용된 인물이다.
이후 대검 중앙수사부 특별수사 지원과장, 서울중앙지검 3차장(반부패 특별수사본부장) 등을 역임하고, 박근혜 정부 시절 법무부 차관과 대검 차장을 지낸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2017년 김주현 전 차장은 약 28년간의 검사 생활을 마무리하고 검찰을 떠날 당시 “법과 원칙에 따라 합리적이고 균형감 있게 검찰권을 행사해 국민 신뢰를 높여가야 한다”는 당부를 전하기도 했다.
이어 김주현 전 차장은 노자의 ‘직이불사 광이불요’(直而不肆 光而不燿·곧으나 너무 뻗지는 않고, 빛나나 눈부시게 하지는 않는다)라는 말을 인용하며 검찰권 행사의 신중과 절제를 강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여권의 핵심 관계자는 김주현 전 차장이 합리적이고 신중한 태도를 가진 인물이라고 밝혔다. 김주현 전 차장이 몸담아온 검찰에서는 조직 내 신망이 두터워 주요 보직을 역임한 것으로 보인다.
또한, 김주현 전 차장은 리더쉽과 친화력이 좋은 인물로 법무부 대변인을 거쳐 언론과의 관계도 원만하다는 평가를 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민정수석실의 부활을 논의할 당시 명칭을 ‘법률 수석’, ‘민생 수석’ 등으로 변경할지에 대해서도 논의됐으나, 민심을 청취해 국민과 대통령의 사이를 좁힌다는 ‘민정(民情)’의 의미를 살려 그대로 사용될 전망이다.
김주현 전 차장이 이끌어가게 될 민정수석실 산하에는 법률비서관, 공직기강비서관을 두고 민심 정보를 수집할 ‘민정비서관’을 신설할 것으로 추측된다.
한편, 김주현 전 차장의 낙점론을 두고 일각에서는 비판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이들은 대통령실이 반성 차원에서 민심 정보를 수집하기 위해 민정수석실을 부활시키는 건데, 검찰 고위직 출신들이 내정자로 거론된다는 점에 날 선 시각을 두는 것으로 추측된다.
대통령실이 밝힌 민심 청취와 분석이 목적이라면 굳이 사정기관 출신을 민정수석에 기용할 필요가 없다는 주장이다.
민심 청취에 대한 의도라면 사정기관 출신보다는 정치권이나 시민 단체 출신이 더 적합하다는 의견을 내세우며 윤석열 대통령이 “용산 로펌”이나 “용산 검찰청”을 만들고 있다는 비난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최근 채상병, 김건희 여사의 특검 등 대통령 부부가 관련된 야당의 특검 공세가 더욱 날카로워질 것이라는 지적과, 검찰 생리를 잘 아는 윤석열 대통령이 검찰의 동요를 모르고 있지 않을 것이라는 판단이다.
이번 낙점에 대해 전문가들은 윤석열 대통령이 다시 검찰을 직접 통제해야겠다는 생각이 커진 것이라는 주장도 내놓았다.
이어 한겨레와 조선일보는 이러한 윤석열 대통령의 행보를 두고 사설을 실어 비판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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